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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마 김작가 Nov 28. 2020

이탈리아 이케아에 등장한 한국 소년의 그림

세계무대 진출 가능할까?


11월 1일 이케아로 향했다.
두 팔로 안은 봉투 안에는 이안이의 그림이 들어 있었다.
우린 이탈리아 이케아 측에 아이의 그림을 전할 거다.




며칠 전 지인이 링크를 하나 보냈다. 링크를 열자 이케아 사이트가 열렸다. 이케아는 일 년에 한 번 2-12세 사이의 아이들이 그림 그림으로 인형을 만들어 판매를 하는 프로젝트를 한다. 출품기간이 일주일 남짓 남았다. 링크를 보내며 그녀는 덧붙였다.


이안이 그림을 보내봐.


이안이의 그림아 엄청나게  뛰어나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 아이의 그림은 사람을 즐겁게 하는 힘이 있다.
(물론 어미 눈에는 이렇게 번쩍이는 창의력을 가진 그림이 또 없다!)


그림을 사랑하는 아이


코로나를 겪으며 참 많은 것이 달라졌다. 눈으로 보이는  보이지 않는  심지어 사고방식까지. 코로나 이전, 교육에 대한 고민은 아이에게 무조건적으로 지원해주는 것이 옳은가 그른가의 의 문제였다. 그러나 코로나를 겪으며 전자의 고민을 했었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었음을 깨달았다. 현재는 가장 기본적인 학비를 내는 것조차 부담  정도로  경제적으로 힘겹다.


그렇다면 우리 부부는 힘든 것을 애써 감추고 이전과 다름없는 모습으로 아이 앞에서 꾸며 보여주어야 할까?


아니다.
만 7살, 이해할 수 있는 나이다.


아이에게 현재 우리가 처한 상황을 이야기했다. 아빠는 일을 하지 못하고 있고 작년보다 금전적으로 힘들다. 당연하게 소비하는 던 것들이 이제는 당연하지 않다.


지금  어떤 생각을 해야 할까?


네가 가진 것 중 사람들이 원하는 것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항상 생각해. 사람들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주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제공해주면 그에 대해 기쁘게 비용을 지불해. 예를 들어 네 그림이 그려진 티셔츠를 판매하고 그 비용이 1유로라고 생각해보자. 너의 티서츠를 원하는 한 명에게 닿으면 1유로를 벌 수 있고 10명에게 닿으면 10유로를 벌어. 100명에게 닿으면? 그래, 100유로를 버는 거야.


첫 번째 생각해야 하는 것은?
네가 팔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두 번째 생각해야 하는 것은?
누구에게 팔 것인가.

세 번째 생각해야 하는 것은?
어떻게 알릴 것인가.

네 번째 생각해야 하는 것은?
지불 방법


코로나가 휘몰아치는 2020년을 겪으며 우리 부부는 휘청거렸다. 항상 어딘가에 소속되어 수익을 얻다 스스로 수입을 만들어 내야 하는 상황에서 수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물론 여전히 지금도 헤매고 있다.) 


아이들을 경제적으로 지켜줄 수 있는 힘이 지속될 수 있는 시기가 부모가 되기 전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짧을지도 모르겠다는 불안이 매 순간 심장을 파고들었다.

그래서 적어도 우리가 보호해 줄 수 있을 때, 아이가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고 이를 수익화하는 경험을 하게 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아이와 나눈 대화를 책으로 만들고 아이가 그린 그림으로 옷을 만들어 판매를 했다.


너의 말 그리고 그림으로
행복해지는 사람을 만나는 순간,
수익이 생기는 거야.


아이의 대화를 담은 책, 아이의 그림으로 제작한 굿즈


이런 대화가 오가던 차에 이케아 프로젝트가 우리에게 온 거다. 아이에게 말했다.


_그림을 그리자. 그리고 이케아에 보내면  그림이 인형이 되어  세계에 판매가  수도 있어.

아이는 용을 그렸다. 발이..... 6개다. 몸은 꾸물 꾸물한다. 애벌레 용의 탄생이다.


애벌레 용


이탈리아 답다. 다른 나라들은 그림을 온라인으로 제출을 하는데 이 역병이 창궐한 와중에도 그림을 지점에 직접 가지고 오란다.

(그대들의 아날로그에 건배를!!)


최대한 사람들이 붐비지 않는 시간을 택하기 위해 오픈과 동시에 이케아에 입성했다.

그림을 전하며 살짝 물었다.
몇 명이 지원했어?


직원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띠며 답했다.
네가 처음이야. 이렇게 참여가 저조한 건 올해가 처음이야.
승산이 있겠어.


자, 프로젝트의 진행 과정은 이러하다.


1. 지점에 그림을 제출, 그중 Top 10의 그림들이 이탈리아 본사로 보내짐

2. 본사에 모인 이탈리아 전국의 지점에서 보낸 그림들이 일주일간 이탈리아 이케아 페이스북에 개시됨

3. 그중 좋아요 Top15의 그림을 선별해 그중 단 하나의 그림이 스웨덴 이케아 청 본사로 보내짐

4. 전 세계에서 보내온 그림들 중 Top6 은 인형으로 제작되어 전 세계 지점에서 판매됨


아이의 그림을 전했고 3주 후 우리가 출품한 지점에서 Top 10에 올라 이탈리아 본사로 그림이 전해졌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리고 11월 23일 이탈리아 이케아 페이스 북에 그림이 등장했다.


이탈리아 이케아 페이스북에 등장한 애벌레 용


솔직히 자신만만했다. 한국인의 시선으로 이탈리아 사람들의 인터넷 문화는 많이 뒤처져 있었다. 인천들과 페친들에게 연락하면 압도적으로 높은 숫자의 좋아요를 받을 수 있을거라고 장담했다. 200건이 넘는 좋아요를 받고 승리를 확신하던 차에 다른 그림의 좋아요를 보고 경악했다. 600? 1000? 아차!! 이탈리아 학연 지연의 힘을 간과했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무조건 적으로 밀어주는 이들의 오지랖을 과소평가했다.


공유수 뭥미?!!


이래서야 이탈리아 땅에 한국 디자인의 저력(?)을 보여줄 수 없겠다. 그래서 이렇게 구구절절 글을 썼지만 사실 이 하나의 문장을 위해 쓴 글의 본심을 이제 드러내야만 하겠다

.

[이탈리아 이케아 그림 투표 링크]

:11월 29일까지


https://www.facebook.com/IKEAItalia/photos/a.10158689630349137/10158689663514137/?type=3


여러 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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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과연 한국 소년의 그림은 이탈리아 이케아 Top15에 입성할 것인가?


written by iand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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