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김제수(1)
내 이름은 김제수. 아버지가 아들인줄알고 제수라고 지어주셨다.
나이는 67살.
앞으로 60살 어린 제수로 돌아가보려한다.
7살의 제수는 참 착했다.
눈이 안보이시는 친할머니 손을 꼭 잡고
할머니의 눈이 되어 할머니가 가라는 곳엘 갔다.
할머니는 꼭 나만 불렀다.
오빠도 있고, 언니도 있었지만
할머니는 꼭 나만 불러서는 ‘우리 제수, 참 착혀.’
그 소리가 좋아서
그 칭찬이 좋아서
제수야!! 할머니가 부르시면 부리나케 달려갔다.
할머니는 한쪽에는 지팡이를,
한쪽에는 내 손을 꼭 잡고 장엘 가셨다.
장에 가서는 콩나물도 사고, 열무도 사고,
내게 주실 빠알간 사과도 사셨다.
나만 주셨다.
나만 먹는게 미안해서
쭈뼛쭈뼛 몸을 뒤로 빼는 나를 알아채고는
할머니는
‘제수야, 일단 니가 먼저 먹어봐. 맛이있는가. 맛있으면 식구들 것도 살테니께 걱정하지 말고.
니는 어째 어린 것이 맘속이 그리 바다같냐.‘
‘그래서 할미는 제수가 최고여.’
제수는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말없이 할미손을 꼬옥 잡았다.
그 마음을 알아차렸는지 할머니도 제수 손을 꼬옥 잡고 흔들어주신다.
환한 미소와 함께.
7살 제수에게
7살 제수는 참 착했구나.
67살인 나는 누군가를 도우려하면 내가 감당할만한가 그렇지 않은가 생각이 많은데
7살 너는 무조건 “네”했었구나.
앞이 못 보는 할머니의 손을 꼭 잡고 가라는 곳마다 함께 하였구나.
지금의 나는 가라는 곳마다 함께 하기에 ‘네’순종하기보다 ‘아니오’불순종이 많았는데
내 뜻대로 내 맘대로 내가 가고자 하는 곳에 내 발걸음을 옮겨 나 혼자 갔구나.
너는 제수야 부르면 언제든지 달려가 “네”하며 할머니 손을 꼭 잡아드렸구나.
참 잘하였다. 7살 제수야
참말로 칭찬해. 7살 제수야.
67살 제수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