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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두부인 May 17. 2021

[인터뷰] 40대,20대딸,시크한그녀

[익명의녀자들]6번째

1. 당신의 일상이 궁금해요. (어제 뭐 하셨어요?) 


멘토링 활동으로 청소년 아이를 만나는데, 어제 만나고 왔어요. 하루 종일 집에만 있는 일상이었는데 일주일 한 번 외출할 일이 생겨 조금의 활력이 되는 것 같아요. 뭔가를 하고는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약간의 안심도 되고, 게으르다는 자책감도 덜 하게 되고요.


시크한 그녀님이 그린 자화상


2. 당신의 닉네임, 나이, 당신이 함께 살고 있는 사람을 소개해 주세요. 


저는 46세의 ‘시크한 그녀’입니다. 언제 봐도 사랑스러운 예쁜 딸과 너무 가정적이라 살짝 불편한 남편과 살고 있어요. 각자 취향이 달라 괴로울 때도 있지만 적당히 맞춰가며 살고 있어요. 


3. 당신의 마음속에 들어온 누군가에 대해 알려주세요. (남친, 남편, 가족 말고) 


최근의 특별한 누군가는 없지만 ‘나빌레라’ 드라마에 꽂혀있어요. 남편 취향이 아니라 같이 볼 수 없어 재방송으로만 몇 회 보았어요. 너무 짧은 드라마인 것도 아쉽고, 제대로 보지 못해 안타까워하는 중입니다. 언제쯤 다시 보기가 가능할지 그날이 오기를 고대하고 있어요.


4. 요즘 당신의 고민은


석사를 마쳤는데 마땅한 일자리가 없어 고민이 많아요. 일자리의 질도 그다지 좋지 않아서 더 고민이 돼요.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면 마음에 드는 곳에 갈 수도 있겠지만 아무도 확답할 수 없는 일이니까요. 저에게는 효율성이 중요한데 들인 시간이나 노력에 비해 성과가 없는 것 같아 포기할까 하는 마음도 들어요. 



5. 올해 하고 싶은 게 뭐예요? 


운전을 하고 싶어요. 작년에도 같은 생각을 했었는데 쉽게 실천이 되지 않더라고요. 일을 하고 있는 것도 아닌데 차를 구입할 수도 없고, 유지비용도 많이 드니까요. 

수영도 다시 하고 싶어요. 꽤 오랜 시간 동안 수영을 했었는데 이사와 코로나로 2년 가까이 못했어요. 코로나와 상관없이 수영장에 다니시는 분들도 있지만, 불편한 마음으로 다니고 싶지는 않아요. 얼른 코로나가 종식되어 마음 편히 수영을 하고 싶어요.


6. 혹시, ‘만두부인에게 하고 싶은 말’은?


항상 무언가를 열성적으로 하고 계시는 것 같아요. 그 에너지가 부럽습니다. 잘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을 조화롭게 잘 실천하는 롤모델이라고 할까요? 너무 열심히 살지 않으려는 제 가치관이 흔들리고, 나도 뭔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해요. 좋은 에너지를 가지고 있어 주변에서 보기엔 마냥 좋지만, 방전될 때까지 사용하시는 건 아닐까 걱정도 좀 돼요. 아이들만 챙겨도 하루는 정신없이 지나갈 텐데, 어떻게 이런 일들도 같이 할 수 있는지 궁금하면서도 걱정이 되더라고요. 나이를 먹을수록 건강이 중요하다는 생각 때문이겠지만 요. 




그녀는 20대 아이를 둔 엄마이다. 스스로 너무 행복해하는 너무 예쁜 딸의 엄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대에 엄마가 되었던 그녀가 고민과 어려움이 없었을까. 2년 전 그녀와 함께 했던 사람책 행사가 떠올랐다. 



그녀와 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우리가 나눈 꿈에 대한 정확한 정의는 "돈과 세상의 모든 한계가 없다면 당신은 무엇을 하고 싶나요."


그녀는 따뜻한 남쪽 섬나라에서 한동안 살고 싶다고 했다. 거기서 상담일을 하고 싶다고 했다. 하얀 백사장과 푸른 바다가 펼쳐진 그곳에서 그녀가 선글라스를 낀 채 긴 의자에 누워 있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녀가 그녀의 꿈을 이룰 수 있기를, 그 꿈을 포기하지 않기를 응원한다. 


나도 그녀를 보러 놀러 갈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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