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의 시간 그리다 (본연의 나로 돌아가는 시간 연재를 마칩니다)
즐거운 기억을 더듬어 걷는 시간은 늘 상 행복 가득한 미소가 입가에 머물며 그리운 눈빛이 시간을 거슬러 타임머신에 올라탄 듯 생기롭게 빛난다.
기억을 걷는 시간은 오늘보다 더 열정적인 시간들이었고, 더 푸른 날들의 기억이기에 그 즐거움은 배가 되어 곱씹고 곱씹어도 잊을 수 없는 시간이 되기 때문이리라.
그 시간은 나를 소녀의 시간으로 기억하고, 나의 발랄하고 풋풋한 기억을 소환하여 재생산하는 신비로운 기적을 내 의지에 따라 거침없이 행하므로 연륜의 무게에 마음이 버거운 일상을 활기찬 시간으로 전환해 주는 탁월한 능력을 내게 보여주곤 한다.
가냘픈 몸매의 앳된 소녀가 자전거에 가뿐하게 올라타고 앉아 복잡하고 부산스러운 도로 위를 자동차들과 뒤섞여 두려움을 잊은 채 달리고 있다.
청재킷을 헐렁하게 걸치고, 전문가 사이클이 아닌 여성이 타기 수월한 일반 자전거를 멋스럽게 타고 앉아 긴 생머리를 휘날리며 도시의 복잡하거나 한산한 거리를 경쾌하게 달린다.
젊음이 무기인 때문인지 자동차들이 쌩쌩 달리는 도로 한복판도 아무 문제없다며 사이클을 즐기는 그 소녀의 강렬한 포스를 보며 꽤나 당찬 소녀임을 직감케 한다.
내 기억 속 그 소녀는 그렇게 생기발랄하며 도전 정신이 투철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자전거를 배우게 된 계기는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다. 그 시대의 환경과 문화 그로 인한 필요성에 의한 것으로 그 동기는 참으로 단순하다.
그 시절은 지금처럼 이동 수단이 그렇게 편리하지도 않았고, 목적지에 도달하려면 기다림으로 허비하는 시간이 비교적 많아 불편함을 감수해야만 했던 그런 시절이었다.
자동차 소유개념도 부유한 사람들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이었고, 시간을 쪼개어 쓰는 사람들에게 기다리야 하는 교통수단은 참으로 불편했다.
그러하니 가까운 거리는 좀 더 자유롭고 편리한 이동수단을 선호하게 되고, 여려 모로 간편하고 편리한 자전거가 유행할 수밖에 없는 조건이 되어 남녀노소 누구나 가리지 않고 자전거를 많이 타고 다녔다.
그 유행이 시작되어 어느 만큼 무르익어 갈 무렵 즈음 나도 뒤질세라 자전거의 매력에 빠져들어 그 대열에 끼어들었던 것이 이유라면 이유가 될 것이다.
남성들이 타는 자전거는 묵직하고 다소 투박하여 뒤쪽에 짐을 실을 수 있도록 편편한 공간이 있어 필요한 짐을 실기도 하고, 사람들이 함께 타고 이동하기도 하였으며, 멋에 치중하기보다는 일이나 이동수단에 편리한 것으로 기본에 충실한 모양의 일반 자전거였다.
물론 멋을 강조하여,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게 만든 멋진 남성용 자전거도 있어 그를 이용하여 짧은 거리는 출퇴근용으로 사용하기도 하였고, 남녀의 낭만적인 데이트에 보조역할을 멋진 자전거가 하기도 하였다.
여성용 자전거는 파스텔 계통의 예쁜 색상들과 앞쪽에는 쇼핑바구니를 걸어 놓아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하였으며, 소유하고 싶은 충동을 유발하도록 예쁘게 만들어 놓았다. 이러한 연출은 쇼핑의 편리성과 자기만족이 추가되어 자전거의 여성 유행을 선도하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며, 바구니 하나의 센스도 대단하였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마도 그 시절, 남 녀의 멋진 자전거를 소유한 사람들은 지금의 자가용을 소유한 것 같은 동일한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만큼 애지중지하며 관리하기도 하였다.
자전거를 배우는 것은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넓은 학교 운동장에서 배우게 되므로 위험성도 적고, 넘어지는 창피함도 어느 만큼은 이겨낼 수 있는 환경 조건이었다.
다만 처음에는 중심을 못 잡아 이리저리 비틀대며 몇 번은 넘어져야 중심 잡는 방법부터 기타 기술들을 터득할 수 있게 되므로, 팔과 무릎등에 상처를 입게 되는 것은 다반사가 되며 그런 것쯤은 감수해야만 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처가 생기더라도 일단 배우기 시작하면 재미있기도 하였고, 성취욕구가 생김으로 인해 중도에 포기하는 일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 역시도 그 대열의 일환이 되어 그 시간들을 즐겼고 드디어 성공하였었다.
물론 처음 도로로 나갈 때는 겁도 나고 무섭기도 하여 귀퉁이로 피해 조심스레 다니고, 차가 없는 도로를 찾아다녔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대담해지니 도로는 물론 뒷 자석에 동생도 태우고 다니기도 하였다.
지금 되짚어 생각해 보면 와우 하는 탄성이 날 정도로 무지했음을 반성하게 된다.
꿈을 꾸듯 감성에 촉촉이 젖어드는 푸른 시절은 많은 것들이 로맨틱한 상황으로 인지되어 그 시간을 한껏 즐기곤 한다.
봄은 봄대로 화사한 감성에 젖어 들어 마음 들떠하고, 여름은 여름대로 그 시간들에 퐁당 빠져들어 헤엄치며, 가을은 가을대로 외롭고 쓸쓸한 감성에 젖어 낙엽의 탄성에도 마음 아파하고, 겨울은 겨울대로 고독한 침묵에 스며들어 하얀 설경에 마음을 적시는 시간들을 보낸다.
또한 진취적 기상을 지닌 젊은 시간들이기에, 열정과 성취의욕이 왕성하여 목표를 향한 불굴의 의지로 정진하지만, 결과는 미약하고, 미래는 불투명하여 미로의 길에서 헤매며, 소소한 일 하나에도 마음 긁는 일로 여릿한 젊음을 상처 내고, 방황하는 일을 반복하곤 한다.
청춘의 시간이며, 고뇌의 시간으로, 생기롭고 의욕이 넘치며, 활기찼지만, 한편으론 거둬지지 않는 안개 같은 장막의 흐릿한 미래가 참 많이도 청춘들을 괴롭혔던 시간들이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다양한 감정이 공유되는 젊은 날의 시간을 때때로 소환하여, 조각난 이야기들의 집합체를 구성하고, 그 내면을 들여다봄은 설레는 일이기도 하지만, 서러움과 외로움의 양가감정을 모두 경험해야 함에 당황스럽기도 하고, 괴로움과 즐거움의 접점을 찾아 다독여야 하는 고달픔도 있어 조금의 감정노동은 피곤한 시간이 되기도 한다.
그러함에도 때때로, 젊은 날의 소환은 즐거움이고, 위로이며, 헛헛한 웃음이기도, 설레는 감정이기도 하다.
이제 나의 삶은 황혼기에 접어들었고, 기억을 걷는 시간도 한계의 접경지대 돌입으로 희미해지는 기억도 생기고 있는 같다.
물론 기억의 저편에 숨어있는 시간들을 전부 헤집어 소환할 수는 없으니 잊기도 하겠거니 생각하고 마음을 다독이며, 살아온 날들보다 살아갈 날들에 집중하여 무력한 일상은 내 쳐 버리고, 생기롭게, 재미나게, 즐거움을 찾으며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한다.
인생은 칠십부터라고 들 하던데 뭐 벌써부터 기운 빠져할 일은 아니지 않은가.
본연의 나로 돌아가는 시간의 연재를 마치며 그동안 응원을 보내주신 모든 글벗님들^^ 감사했습니다.
30회까지만 쓸 수 있도록 제한되어 있는 줄은...^^;; 하여 소속감 없는 한 편의 글을 올립니다.
당분간은 "간결한 시로 그 마음 읽고"로 뵙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