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심해지면서 배달이 생활에 깊숙이 들어오게 되었다.
생필품, 식재료부터 음식, 음료까지 배달의 범위가 넓어지면서 다양한 배달 앱과 쇼핑몰 앱을 사용하게 되었고,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에서 제품을 사다보니 이전에 비해 다른 사용자들의 리뷰를 중요하게 참고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앱 별로 리뷰를 제공하는 방법부터 작성하도록 유도하는 방법까지 다양한 방법이 활용되고 있다는 점을 발견하면서 흥미롭게 눈에 들어오는 부분들이 생겼다. 불편했던 요소부터 눈에 띄었던 요소까지, 나중에 참고하기 좋도록 기록으로 남겨보게 되었다.
리뷰 작성을 귀찮아하는 내게, 앱에서의 리뷰 작성 화면까지 알아서 찾아가는 과정은 굉장히 번거롭다. 특별한 리워드가 있지 않는 이상 잘 수행하지도 않는다. 그런 내게 SSG.COM 앱은 나의 리뷰 작성에 높은 진입장벽을 제공하는 방해 요소가 많다. 우선 리뷰를 작성하기 위한 진입경로가 특이했다. 리뷰를 작성하기 위해 [주문내역] 화면에 진입했는데, 다른 쇼핑몰 앱에서는 주문내역에서 상품 별로 리뷰를 작성할 수 있도록 버튼을 제공하는 것에 비해 SSG.COM 앱은 주문일 하단에 [리뷰작성] 버튼을 터치해야만 했다. 게다가 특정 일자의 [리뷰작성] 버튼을 선택한 후이기에 당연히 해당 일의 상품만 노출될 것으로 예상한 나의 예상과는 달리, 여태 주문한 모든 상품이 추천순으로 정렬되어 보였다. 보통 주문한지 오래된 상품에 대한 리뷰를 쓰는 경우보다는 최근에 주문한 상품에 대한 리뷰를 쓰는 경우가 더 빈번할텐데 예상과 다른 화면에 당황스러웠다. 추천순으로 정렬되는 상품의 기준 또한 명확하지 않아 혼란스러웠고, 최근에 구매한 상품을 찾기 위해 정렬순을 바꿔야 하는 불편함도 발생했다.
그렇다면, 사용자에게 리뷰 작성에 대한 진입장벽을 어떻게 낮게 제공할 수 있을까?
네이버 페이 같은 경우, 결제 내역 내 상품의 리뷰를 쓸 수 있도록 함께 제공하고 있다. 리뷰를 작성하지 않은 상품의 경우, [리뷰쓰기] 버튼을 별도의 색상으로 강조하여 인지하기 편했다. 다만, 내가 리뷰작성 가능한 것만 sorting해서 보여진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쿠팡이츠 또한 유사하게 [주문 내역]에서 리뷰를 작성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었다. 상단에 '아직 리뷰를 작성하지 않은 주문이 n건 있어요.' 라는 알림이 꽤 편리하다는 생각에 해당 알림을 터치했지만, 아무 이동이 발생하지 않아 당황했다. 알림성 기능만 있을 뿐, 해당 화면으로의 이동은 제공되지 않아 해당 기능의 유용성에 대해 의문이 들기도 했다. 물론 다건이 발생할 경우에 대한 처리 이슈 때문에 이동을 제공하지 않았을 수 있지만, 리뷰를 작성하지 않은 주문 중 가장 최근 주문으로만 이동시켜줬어도 편리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았다.
앞에서 언급했던 SSG.COM에서는 정렬을 변경하여 리뷰를 작성하고 목록으로 돌아오면, 정렬이 다시 [추천순]으로 회귀한다. 덕분에 내가 특정일에 주문한 상품 하나를 작성하고 목록으로 돌아오면, 다시 정렬순을 변경해야하는 웃지 못할 번거로움이 발생한다. 이러한 제공은 사용자의 피로를 증가시켜 화면을 이탈하게 만들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이에 반대하는 좋은 인터랙션의 예를 발견할 수 있었는데, 배달의 민족 앱의 B마트였다. B마트는 특정 상품의 리뷰를 작성하고 나면 다음 상품의 리뷰 작성 화면으로 자연스럽게 하위 카드뷰가 넘어간다. 우측 상단의 [건너뛰기] 버튼도 화면 이탈없이 다른 상품으로 자연스럽게 행위를 유도한다. 간편한 인터랙션 하나가 전반적인 사용 흐름을 끊지 않고 자연스러운 연결을 돕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추가적으로 사용자의 리뷰 작성을 유도하는 장치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명확한 리워드 제공이 가장 큰 요소로 작용하지만, 그 외에도 눈에 띄는 다양한 요소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리뷰를 작성하는 시점이 대부분 언제쯤일까. 특히 배달음식 같은 경우는 수령 즉시 먹는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바로 리뷰를 유도하는 것이 좋다. 쿠팡이츠 같은 경우는 음식을 수령한 후 30분~1시간 후 쯤에 주문에 대한 리뷰를 남겨달라는 알림을 제공한다. 수령한 후 해당 시간대 쯤이면 주문한 음식을 대부분 먹은 후이기 때문에 굉장히 유용하다. 이는 카카오T에서도 활용하고 있다. 카카오T는 서비스 이용 개선에 도움을 달라는 구체적인 문구를 제시함으로써, 내가 특정 행위를 수행하는 것이 다른 일에 도움될 수 있다는 심리를 자극하여 사용자 행위를 유발하고 있다.
이러한 푸시 알림 외 쿠팡이츠는 다음 이용을 위해 앱에 접속했을 때 bottom sheet로 이전 주문 이력에 대한 리뷰를 유도한다. 이는 푸시 알림을 통해 별도 앱을 접속해야하는 번거로움보다는, 앱에 접속한 김에 리뷰 화면로 자연스럽게 이동시킬 수 있어 좋은 수단이 된다. 게다가 문구 또한 '24분 만에 배달 완료!'라는 사용자들이 배달 주문 시 중요한 요소로 손꼽는 배달 시간을 구체적으로 드러냄으로써 긍정적인 리뷰를 유도하고 있다. 네이버 페이 같은 경우는 리뷰를 작성한 후 한달이 지나면 [리뷰쓰기] 버튼이 [한달사용리뷰]로 변경된다. 수령 직후의 후기 말고도 한달 후의 후기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상품같은 경우 굉장히 유용한 기능이라 생각이 들었지만, 이전 결제 내역을 찾아야할 일이 있어 얼떨결에 발견했다는 점은 다소 아쉬웠다. 한달 전 구매 내역을 애써 찾아 리뷰를 남기는 사용자가 얼마나 될까. 별도의 알림이 있다면 해당 기능을 사용하는 사용자들이 더 늘어날 수 있지 않을까.
리뷰를 작성하면 주어지는 혜택을 보여주는 방식에 가장 많이 쓰는 방법은 배너다. 보통 리뷰를 작성할 때 얻을 수 있는 혜택에 대해서는 상품 상세 정보 화면에 제공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방식 말고는 리뷰 작성을 유도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SSG.COM 앱은 리뷰를 작성하러 들어온 사용자를 공략한다. 리뷰 작성 화면에 진입한 사용자들은 상품 구매만 하는 사용자들보다 적극적인 사용자일 가능성이 높다. 어느 정도 잠재적인 적극성을 가진 사용자들에게 등록 버튼 근처에 위치한 프리미엄 리뷰 배너는 '좀더 보완하면 포인트를 더 받을 수 있겠네.'라는 인식을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는 방아쇠 역할을 하기 좋다. 오늘의 집 앱 같은 경우, 사진 업로드를 선택 항목으로 두지만 이를 수행할 경우에 대한 포인트 증정을 눈에 두드러지게 명시한다. 작성화면에 자연스럽게 '사진 컨텐츠 하나만 추가하면 포인트를 더 받을 수 있어.'라는 인식을 불러일으키는 작은 장치는 사진 컨텐츠가 중요한 오늘의 집 서비스에 좋은 역할이 되어주고 있다.
서비스 제공자 입장에서 다양한 관점의 리뷰를 받고 싶은 것은 당연할 것이다. 이에 많은 정보 입력하는 경우를 종종 보았는데, 이러한 많은 입력 요구는 사용자로 하여금 부담감을 느껴 오히려 이탈로 이어지게 할 수 있다. 실제로 티몬 앱에서 리뷰를 작성하러 들어갔다가, 상품/배송 만족도부터 너무 많은 항목을 체크해야하는 것을 확인하고는 적립금을 포기하고 바로 앱을 닫았던 기억이 있다.
이러한 점을 올리브영 앱에서는 센스있게 대처했다. 올리브영은 처음에는 별점 입력만을 요구하여 입력의 부담을 줄여준다. 모바일은 화면이 작고 간편한 행위만을 하려는 목적이 크다. 그러다 보니 많은 정보를 입력하는 경우는 여전히 부담으로 남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이러한 단계적 정보 입력은 은행 앱 등에서도 많이 활용하는 방안이다.특히, 별점을 입력하고 나서 순차적으로 다음으로 입력해야할 항목을 보여준다면, 사용자는 입력한 별점이 아쉬워서라도 나머지 항목을 채워넣지 않을까.
서비스 기획일을 하면서 이전에는 인지하지 못했던 부분들이 눈에 조금씩 들어온다. 이렇게 글을 적어도 나또한 어느새 기획할 때 개발 상황이나 일정 등에 타협하기 때문에, 서비스가 이렇게 구현된 상황에 이해를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기록으로 남겨두는 것은, 많은 서비스를 들여다 보아야 좋은 서비스를 만드는 눈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점이 있었다면, 리뷰 작성 화면이 예전에 비해 많이 발전했다는 점이었다. 간략하게 입력필드만 있던 예전에 비해 재미있는 인터랙션 뿐만 아니라 다양한 항목에 대한 입력 요구 뿐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유용한 리뷰를 유도할 수 있을지, 서비스들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음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이러한 고민들을 바탕으로 더 풍성하고 좋은 서비스들이 지속적으로 나왔으면 하는 바램으로 글을 마쳐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