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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mo life Jun 05. 2021

기억,.

짧은 소설.


  길을 걷다 알 수 없는, 기억에 없는 사람이 반갑게 인사를 했다. 아무렇지 않게 인사를 한 그 사람은 고등학교 때 친구라며 자신을 소개하곤 안부를 물었다. 얼결에 대답을 하고 잠시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다음에 또 만나자며 서로 말을 하고는 헤어졌다.

  오랜만이라는 감흥도, 즐거움도, 기억도 없다. 낯선 사람이 길을 묻고 떠나는 것처럼 헤어진 느낌이 들었다. 소중한 친구였을까? 아니면 그냥 아는 친구였을까? 아님 그냥 같은 반이었다는 추억만 간직한 친구였을까? 이런 질문까지 갔을 때 뒤를 돌아봤다. 사람 무리 속 깊숙한 곳에서 그 친구의 뒷모습이 보였다. 익숙한 뒷모습이었다. 정례조회 때 앞줄에 서 있었던 그리고 늘 웃었던 친구가 기억이 났다. 잃어버린 기억이 돌아왔다. 사실, 그 시절, 존재감이 없었던 건 나였다. 그런 나를 그는 기억했고, 인사를 했다. 무슨 생각이었을까? 

  이제야 떠올린 그 친구. 그의 뒷모습을 눈으로 따라갔다. 연락처라도 물어볼 걸 그랬나? 좀 더 친한 척을 했었어야 했나?

  그리워졌다. 기억하지도 못하던 스쳐 지나간 친구가 그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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