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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미래는 성적표에 쓰여있지 않아.

앞으로도 그렇지 않을 거야.

by 로마 김작가
로맨틱, roman-tic 로마 사람의 방식으로


로마 시대의 귀족들은 라틴어를 배우며 철학, 신학 등을 이야기한 반면 소설 같은 문학은 무시하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래서 라틴어라는 고급언어 대신 소설에는 로마방언 : 로만자(romanza)를 사용하게 됩니다. ‘로마사람의 방식‘ 으로 쓰인 글들은 사랑과 낭만을 이야기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었고 현재 로맨틱, 로맨스의 의미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이를 일본의 소설가 나쓰메 소세키가 한자를 사용하여 浪漫(ろうまん, 로망)으로 음역하고 이후 한국으로 한자 그대로 들어와 '한국 한자음'으로 읽히며 '낭만'이라는 표현이 정착하게 됩니다. '로마사람의 방식'이 시간과 공간을 넘어 한반도에 닿아 '낭만'이 되는 이 자체가 그야말로 단어의 로맨틱한 여정 같습니다.


그리고 우린 이 여정을 거슬러 모든 길이 통하는 로마로 되돌아왔습니다.


8살 이안이가 어느 날, 저에게 시를 쓰는 법을 알려주었습니다. 이안에게서 시를 쓰는 법을 배우며 생각했습니다. 생은 마치 평생 시를 쓰는 법을 배우는 여정 같다고 말입니다.


{시를 쓰는 법}

1. 아름다운 것을 보면 네가 기억할 수 있는 만큼 많이 기억해야 해.
2. 많이 기억할수록 많은 시를 쓰게 될 거야.
3. 아름다운 건 여행할 때 우연히 만나.
4. 여행을 안 해도 무엇이든 아름답다고 생각해도 돼.
5. 다른 사람의 시를 베껴 써도 돼.
6. 글씨는 틀려도 돼.
7. 시는 뭐든 돼.

생각해 보면, 생을 살아가는 동안 시를 선물로 받는 순간은 몇 번이 될까 싶습니다. 로마에서 아이를 키우며 만난 가장 낯선 경험은 일상 속에 너무나 자주 시를 선물 받는다는 것입니다. 시를 선물 받는 장소는 매번 학교입니다. 며칠 전, 학교에서 연중 가장 큰 행사를 치렀습니다. 손가락 까딱 할 수 없을 만큼 피곤이 몰아치는데 교장 Chus는 어김없이 올해도 아이들과 학부모들에게 편지를 쓰고 시를 선물하는 것을 잊지 않았습니다. 시와 편지의 형태를 지닌 선물을 읽으며 지난 시간 로마에서 우리가 받았던 로마 사람의 방식으로 로맨틱하게 쓰인 문장들을 다시 펼쳐봅니다.


[2025년 5월 Festa della Famiglia ( 가족 축제 ) 저녁]

좋은 저녁이에요.

2008년에 딸, 줄리아를 santa dorotea 유치원에 등록했고, 2년 후에는 아들, 플라비오를 등록했습니다. 그들에게 집이었던 곳이 나에게도 집이 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습니다. 몇 년 후, 수백 명의 아이들이 이 공간에서 인생 최고의 시간을 보냈고, 제 눈앞에서 그 시간을 보냈다는 것을 생각만 해도 엄청난 기쁨이 밀려옵니다. 저는 우리의 특별한 현재를 정의할 형용사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너무나 많은 것들이 떠오르지만, 오늘은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도전적인"이라는 수식어가 떠올랐습니다.


우린 지식, 지혜, 가치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매우 복잡한 역사적 시기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혼자 있을 때, 비로소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볼 때, 이 두 가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하나는 우리가 하는 모든 일과 부부, 가족의 사랑에 쏟을 헌신입니다. 그리고 훨씬 더 중요한 것은 우리 자신의 길을 가는 데 사용할 수용, 관용, 공감, 신앙이라는 가치입니다.


저는 우리 각자마다 진정한 사랑을 가르쳐 줄 누군가가 있다고 굳게 믿습니다. 우리 각자는 배웠던 그 사랑을 서로 다른 방식으로 표현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 여행이 끝나면, 이 사랑은 우리의 손을 잡을 것입니다. 마치 우리가 부모님과 함께 하듯이 말입니다. 이 멋진 날을 선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아이들을 위해 헌신해 주신 모든 선생님과 교직원분들께도 감사를 전합니다. 우리는 이미 내년 축제의 주제를 정했습니다. 그건 9월에 알려드리겠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벌써 작업을 시작하실 것 같으니까요. 우리에겐 휴식이 필요하잖아요.

아... 무슨 말을 더 할 수 있을까요....


SHOW MUST GO ON.


교장 Chus로부터


[2025년 5월 Festa della Famiglia ( 가족 축제 )를 다음 날 아침]


어제는 너무 피곤해서

그리고 꿈을 꾸지 못할 정도로

뻗어버렸습니다.


가족 축제는 엄청났어요.

모든 대륙들을

우리가 씹어 먹었어요.


5학년의 오세아니아,

그들은 결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코코넛을 뚫어버렸어요!

그 아름다운 해변에 파파야 한 스푼

우리의 마음은 정복당했고

우리는 상을 줄 수밖에 없었어요.


우리는 4학년에 도착합니다.

마에스트라 Chus(교장선생님 이름)가

Mac Chus 가 되어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녀는 햄버거를 먹어치우며 자신을 먹어치웠어요.

그리고 맥주!!

여기서 여러분, 제가 할 말이 있어요.

그들은 메뉴판에 "바코드"를 삽입하여 작은 정성들이 앙골라 어린이들에게 사랑으로 기부한 것이에요.

존경스러워요!


(* 참고 : 4학년은 아메리카 대륙을 맡았다. 햄버거 가판대를 만들어 선생님들이 이름으로 햄버거 메뉴를 만들었고, 메뉴판에 바코드를 삽입했다. 그렇게 모인 금액은 앙골라 어린이들에게 기부되는데, 이 학교는 수녀원에서 운영되며 수녀님들은 매년 아프리카카를 방문해 학교를 짓는 일을 이어가고 있다.)


3학년에 대해서 말해 볼까요?

우리는 파도를 타고 도착했어요.

그들은 1년 동안 준비했습니다.

비가 내렸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상상해 보세요.

(*행사날 소나기 예보가 있어 행사가 전날 저녁 행사가 오후에서 오전으로 급히 변경되었다.)

이 학년은 우리를 너무나 매료시켰어요.

케빈의 아빠는 얼마나 좋은 사람인가요

만두를 준비했고,

우리는 그것을 다 먹어치웠어요.

나루토의 것 같아요. (* 케빈 아빠의 식당 이름)

마마 류의 크림 (*마마 류는, 저입니다, :-) K_뷰티 섹션을 준비했어요.)

그 크림들이 우리의 주름을 없애버렸어

그 크림을 만나기 전에 우린

거북이처럼 생겼었어요.


2학년으로 갑니다..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어, 마하라자가 있잖아

인도어, 영어, 방글라데시어로 우리에게 말을 건네는 사람들.

우리를 위해 뱀을 불러내는 피리 연주를 하는 사람,

미래를 점춰주던 문신을 하던 여인

하지만 그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무엇일까

더위로 인해 연기를 뿜어내는 스모 선수까지


그리고 나는 멀리서 봅니다.

1학년...

이상한 투탄 카몬,

우리를 보고 웃는 것 같아요.

우리는 백과사전을 읽는 큰 기쁨으로

책 속에 언급된 대륙에 대한 모든 것을 어제 배웠습니다.


우리는 어느 텐트에 도착하여 간식을 먹었습니다.

여기에는 이상한 남자도 있었는데, 손에 어린 소녀를 안고 있었는데, 그는 베두인족이었던 것 같습니다.

키가 크고 몸매가 좋았어요.

피자, 요리사, 파스타, 밀, 바롤로가 있었습니다.

내가 수천 가지 요리에서 보는 이 모든 탄수화물들은

나에게 채중계에 대해 말하며, "돌아가라"라고 말했고, 나에겐 아직 들어갈 배가 남아있다고 답했어요.

유럽과 고대 그리스가 얽혀 있었습니다. 심지어 잘생긴 외국인인 그리스인 조르바까지


그런데 올해는 유치원에서도 요리를 준비했는데,

대체 누가 그들을 움직인 건가요!?


p.s. 제가 쓴 이 운율이 여러분을 웃게 만들었다면 자녀에게도 읽어주세요. 이 날을 잊지 않기 위해서요.


교장 Chus로부터


[유치원 졸업식 교장 Chus 담화]

“우리 아이들은 새로운 춤을 출 준비가 되었습니다. 모든 마지막 이후엔 새로운 시작이 있습니다. 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다음 장이 열립니다. 우리의 아이들이 삶으로의 여행을 나섭니다. 그 모든 순간에 기쁨과 환호가 함께 할 것입니다. 오늘의 공연은 여러분의 심장을 뜨겁게 하고 마음을 열어줄 것입니다. 극장이 떠나가도록 박수 쳐주세요. “


여러분,
우린 태어나는 곳을 정할 수는 없지만,
우리가 살 곳을 선택할 수는 있습니다.
새로운 모험이 시작됩니다.


교장 chus


[초등학교 입학식 날, 교장 Chus의 담화]


“여러분, 그림을 보세요. 천사는 소년을 밀지도 끌어당기지도 않습니다. 같이 걸어갑니다. 아래를 보세요. 자갈밭입니다. 천사는 돌을 치워주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에게 돌을 만나게 해 주어야 합니다. 아이들이 직접 대면해야 합니다. 그들이 배우고 성숙하도록 내버려 두어야 합니다. 오늘의 돌들이 내일은 산이 될 수도 있으니 아이들은 등반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여러분 제발 부탁드립니다. 아이들의 어려움을 치워주지 마세요. 아이들이 17세 정도가 되면 사춘기가 옵니다. 아이들은 문제가 닥치면 포기하고 외면합니다. 그런 아이들에게 부모들은 실망을 하죠. 하지만 그건 아이들의 문제가 아니라 부모의 탓입니다. 아이들의 돌을 빼앗아버렸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은 스스로 어려움을 대면하고 올바른 질문을 하고 자신에게 맞는 답을 찾는 법을 배운 적이 없습니다. 아무도 삶의 방식을 보여 준 적이 없습니다. 나 자신을 깊게 들여보고 생각해야지만 성장할 수 있습니다.


나를 알지 못한다면
다른 사람도 알 수 없습니다.
우린 삶의 여행을 통해
우리 자신을 알아가야 합니다.


질문은 중요합니다. 질문은 언제나 우리를 더욱 깊이 들어서도록 합니다. 위기는 아이들을 성장시킵니다. 아이들은 어려움과 함께 머무는 법을 알아야 합니다. 아이들의 자갈을 빼앗으면 안 됩니다.


제발, 돌을 치워주지 마세요!!!!


교장 Chus


[초등학교 졸업식, 담임 선생님 Carmen의 시선물과 낭송]

시간이 흐르면

성장하고, 배우고, 얻게 될 거야.

어느 노래에서 말했듯이 말이야.

하지만 서두르지는 마.


누에가 나비로 변하기 위해서 시간이 필요해.

멈추고,

깊게 심호흡하고,

꿈을 꿔.

언제나 꿈을 꿔야 해.

꿈은 우리 생의 숨결이야.

서두르지 마.

모든 것에는 때가 있어.


때로는

다른 사람처럼 되고 싶을 때도 있을 거야.

하지만 깨닫게 될 거야.

네가 너다울 때, 가장 아름답다는 것을.

모든 것에는 저만의 방향이 있고,

각자의 시간과 속도가 있어.

너희의 마음과 기억 속에 살아있는 사람들을 세어봐.

지난 시간 동안 너희를 보살펴 주었던 이들을.

너희의 교육과 성장을 위해 애써준 모두를.


이 학교를 기억해 줘.

너희들의 집처럼 말이야.

이곳은 너희를 인도하고 손 잡아주는 안전한 항구야.

무관심한 세상에 변화를 만들어가.

너희의 선생님은 너희들이 마음속에 숨 쉬는 모든 것을 응원해.

너희의 모든 최선을 응원해.

너희가 꿈을 따르고 실현해 나가길 응원해.

무엇보다

너희가 친절함을 잃지 않기를 응원해.

친절함은 너희를 멀리멀리 데려다줄 거야.


나의 마음속에 너희 모두를 안고 갈 거야.

너희들의 발걸음에 긍정적인 흔적을 남겼기를 바라며.


사랑을 담아,

너희들의 선생님, Carmen으로부터.


[Alice의 엄마, Alessandra 졸업을 축하하며]

너의 미래는 성적표에 쓰여있지 않아.


어느 날 너는 문신을 하고,

재능을 잘못 사용하기도 하고,

주머니에 단 한 장의 티켓만 갖고 떠날 것이고,

너에게 상처를 줄 사람의 말을 믿게 될 거야.


사랑에 빠지고,

기다리고,

여행하고,

머물 거야.


할 거고,

될 거고,

변할 거야.


미래도,

현재도

모두 너의 것이야.


너를 위한 거야.

바로 너.


하지만 성적표에는 적혀있지 않아.
부디 기억해 줘.
삶은 숫자를 중심으로 전개되겠지만,
넌 그렇지 않아.
앞으로도 그렇지 않을 거야.
너의 가치는 숫자로 환산할 수 없어.

너 자신을 믿어
너에게 주어진 도구들을 믿고
세상에 맞서고,
추락을 받아들이고,

날아올라.


넌 행복하기 위해 태어났어.

졸업을 축하해.


Alice의 엄마, Alessandra 로 부터


[2023년 5월 폭우가 내린 학교 축제날 저녁]

마침내 집에 돌아와서 제일 먼저 떠오른 것은 여러분입니다. 오늘은 쉬운 하루가 아니었습니다. 갑작스러운 폭우는 우리의 작업, 우리의 노력, 우리의 희망을 울렸습니다. 비를 피해 체육관에 들어섰을 때, 저는 여러분의 얼굴에서 실망을 발견할까 봐 두려웠습니다. 그때 5학년의 누군가 저에게 "Chus. 가서 음악을 틀어요."라고 말했고, 그 순간 비는 우리의 적이 아니라 아군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오늘 우리는 아이들에게 매우 중요한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나누고, 함께 있고, 즐기고자 하는 욕구는 몇 방울의 비 때문에 꺾이지 않습니다.


무너지고 엉망이 된 산해진미들, 가라앉는 곤돌라, 망가진 머리카락, 진흙투성이 체육관


그러나 우리에겐 와인과 음악이 있었고,
'축축한'행복과 '함께인'우리가 있었습니다.
우린 우리의 스타일로 나아갔습니다.
우리는 역경 속에서도
계속 나아갈 수 있습니다.
이것은 책에서 찾을 수 없는
삶의 가르침입니다.


학생들의 작품을 그림으로 표현하기 위해 열심히 일한 선생님들, 자신의 '성취'를 다른 이들에게 나누기 위해 넘치는 흥분을 억제하는 법을 배운 아이들, 축제를 더욱 빛내기 위해 창의력과 상상력을 발휘한 부모들에게. 여러분 모두 감사합니다! 우리 모두 계속해서 조화와 상호 신뢰 속에 함께 걸어가기를 바랍니다. 오직 이런 방법만이 우리는 우리 아이들에게 더욱 평화로운 미래를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교장 Chus로부터


[2024년 5월 가족 축제의 날 저녁]

여러분 모두에게,

우리 가족들의 오후는 아름다웠습니다.

여러분 한 분 한 분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해 죄송합니다.


중요한 건,
위니 더 푸가 말했듯이,
하루 중 가장 좋은 순간은
혼자가 우리가 되는 순간이에요.


오늘 여러분 모두가 승리했습니다. 여러분은 온 마음과 영혼을 다해 일했고, 우리에게 오늘의 큰 성공은 우리의 노력과 열정에 대한 가장 큰 보상입니다. 이 시간은 일 년 동안 우리가 겪었던 낙담과 오해의 순간을 잊게 해 줍니다. 모든 학교에는 개선할 점이 있지만, 대화는 항상 긍정적인 변화의 기초가 됩니다. 오늘 여러분 모두가 멋진 가족의 일원이 된 기분으로 집으로 돌아가셨기를 바랍니다.


잘 자고,

푹 쉬세요.


교장 Chus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