두바이에 있는 이 포르투갈카페를 찾은 이유는 나의 두바이 선배가 추천한 나타 Nata, 즉 에그타르트 때문이었다. 하지만 작은 카페에 늘 손님이 없지 않은 것을 보며, 에그타르트 외에도 뭔가 특별한 게 있겠거니 싶었다.
그러다 어느 날, 카페에 아이를 데리고 온 한 엄마가 동그란 치아바타같이 생긴 빵을 10개씩이나 주문을 했다. 저게 뭐길래 저렇게 사가나 궁금증이 생겼다.
그것은 이름부터 정직한 포르투기시 브레드. 포르투기시 브레드는 살면서 본적도 먹어본 적도 없었다. 궁금한 건 해봐야지. 3년밖에 안 남은 이곳에선 할까 말까 하는 건 해보기로 했으니, 맛보는 것쯤이야 어렵지 않다.
'캔 아이 해브 어 포루투기시 브레드 토스트 위드 터키햄, 플리즈?"
포르투기시 샌드위치
평소엔 야채와 소스가 가득한 샌드위치를 좋아하는 나에게, 터키햄과 치즈만 들어간 토스트가 뭐 얼마나 특별하겠나 싶었다. 보기에도 딱딱해 보여 입천장 다 까지겠거니 하며 조심스레 한입 물었다. 하지만 이거 웬걸, 작은 한입은 나의 모든 예상을 벗어났다.
포르투기시 브레드는 겉으로는 매우 단단해 보이고 거칠어 보였지만, 빵의 겉면이 아주 얇아, 구워져 나오니 먹기 좋게 바삭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빵이 공기처럼 가벼워 전혀 느끼하지 않았다. 질기지도 않고 그렇다고 부드러운 것도 아닌데 신기한 맛이었다. 치아바타 같기도 한데, 그보다 훨씬 바삭하면서도 폭신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간이 딱 맞았다. 두바이에서 못 보던 맛이었다. 식감, 맛, 거기에 저렴한 가격까지. 모든 면에서 균형이 딱 맞았다. 생각 없이 시킨 토스트가 지금까지 두바이에서 맛본 최고의 토스트였다. 두바이에서 포르투기시브레드맛을 깨닫다니. 이 또한 두바이의 매력이다.
얼마나 맛있었던지, 아이들 학원수업이 끝나자마자 맛보게 해 주고파 아이들을 데리고 왔다. 역시 두 아이 모두 엄지 척.
늘 혼자 있고 싶고, 아이들로부터 독립하고 싶은 나인데, 또 이렇게 맛있는 걸 찾아 아이들이 좋아하니 그걸로 또 괜스레 기분이 좋다. 내가 어릴 적엔 우리 엄마가 그랬을 테고, 10개씩 사가던 그 엄마도 아이들에게 맛있는 빵을 먹이고 싶은 똑같은 마음이었겠지 싶다.
이 작은 빵이 뭐라고, 매일 화만 내는 못된 엄마도 지금 순간만큼은 두바이에서 마치 나만 아는 특별한 재료를 찾아 아이들에게 먹인 것처럼 뿌듯했다. 포르투기시 브레드의 마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