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살, 연극주인공을 맡다.
제목: 내 이름은 김제수(4)
부제: 12살, 연극주인공을 맡다.
일주일뒤면 크리스마스 공연을 한다.
전도사님께서 크리스마스 공연때 연극을 하자고 하셨다.
제목은 거지 나사로 이다.
거지역에 나이수
나는 부자역을 맡았다.
나는 벌써부터 떨렸다.
그런데 몇칠전부터 주인공 역을 맡은 이수가 나오질 않았다.
우리 모두는 전도사님 손을 잡고 이수네 집을 찾아갔다.
이수네 집은 한번도 가본적이 없었다.
이수가 한번도 집을 알려준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한번도 이수가 자기 집을 보여준 적이 없는 것에 대해 이상하게 여겨본 적이 없었다.
워낙 이수네집은 멀어서 갈 생각을 못 했기 때문이다.
전도사님이 이수네 집에 갈사람? 했을 때 나는 저요! 저요! 적극적으로 표현했다.
전도사님은 “그래 제수, 같이 가자.”
'와 드뎌 이수네 집엘 가는구나.'
전도사님 회장 오빠랑 부회장 언니랑 그리고 나랑 이렇게 넷이 함께 갔다.
전도사님은 산속으로 들어가더니 공동묘지가 나타났다.
헐...여긴...친구들이 가장 무서워하던 곳이었다.
나병환자들이 망태자루를 가지고 다니며 특히 아이들의 심장을 빼내어 간다는 무시무시한 소문이
아이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었다.
근데 바로 그곳을 지나고 있다.
전도사님은 “예수님 찬양, 예수님 찬양, 예수님 찬양합시다.” 를 목청높여 부르셨다.
우리도 따라불렀다. 어느새 무서운 마음이 사라졌다.
이수네 집은 공동묘지를 지나 한참을 더 산속으로 들어갔다.
산중턱이에 올라가서야 다 쓰러져가는 지푸라기 더미들을 얼키설키 엮어 놓은 집이 있었다.
전도사님은 조심스럽게 이수를 불렀다.
"이수야~~."
이수 할머니가 "누구슈?" 하고 문을 열어 제끼셨다.
이수는 할머니의 다리를 주무르다 말고 나를 보고서는 방구석으로 숨어들었다.
“아이고, 이런 누추한 곳에 전도사님이 오셨슈.
내가 며칠전 에 나무를 하다가 넘어져서 눕는 바람에 우리 이수가 교회도 못가고...
불쌍한 것...이수야...어여 나와봐. 전도사님 오셨잖어.”
이수는 할머니의 재촉에 못이겨 억지로 나와 인사를 했다.
“뭐하러 여기까지 오셨어요. 저 연극 안할거에요.”
“왜? 네가 주인공인데 빠지면 안되지.”
“싫어요. 저 안할거에요.”
이수는 아주 단호하게 거절을 하고 방으로 홱 들어가버렸다.
할머니는 조용히 전도사님을 불러 이수역할이 뭐냐고 물어보셨고,
거지역할이라고 하니 "그래서 이수가 안하겠다고 했구나..."미안해하셨다.
이수네는 매우 가난하여서 학교에서 쌀도 주고, 먹을 것이 없을 때는 할머니를 따라 동냥을 할 때도 있었다. 너무나 가난했던 이수는 연극이라고 해도 거지역할 맡는게 너무 싫었다. 정말 자신이 거지 같아서.
전도사님은 이수에게 매우 미안해하셨다.
이수가 무엇이든 적극적으로 열심히 하고, 똑똑한 아이여서 주인공을 맡겼던 것이었는데,
이수의 사정도 모르고 거지역할을 맡긴 것이 내내 미안했다.
이수는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나서야 다시 교회로 돌아왔다.
이수의 거지역할은 나에게 맡겨졌다.
거지역할이었지만, 진심을 다해 거지가 되어보려고 노력을 했다.
크리스마스 공연에 우리 어무니, 아버지도 오셨다.
마을의 큰 잔치였기 때문에 마을 어른들이 모두 모두 교회로 모여들었다.
평상시에 교회에 안오시던 분들도 크리스마스때는 꼬옥 오셔서 공연도 보시고, 선물도 받아 가셨다.
우리 어무니는 내 연극을 보시고, 감동을 하시고, 그 다음부터는 교회에 꼬박꼬박 나오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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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살 제수에게
거지 나사로 역할을 하면서 참 많이 울었다. 그치?
그때 정말 예수님을 만났지.
거지 나사로를 천국으로 데려가신 예수님.
그곳에서 나사로를 품안에 안아주신 예수님.
나도 그렇게 예수님 품안에 안겨서 기쁨의 눈물을 흘렸지.
거지 나사로 같은 나에게 주님은 찾아와 주셔서 안아주시며, 사랑한다고 말씀해주셨어.
그 사랑에 나는 펑펑 울었지.
누구에게도 받아보지 못한 사랑이었거든.
그때 만났던 주님은 지금까지 내 인생에서 한번도 나를 떠나신 적 없었는데...
나는 그런 주님을 잊고 산적이 때때로 많았어. 제수야. 미안해...
그래서 67년 살아온 인생이 참 험난했단다.
미안해. 제수야. 너처럼 뜨겁지 못해서. 그 받은 은혜 지속하지 못해서...
12살. 그 뜨거운 사랑으로 식구들을 교회로 이끌고 천국복음을 담대히 전했던 너에게
참말로 미안해.
67살 제수로부터
추신: 이수는 그 날 이후로 정말 열심히 하나님을 섬겼고, 이웃도 섬겼어.
몇 년전 고향이 너무 그리워 찾아갔는데 그곳에 이수가 사업가로 성공을 하여
멋진 집에서 여전히 이웃을 도우며 하나님의 사람답게 살아가고 있더라.
주님께서 이수의 인생을 복에 복을 더하셔서 축복하셨음을 확신할 수 있었어.
<엄마의 동화 : 내 이름은 김제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