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책을 생각했다. 책은 글자들의 고향이고, 안식처다. 모든 글자가 그곳에 모여 자신들 만의 고유한 틀을 만들어낸다. 우린 그 틀을, 뿌려진 생각들을 들여다보고 생각하고 실천하고, 고민한다.
도서관에서 보낸 문자를 받았다. 내일까지 책을 반납해 달라는 문자였다. 벌써 2주가 흘러갔다는 걸 그제야 인지했다. 시간은 빨리 지나갔고 소멸했다. 어디로 사라진 게 아니라 흘러간 거겠지. 뒤적뒤적 흘러간 시간을 들여다본다. 그러고 난 뒤 떠오르는 것은 내가 읽은 책의 흔적들이 떠올랐다. 글을 읽으며 떠올렸던 생각, 고민을 떠올렸다. 재미났고, 흥미진진하고, 새로운 지식을 만났다. 그렇게 책은 한 글자 한 글자를 나에게 던져주었다.
책을 읽기로 생각했다. 그게 작년 3월부터다. 이제 딱 1년이 된다. 이제 3월이니까. 12권의 책을 읽고 있다. 일단은 읽고 있다. 잘 읽고 있는지 아닌지를 생각하지 않으면서 책을 읽으며 새로운 경험을 가지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 책들을 보면서 내가 가지는 생각들은 무엇이었는지, 어떤 생각을 했었는지를 다시 생각해 본다.
그러고 보면 시간은 허투루 흐르진 않았나 보다. 되돌아보았을 때 떠오르는 문장들이 장면들이 기억에 남아 있다. 그 문장들이 내가 그달을 살아왔음을 알게 하고, 기억하게 한다. 거짓말처럼.
이제 1년이다. 그리고 12권이다. 그 중간중간 읽기력이 올라가서인지 읽어낸 책도 제법 있다. 목표를 세우고, 실천하는 건 그다지 잘하지는 못하지만, 굳이 목표를 세우기보다 그냥 한 달에 1권이라는 가벼운 접근법으로 시간을 새겨놓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오늘 읽었고, 내일도 읽겠지. 어쩌면 그 하루도 그냥 사라질지도, 떠나버릴지도 모른다. 마치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하지만 다시 읽으면 된다. 그럼 또 다른 흔적이 생길 것이고, 기억이 생겨난다. 그리고 사라졌다고 생각했던 기억, 흔적은 어느새 연결되어 끊어진 시간을 고스란히 연결해 놓을지도 모른다.
그냥 꾸준히 하자. 무엇을 믿고, 무엇을 할 거라고 무엇이 될 거라고 기대하고, 희망하지는 말자. 그냥 꾸준히 하자 내가 하자고 한 일을 그냥 꾸준히 하자. 이미 그만큼을 달려왔고, 달려오는 동안 생긴 관성에 의지해보자 그러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시란 말보다. 하던 걸 한다고 생각하자. 그러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