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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마틸다 Apr 27. 2022

영유아 영어 노출, 우리 가정에 맞게 방향 정하기(1)

영유아 영어 노출은 언제부터 하면 좋을까?



조기 영어 교육 과열 현상

자녀 영어 교육에 대해서 생각해보지 않을 수가 없는 시대다. 깊게 생각해 보기 전까지는 그저 ‘우리 아이가 영어를 잘했으면 좋겠다’ 하는 소망이었다. 그런데 파고들면 들수록 자녀 영어 교육은 내가 영어 공부를 직접 하는 것보다 더 심오한 영역이었다.


‘자녀 영어 교육’이라고 하면 영어 유치원, 영어 전집이 가장 먼저 떠올랐는데, 요즘은 엄마표 영어, 아빠표 영어라고 해서 부모의 목소리로 직접 영어를 노출하는 것이 아이가 영어를 친근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하여 부모표 영어를 실천하는 가정도 많이 늘고 있다.


M세대인 나는 초등학교 3학년 때 영어를 처음 접했는데 그 시절엔 다들 그랬을 것 같다. 그런데 영어를 시작하는 연령이 점점 낮아지더니 영어 유치원이 생기고, 그것도 흔해지니 요즘은 갓 태어난 신생아 때부터 영어 노출을 하기도 한다.

거기다 한술 더 떠서 아기가 뱃속에 있을 때부터 영어 태교 하라고 홍보하는 업체도 있다. 임신 중에 만삭의 몸으로 베이비 페어를 간 적이 있는데 영어 태교 업체 직원이 나를 따라오면서 리플릿을 주고 간 기억이 난다.

언젠가는 난자가 생성될 때부터 영어 노출을 해야 한다고 마케팅하는 날도 오지 않을까 하고 웃긴 상상을 해본다.





기준 없이 시류에 휩쓸리기는 싫어서

과연 우리 아이 영어 노출은 언제부터 하는 것이 적절할까? ‘주변에서는 언제부터 하니까’, ‘다들 이때부터 하니까’가 아니라 우리 가정만의 가이드를 잡고 싶었다.


유튜브로 전문가의 의견을 서칭하다 보니 뇌의 작용과 연관 지어서 설명하는 콘텐츠들이 꽤 보였다.

우연히 오은영 박사님이 나오는 영상을 보게 되었는데 박사님 말에 의하면, 만 1세가 되면 모국어와 외국어를 구별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그러니 그전에 외국어를 가르치는 것은 아이가 모국어를 변별하는 데에 혼돈을 줄 수 있으니 만 1세까지는 모국어 소리를 많이 들려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제2언어를 습득하기 이전에 모국어 뿌리가 튼튼하게 자리 잡고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또 다른 유튜브 콘텐츠도 참고했는데 특히 내가 가장 많이 도움받았고, 방향을 설정하는 데 결정적으로 영향을 준 것은 '로운맘' 채널에서 다룬 [이중언어 로드맵] 시리즈였다. 그전까지는 로드맵이랄 거 없이 단순히 영어 교육을 언제부터 하면 좋을까 고민을 했다면, 이 영상을 보고 나서는 '동시적 이중언어 습득', '조기 이중언어 순차적 습득', '제2외국어 습득'으로 분류를 크게 3가지로 나누어서 방향을 정하고 로드맵을 설정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영어 노출, 영어 교육에는 정해진 답이 없으니 각 가정에 맞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이론, 연구결과, 논문 등을 근거로 하여 정리가 되어 있다.



- 동시적 이중언어 습득 :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두 가지 언어를 동시적으로 습득하는 것.
  엄마아빠의 모국어가 다른 경우, 해외 거주 중인 경우 많이 하는 방식

- 조기 이중언어 순차적 습득 : 만 3세 이후 모국어 이외의 외국어를 습득하는 것

- 제2외국어 습득 : 만 6세 이후에 외국어를 습득하는 것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다면 유튜브를 직접 확인하는 것을 추천하며,

이 글에서는 우리 가정이 정한 영어 습득 방향과 그 배경에 대해 풀어보고자 한다.






우리 가정의 영어 습득 방향


외국어 학습은 큰 도전이고 어른이 되어 외국어를 배우면 습득에 한계가 많다는 것을 우리도 잘 안다. 새로운 언어 소리를 익히기 어렵기 때문에 외국어 억양이 생긴다. 또한, 통사 구조를 배우는 게 어려워서 문법 오류를 범하는 경우도 많다. (...중략...)
매일 잠만 자는 것처럼 보이는 아기들은 이런 것을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듯 보인다. 우리 모두 그런 단계를 거쳐 언어를 익혔는데, 상대적으로 성인보다 쉽게 언어를 배우는 것 같다. 적어도 아기의 언어 발달을 보면 그래 보인다. 과연 우리는 어떻게 언어를 배운 걸까?

<언어의 뇌과학>, 알베르트코스타


영유아 시기에는 모국어와 2언어를 관장하는 뇌의 영역이 같은 곳에서 작동한다고 한다. 모국어를 습득할 때와 같이 2언어도 스펀지처럼 흡수한다. 반면 사춘기 이후, 성인이 되어 2언어를 습득하려고   모국어를 처리하는 영역보다 더 넓은 영역에서 뇌의 활성화가 일어나기 때문에 보다  피로감이 들고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나는 아이가 모국어를 영어로 치환하는 작업을 거치면서 영어를 익히기보다는 영어 자체를 감각적으로 습득하기를 바란다. 따라서 조기 이중언어 순차적 습득으로 방향을 설정하고자 하는 마음이 컸다.


하지만 조기에 쉽게 습득한 이중언어는 그만큼 빨리 잊혀지기 때문에 이중언어 가능자로 오래 유지하면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이중언어가 노출되는 환경을 꾸준히 만들어 주는 지구력이 중요하다. 더불어 앞서 소개한 로운맘의 영상 내용 중, 어떤 연구결과에 의하면 두 가지 언어를 모국어처럼 편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20-40% 정도로 외국어를 노출해야 이중언어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고 한다. 대충 계산해 보면 하루 2-4시간은 외국어를 쓰며 시간을 보내야 한다. 한국에 거주하는 부모의 외국어 실력이 2-4시간 동안 아이와 대화할 수 있는 정도가 안된다면 돈으로 해결해야 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아이를 이중언어 가능자로 자라도록 서포트하기 위해서는 경제력도 필요하다.


현실적으로 고려해 봤을 때 우리 가정에서 실행할 수 있는 방향은 ‘조기 제2외국어 습득’이다. 내가 공부했던 유튜브 영상에서 제시한 방향 중 ‘조기 이중언어 순차적 습득’과 ‘학령기 이후 제2외국어 습득’의 사이쯤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우리 아이 영어 습득을 위한 액션 플랜

지금 계획을 짠다한들 아이의 성향과 기질, 외국어를 받아들이는 태도에 따라서 방향은 수정될 수도 있다. 그래도 큰 틀에서 계획을 잡아보았다.


0-3세까지는 영어 노래를 불러주고, 영어 그림책을 읽어주고, 하루 몇 문장이나마 영어로 표현한다. ‘학습’이 아니라 ‘노출’이라는 것에 의의를 둔다. 세상에는 한국어 말고도 다른 언어도 있고, 다양한 언어로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을 인지시켜 주는, 딱 그 정도다.


현재 우리 아이는 생후 10개월인데 생후 3개월부터 현재까지 영어 노출을 시켜주고 있다. 마더구스를 음원 또는 엄마의 목소리로 따라 부르면서 들려주고 있다. 뻬뜨르호라체크의 영어 그림책을 읽어주고, 잠자리 동화로 캐롤라인 제인 처치의 사랑해 시리즈를 들려준다.


3세 이후부터는 영어 영상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놀이할 때에 영어 노출 비중을 좀 더 높여서 하루 2시간 정도 영어 노출을 하고자 한다.


그저 언어를 수동적으로 노출하기만 해서는 별 효과가 없다. 실제로 외국어 학습에서 '사회적 상호 작용'은 아주 기본적인 표현 학습을 포함한 언어 습득에서 기본이다.
(...중략...)
따라서 만일 자녀가 외국어를 배우길 바란다면, 동영상이 그 일을 대신해줄 거로 너무 기대하지 말고 그 언어를 사용해서 아이와 놀아주길 바란다.

<언어의 뇌과학>, 알베르트코스타

 

물론 3세 이후에 아이와 영어로 놀아주기 위해 우리 부부도 영어 공부를 틈틈이 해야 하는 것도 계획 중에 있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영어를 습득하는 과정이 즐겁다고 느꼈으면 좋겠다. 그래서 학령기에는 자연스럽게 영어에 대한 니즈를 스스로 찾아서 학습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물론 내 아이가 흥미가 있다면 말이다.



이쯤에서 생각해봄직한 것이 있다. 어쩌면 가장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영어를 습득하게 하고자 하는 진짜 이유가 뭘까? 통번역 기술이 발전됨에 따라 앞으로는 영어를 몰라도 외국인들과 소통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을 수도 있다. 의사소통 관점으로만 본다면 굳이 영어를 배울 필요성을 못 느낄 수도 있는데 우리 가정에서는 왜 아이에게 영어 환경을 만들어 주려고 하는 걸까?


이에 대한 우리 부부의 생각은 2편에서 나누려고 한다.


- 다음 편에서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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