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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두부인 Jul 01. 2021

[인터뷰] 40대,10대자매,워킹맘

[익명의녀자들]8번째 이야기

어제 뭐 하셨어요?

 

새벽 5시 기상. 

청소(닦기), 108배, 씻고, 밥 준비

7시 10분 출근 

점심시간에는 예전 회사 동료들 만나 점심

7시 퇴근

애들과 저녁 먹고, 빨래 돌리고, 널고, 개키고 

9시 40분 취침

 

당신의 닉네임과 가족을 소개해 주세요.


이나리, 46세, 남편, 중1 딸, 초3  딸

 

당신의 마음속에 들어온 누군가?


멘토와 20살 정도 어린 동료들 4명. 멘토는 치명적인 병을 극복한 분임. 내 삶에 불을 지피기도 하고 단호하게 꾸중도 하고 말도 안 되는 칭찬도 해주고 더불어 내 건강을 위해 애써주기도 하고 늘 나를 돌봐주고 있는 대단한 분.


그리고 이직 후 만나게 된 20대 청춘들. 요즘 젊은 친구들은 나 어릴 때와 달라도 너무 달라서 자기 관리도 잘하고 배울 것도 너무 많구요. 시대의 흐름도 빨리 따라가고,  50을 바라보는 나랑 밥 먹어줘서 고맙고 이야기해줘서 고마워요! 멀리 보면 내 국민연금 책임져줄 분들인데 열심히 밥 사줄게요!

 


요즘 당신의 고민은?


이직

10대는 시키는 대로 하고 살았고

20대는 노느라 바빴고

30대는 목표 없이 회사 다녔고 남들 하듯 결혼하고 힘들게 가진 애들 낳고 겉멋 들어 살았고

40대는 경단녀에서 재취업하고 이직하고 또 이직을 준비 중입니다. 


그런데 특별한 능력이 없다 보니 이직 참 쉽지 않네요.

 

올해 하고 싶은 게 뭐예요?


이직하려는 곳에서 제대로 잘 배워서 평생 밥벌이의 길을 가는 것!

15년간 회사 다녔는데 그간 열심히만 다니고 잘하는 게 없는 일개미이었음을 깨달음.

 

만두부인에게 하고 싶은 말은?


저는 회사를 박차고 나와 애들 돌본다는 그 시간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몰랐습니다. 어쩌면 그 시간들은 나를 너무 작게 만드는 것 같았지요. 어딘가에 소속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이 못 견디게 힘들었고, 애 둘 보느라 동동 거리고, 집 정리하고 밥 하느라 동동 거리면서도 그 벅찬 하루하루가 나를 조금씩 갉아먹는다 생각했어요. 


만두부인은 쌍둥이들 위해 포기한 일이 떠오르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하지만 만두부인은 나처럼 ‘쪼그라들지 않고’ 가고 싶은 길을 가는 것 같습니다. 그 길이 쉽지는 않을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계단 한 계단 내딛는 모습에 박수를 보냅니다.


나리님이 몇 년 전 보내주신 아이들 사진 

 




•만두부인이 전하는 말 


외로웠다. 아이가 어릴 때, 아토피에 좋은 약이 뭔지, 아이 어린이집 소풍에 아이와 함께 가야 하는 건지, 동네 학교는 괜찮은지 모르는 게 정말 많을 때였다. 그때 우리 동네에서 눈에 띈 그녀. 한 아파트 6층에 살며 우리 아이들보다 한 살 많은 둘째를 키우는 그녀를 잡고 이런저런 문의를 하곤 했다. 


그때의 인연으로 우연히 만나면 늘 내가 먼저 달려 간다. 그녀는 나의 안부를 묻고, 장바구니에 있던 과일을 쥐어 주기도 한다. 신년 운세를 급히 봐주거나, 개인적인 일에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주기도. 참 고맙다. (그러고 보니, 나는 누군가에게 반가운 사람인가.. 흠.)


솔직하지만, 거침없는(!) 그녀의 인터뷰 글에 다시 한 번 그 존경의 필터가 더해진다. 우리 모두, 지금처럼 ‘쪼그라들지 말고’ 앞으로 걸어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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