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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여행, 출발 전 알아두면 좋은 사실들

뉴욕은 어떤 도시인가

by 만꺼

미국 동북부 대서양 연안에 자리한 뉴욕시(New York City)는 허드슨강 하구에 펼쳐진 명실상부 미국 최대의 도시다. 행정상 뉴욕주(New York State)에 속하며, 맨해튼, 브루클린, 퀸스, 브롱크스, 스태튼아일랜드 등 5개의 자치구(Borough)로 구성된다. 그 중 뉴욕의 상징인 맨해튼은 고층 빌딩이 숲을 이루는 ‘세계의 마천루’로, 미드타운과 다운타운을 걷다 보면 영화나 드라마에서 본 익숙한 풍경들이 연이어 펼쳐진다. 주요 관광지 또한 대부분이 맨해튼에 몰려 있어, 뉴욕 여행 시에 대부분의 일정을 맨해튼에서 보내게 된다. 브루클린과 퀸스는 예술, 젊은 감성, 개성 있는 카페, 독립서점, 갤러리 등 지역 특유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짧은 일정이라도 한두 번은 들러볼 만하다. 한편 브롱크스와 스태튼아일랜드는 관광지보다는 주거지역, 넓은 녹지공간의 성격이 강하다.


뉴욕시 전체는 섬과 반도가 혼재된 복잡한 도시 구조를 갖고 있다. 자치구마다 전혀 다른 분위기를 띄는데, 이를 도로와 철로, 페리 등 다양한 교통 인프라가 연결한다. 여행 일정을 세울 때에는 각 구역을 테마별로 나눠 여행하는 것도 추천된다. (예를 들어 하루는 맨하튼 여행, 하루는 브루클린 여행 이런식이다.)


뉴욕 여행은 이동 거리가 길고 도심 밀도가 높아, 무작정 ‘걸어서‘ 여행하는 것보다 지하철이나 차량 공유 앱을 적절히 섞어 쓰는 것이 체력과 시간을 아끼는 요령이다. 뉴욕 지하철은 24시간 운영되긴 하지만 안전을 고려하여 너무 늦은 시간에 돌아다니는 것은 권장하지 않는다.


맨해튼

한편 위치적으로 뉴욕은 미국 동북부 해안의 핵심 도시로, 대서양을 따라 펼쳐진 도시의 스카이라인과 강변 풍경이 인상적이다. 남쪽에는 워싱턴 D.C., 북쪽에는 보스턴이 자리하고 있어 동부 주요 도시들을 연결하는 관문 역할도 맡고 있다. 암트랙 등 철도 덕분에 다른 도시로의 이동도 가능하기 때문에, 뉴욕에서 보스턴이나 워싱턴 D.C.로 당일치기 또는 1박2일 소도시 여행을 계획하는 여행자도 많다.


뉴욕 대도시권에는 JFK(존 F. 케네디), 라과디아(LGA), 뉴어크(EWR) 등 3개의 국제공항이 있는데, 공항마다 특징과 기능이 조금씩 다르다. JFK와 뉴어크 공항은 인천에서 직항이 운항되는데, JFK는 맨해튼 동남쪽, 뉴어크는 허드슨강 건너 뉴저지에 위치한다. 한편 라과디아는 국내선 중심의 공항이다. (관광객은 거의 이용할 일이 없다) 세 공항 모두 시내와 거리가 상당하나, 공항버스, 택시, 우버, 지하철 연계 셔틀 등 공항에서 시내로 갈 수 있는 선택지가 많아, 숙소 위치와 비용을 고려하여 이동수단을 선택하면 된다.


자유의 여신상


뉴욕시의 인구는 약 850만 명으로, 미국 도시 중 단일 규모로는 최대를 자랑한다. 하지만 실제 생활권인 광역권(Metropolitan Area)까지 합치면 그 인구는 2,000만 명을 훌쩍 넘긴다. 여기에 전 세계에서 몰리는 여행객들까지 있어, 출근 시간대 맨해튼 거리를 걷다 보면 세계 어느 도시에서도 보기 힘든 인파와 활기를 직접 체감할 수 있다.


백인, 흑인, 히스패닉, 아시아인을 비롯해 수많은 민족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도시답게, 영어뿐 아니라 스페인어, 중국어, 한국어 등 다양한 언어가 거리와 상점 곳곳에서 들린다. 거리를 하나 건널 때마다 다른 문화와 음식, 종교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지는 만큼, 맨하튼만 둘러봐도 마치 세계 여행을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특히 차이나타운, 코리아타운, 리틀이탈리 등 각국 이민자 커뮤니티는 이러한 다문화적 매력을 직접 체감할 수 있는 대표적인 장소다.



브루클린 브릿지

뉴욕시의 총면적은 약 780㎢로, 서울(605㎢)보다 30%가량 넓다. 하지만 고층 건물과 길(신호등)이 촘촘하게 들어서 있는 지역 특성상 지도상 거리보다 ‘실제 이동 시간’이 훨씬 크게 느껴진다. 특히 맨해튼은 남북으로 길게 뻗은 섬 지형이라, 한 블록 이동하는 데에도 꽤 많은 시간이 걸린다. 예를 들어 센트럴파크 북쪽에서 자유의 여신상 페리 터미널(배터리파크)까지 한 번에 가려면 최소 2시간 30분은 잡아야 한다. 따라서 구글맵 같은 교통 앱을 자주 보면서 이동 구간마다 교통수단을 적절히 조합할 필요가 있다. (자유여행에 익숙치 않은 사람에겐 불편한 부분이다)


뉴욕의 기후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사계절이 뚜렷하지만, 계절별 변동 폭이 훨씬 크다. 여름(6~8월)은 고온다습한 데다, 고층 빌딩 사이 열섬 현상으로 체감 온도가 실제 기온보다 높게 느껴진다. 도심에서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질 수 있어, 작은 우산을 챙겨다니는 게 좋다. 겨울(12~2월)은 한파와 눈이 잦고 매서운 바람 때문에 실제 온도보다 춥게 느껴진다. 봄(4~5월), 가을(9~11월)은 대체로 쾌적해 뉴욕 여행의 최적기로 꼽힌다. 봄·가을 시즌에는 야외 음악제, 퍼레이드, 각종 마켓이 열려 도시의 역동성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연중 강수량은 고르게 분포하지만, 특히 여름·초가을에는 집중적으로 비가 내린다.

센트럴 파크

뉴욕의 역사는 네덜란드 식민지에서 시작됐다. 1624년 네덜란드인들이 허드슨강 하구에 ‘뉴암스테르담(New Amsterdam)’을 세우며 역사가 시작되었고, 1664년 영국이 이곳을 점령하며 ‘뉴욕(New York)’이란 이름을 얻었다. 미국 독립전쟁 시기에는 정치와 전투의 무대였으며, 1789년에는 조지 워싱턴이 초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상징적인 장소이기도 하다.


19세기에는 유럽과 아시아 등지에서 이민자들이 몰려오며 도시가 폭발적으로 팽창했고, 20세기 초 월스트리트가 자리 잡으면서 세계 금융의 중심지로 부상했다. 특히 자유의 여신상과 엘리스섬은 당시 이민자들의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미국에 첫발을 들이던 관문이었다. 영화 브루클린에서도 주인공이 뉴욕항에 도착해 자유의 여신상을 바라보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는 뉴욕이라는 도시의 상징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면이다. 산업화, 대공황, 세계대전, 9·11 테러 등 현대사 굵직한 변곡점마다 뉴욕은 미국 경제·문화·정치의 상징으로 기능했다. 오늘날 뉴욕은 이민자들의 도시이자, 글로벌 금융·문화예술의 중심지라는 복합적인 정체성을 자랑한다.



마지막으로 몇 가지 팁을 소개하자면, 먼저 맨해튼 지하철은 노선이 복잡하지만, 적응만 하면 동선 짜기에 아주 효율적인 구성이다. 초행자에게는 ‘Citymapper’나 ‘NYC Subway’ 앱이 큰 도움이 된다. 도보 경로는 구글맵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미국 특유의 팁 문화도 익혀두면 좋다. 식당은 15~20%, 택시·호텔 룸서비스도 소액 팁을 준다. 대부분의 상점과 식당은 신용카드, 모바일 결제가 가능해 현금은 소액만 준비하면 충분하다. 전반적으로 치안은 양호하지만, 야간에는 인적 드문 곳을 피하고 귀중품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은 기본이다.


한편 인기 명소의 경우 당일 현장 티켓 구매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고, 인기 뮤지컬이나 스포츠 경기처럼 수요가 몰리는 공연은 아예 수개월 전부터 예약이 마감되는 경우도 흔하다. 그렇지만 원하는 공연을 놓쳤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뉴욕은 계획하지 않은 ‘우연한 발견’이 여행의 즐거움이 되는 도시다. 다양한 음식 문화나 마켓, 길거리 공연처럼 일정에 없던 경험들이 오히려 더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도 한다. 예측 불가능한 에너지가 가득한 도시인 만큼, 현지인의 일상이나 거리의 풍경을 직접 느끼다보면 자연스럽게 뉴욕만의 매력을 체감할 수 있다.


> 내 멋대로 작성하는 뉴욕 여행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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