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80 객관적인 퇴고 가능할까?

끝날기미가 안보이는 원고 퇴고, 언제 교정을 넘기나

by 땅콩

어제에 이어 오늘도 아침 9시부터 책상머리. 어깨가 결려서 어제에 이어 덤벨운동을 30분정도 했다. 견적의뢰에 대한 답변을 보니 200만원 예산에 100부정도 가능할 것 같다는 답변. 그럼 책 제작단가가 2만원이라는 소리. 이렇게 되면 책값을 얼마로 책정해야 하는가. 헐....후가공 하나를 빼야하나 책커버말고 노출제본으로 심플하게 가야하나. 고민이 되었다. 그래 일단 후가공 박인쇄는 빼고 여차하면 노출제본 합지가공으로 하는 수밖에. 2만원은 너무 비싸잖아 ㅠㅠ

어제 인쇄해놓은 원고를 다시 훑어보았다. 퇴고를 지난달 내내 했던 것 같은데 볼 때마다 또 고칠데가 나온다. 원고의 60%는 이미 인스타그램에 게재했던 단상들이다. 인스타그램에 글을 쓸 때도 오래 걸리지만 써놓고 나서 한 일주일간은 계속 그 문장들을 수정한다. 내가 정확히 알고 있지 않은 단어를 남용하지 않으려고 챗 GPT에게 물어보고 문단을 통째로 올려서 어색한게 있는 지 봐달라고도 한다. 하지만 녀석의 말을 거의 수용하진 않는다. 그러다보면 내 문체나 리듬 이런 것들이 납작해지기 때문이다.


다만, 편집자없이 내가 얼마나 객관적일 수 있을까? 내 글에 대해서.... 이런 고민이 든다. 그나마의 위로는 이건 독립출판물이고 아카이빙이 목적이잖아? 원고가 좋지 않으면 편집자도 어쩔 수 없는 일이고. 그리고 나는 데뷔못한 연습생(?)이니 완벽한 퇴고는 죽을 때 끝날것이라며 서글픈 위로를 하고 화이팅을 했다.


화이팅에는 역시 먹는 게 최고. 아침겸 점심으로 아이들이 안먹고 간 잼바른 식빵으로 원디시- 요리를 건너뛰고 라떼를 만들어먹었다. 내 라떼는 인스턴트 커피스틱 2개를 뜨거운 물에 살짝 녹이고 덥힌 우유를 거품내어 부은 다음 토피넛가루를 두스푼 정도 넣는다. 부드럽고 뜨겁고 담백하다. 하지만 어깨가 나아지지 않는다. 아무래도 사흘 째 모니터를 너무 들여다봤나보다. 발목도 시큰거리기 시작하고, 평소 4kg덤벨로 근력운동을 하고 있긴 했지만 사흘만에 바닥날 줄이야.

일단은 제대로 손 볼 페이지에 스티커를 붙여놓았다. 긴 글(원고지 20매정도)이 너무 없는 것 같아 블로그에 올렸던 것 중 2개 추려서 추가했다. 막내가 하교해서 간식을 해달라길래 남은 식빵으로 식빵피자를 해주었다. 햄이 남아서 모닝빵에 샌드위치도 싸놓았다. 이건 아마 딸이 먹을 것이다. 저녁 산책을 하자고 조르길래 채소를 조금 사둬야겠다 싶어서 15분 거리의 마트에 아이들과 다녀왔다. 찬바람을 쐬니 정신이 좀 맑아졌다.


옆 책상에서 둘째가 수학문제집을 들고와 풀다가 울음을 터뜨렸다. 수학을 잘하고 싶다고 우는 녀석. 그 때 마침 중학생이 된 큰 애가 들어와서 알은 체를 한다. 오, 이거 나 35점 맞았었는데! 이게 그냥 순서만 지켜서 계산하면 되는 간단한 건데 그땐 왜 그렇게 못했나몰라 홍홍홍 웃으며 나간다. 문제집 푸는 걸 조금 도와주다보니 벌써 10시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낼은 책상을 좀 떠나야겠다. 쌓인 빨래도 개고 티라미수와 라구소스를 만들면서 힐링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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