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드보르작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는 모두에게 통용되는 최소한의 윤리, 감정, 책임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를 잘 준수하지 않은 사람에게 흔히 '인간이 돼라'는 말을 하지요. 심한 욕설에 버금가는 표현으로 '인간 같지도 않은'이란 수식어를 쓰기도 하잖아요. 그만큼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 '제대로 된 인간'이어야 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모릅니다.
아마도 그래서 일까요? 인간이 되는 것이 얼마나 우월한 일인가를 다양한 설화 속에 담았던 것 같습니다. 중세 시대로부터 전해지는 유럽의 구전 설화 속에는 한 인간 남성을 너무도 사랑하게 되어 자신도 인간이 되고 싶어 했던 물의 요정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그녀의 간절한 소원은 이루어졌지만, 그 대가로 목소리를 내어 놓아야 했어요. 이야기의 흐름이 어디서 들어본 이야기 같지 않으신가요? 바로 우리가 어린 시절 무조건 한 번은 접해봤던 안데르센의 '인어공주' 이야기입니다.
유럽에는 다양한 물속의 존재들에 대한 설화가 전해져 오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노래로 인간을 유혹해 파멸에 이르게 한다는 사이렌(Siren)도 있고, 고대로부터 존재했다는 인어(Mermaid) 등이 있지요. 그런 설화적 재료들을 바탕으로 안데르센이 1837년에 발표한 창작 동화가 바로 '인어공주'입니다.
체코의 대표적인 작곡가 드보르작은 사실 다양한 교향곡 등으로 우리에게 더 잘 알려졌지만, 그 역시도 10편의 오페라를 남겼습니다. 그중 오늘날까지 무대에 올려지는 히트작은 바로 이 <루살카>라는 오페라예요. 드보르작 역시 그의 체코 민속적 감성을 듬뿍 담아 인어공주 이야기와 거의 똑같은 스토리로 오페라 '루살카'를 만들어 냈습니다.
그렇게 한 인간 왕자를 사랑하게 된 물의 요정 루살카는 목소리를 담보로 인간이 되어 왕자의 곁에 갔지만, 인간의 사랑은 한없이 나약한지라, 다른 여인에게 흔들리는 왕자에게 결국 외면당하고 인간도 요정도 아닌 존재가 되어 떠돌게 됩니다. 그러나 있을 땐 소중한 줄 몰라도 없으면 아쉬운 법! 사라진 루살카를 그리워하며 왕자 역시 죽음에 이르는 비극으로 마무리되지요.
이 작품에서 사실상 가장 유명한 아리아는 '달에게 부치는 노래(Song to the moon)'인데, 다양한 매체에 심심찮게 등장해서 상당히 귀에 익숙한 곡입니다. 좀 더 상세한 드보르작과 루살카의 이야기는 <알아두면 부티 나는 오페라 상식>을 통해 만나보시기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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