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일기는 너희들 선택이야.
일요일 밤늦게까지 보드게임을 하던 이안과 이도
이안이 보드게임 벌칙을 외쳤다.
_지는 사람만 일기 쓰기!
옆에서 듣다가 둘 다 어지간히 쓰기 싫구나 싶어 웃었다. 결국 이도가 이겼는데 이안이 중간에 룰이 바뀌어서 이건 무효라고 우겼다. 내가 그럼 바뀐 룰로 나랑 한판에서 이안이 이기면 일기를 면제해 주겠다 했는데 내가 졌다. 그러자 이도가 이건 말이 안 된다며 이안이가 반드시 일기를 써야 한다고 우겼다.
_이도, 이안과 엄마가 경기해서 그 결과로 일기 쓰기를 정하자고 할 때, 너도 동의했잖아.
_아니, 아니! 난 동의 안 했어! 이안이 일기 써! 이안이 일기 쓰라고!!!
_이도, 그만해.
_일기 써! 일기 쓰라고!
_그만하라고!!! 일기 쓰기가 그렇게 괴로운 일이야? 네가 오빠에게 일기 쓰게 만드는 게 오빠를 가장 괴롭게 만드는 일인 거야?! 이안! 네가 이도에게 졌을 때, 바로 일기를 썼으면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너에게 일기가 죽어도 쓰기 싫은 일인 거야?! 좋아! 이제 너희를 일기에서 해방시켜 주지! 가져와! 일기장 가져와! 당장!!
( 이도 일기장 가져옴, 이안 일기장 어디 둔 지
모름)
_이안, 넌 매일 쓰는 일기장을 왜 매일 찾아? 너 일기장 못 찾으면 오늘 못 자. 당장 찾아!
이도의 일기장이 힘없이 찢겨진다.
_이도, 너 지금까지 쓴 모든 일기장 다 가져와!
일기장 모두 집 밖에 갖다 버림.
그 사이 일기장 가져온 이안.
_엄마…. 제발 일기장 찢지 마… 버리지 마….
_찢기기 싫으면 지금 앉아서 일기 써.
이도가 집 밖에 일기장을 찾아 돌아옴.
_잘 들어. 이제 엄마는 너희에게 일기 쓰라는 말 안 해. 내가 너희에게 일기를 쓰도록 하는 건, 오늘로 끝이야.
이제부터 일기는 너희의 선택이야.
너희 몫이야.
이도, 밤새 일기장을 이어 붙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