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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페낭과 랑카위 여행지 비교

말레이시아 서북부의 대표 여행지 비교하기

by 만꺼

말레이시아 서북부에는 서로 다른 매력을 지닌 여행지가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하나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도시 조지타운을 중심으로 한 페낭(Penang), 다른 하나는 섬 전체가 면세 구역이자 자연 중심의 휴양지인 랑카위(Langkawi)다. 두 지역은 항공 이동으로 약 40분 거리로 가까우나, 여행지의 성격은 분명히 다르다.


두 지역 중에 어디가 낫냐라고 묻는다면, 여행 일정, 취향, 동행자 성향에 따라 선택지가 갈리는 만큼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컨셉이 상이하다 보니 여행 목적에 따라 더 적합한 여행지는 정해져 있다.


그래서 이번 포스팅에서는 여행 콘셉트, 핵심 여행지, 음식 문화, 쇼핑 시설, 숙소 스타일 등 5가지 기준을 중심으로 페낭과 랑카위를 비교 정리했다. 특히 한 도시만 선택해야 하는 여행자뿐 아니라, 두 지역을 연계해서 효율적으로 여행하고자 하는 이들에게도 실질적인 기준이 될 수 있도록 구성했다.



1. 도시 개요 및 여행 콘셉트

페낭은 수도 쿠알라룸푸르보다 북서쪽에 위치한 역사도시이자 문화 중심지다. 중심지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조지타운(George Town)이며, 과거 영국 식민지 시절의 건축과 다양한 민족이 혼재된 거리가 이국적인 여행 분위기를 형성한다.


페낭 벽화거리

페낭은 도시의 인문·역사적 자산이 풍부하고, 말레이시아에서도 음식으로 유명한 도시 여행지이다. 따라서 여행 콘셉트는 도시 탐방, 미식, 문화유산 체험이 중심이다. 도보나 대중교통으로도 이동이 용이해 초행자에게도 부담이 적은 편이다. 도시는 작지만 구조가 잘 잡혀 있어 3일 정도면 주요 코스를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다.


반면 랑카위는 리조트와 자연 감상에 초점이 맞춰진 휴양지이다. (그래서 말레이시아의 제주도라고 불린다) 중심 도시는 쿠아 타운(Kuah Town)이지만, 여행자에겐 쿠아 타운보다는 다른 지역이 더 인기가 좋은 편이다. 실질적으로는 섬 전역이 관광지라고 할 수 있다.


랑카위 다잉분팅 호수

특히 지질공원, 맹그로브 숲, 스카이브리지, 고요한 해변 같은 자연 기반 콘텐츠가 중심을 이룬다. 따라서 여유롭게 리조트에서 하루를 보내거나 스쿠터·렌터카를 이용하여 이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최소 4일 이상은 체류할 것을 추천한다.


두 여행지는 분위기 면에서도 차이가 크다. 페낭이 홍콩이나 싱가포르 같은 도시형 섬의 활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라면, 랑카위는 발리처럼 고요하고 간섭 없는 자연 속의 섬에 가깝다. 섬이라는 공통점보다는 차이점(도시의 구조와 거리감, 이동 수단, 체류 스타일)이 더 두드러진다.


2. 핵심 여행지

페낭 여행의 중심은 뭐니 뭐니 해도 조지타운(George Town)의 세계문화유산이다. 유럽풍 식민지 건축, 페라나칸 문화, 스트리트 아트, 전통 사원들이 좁은 골목마다 펼쳐져 있어, 길을 걷는 것 자체가 하나의 투어이다. 조지타운 인근의 벽화 거리나 페라나칸 맨션, 킴벌리 먹자골목은 도시적인 매력과 문화 체험, 미식이 조화를 이룬다. 전통과 현대가 겹쳐지는 느낌이 있어, 사진 찍기에도 좋다.


랑카위 스카이브릿지

반면 랑카위의 대표적인 콘텐츠는 맹그로브 투어 탄중루 해변, 그리고 산 정상에서 바다를 내려다보는 랑카위 스카이브리지다. 해변에서는 제트스키, 패러글라이딩 등 각종 수상 스포츠를 즐길 수 있고, 일몰 명소가 많아 불멍 하듯이 조용히 떨어지는 해를 보며 하루를 마무리하기 좋다. 특히 스카이브리지는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전망대로 정상에서 바라보는 뷰는 다른 동남아 섬들과는 또 다른 스케일을 자랑한다.


두 여행지는 문화적인 결도 다르다. 페낭은 화교 중심의 혼합 문화가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어 불교·힌두교·이슬람 사원이 모두 공존하고, 다채로운 종교와 건축양식을 한 지역에서 체험할 수 있다. 반면 랑카위는 이슬람 문화 비중이 높은 섬으로, 모스크와 히잡을 쓴 주민들의 모습이 익숙하며, 전반적인 분위기가 보다 보수적이다. 이는 여행자가 보는 풍경이나 먹거리 등에도 영향을 미친다.


3. 음식 & 미식 문화

페낭의 스트리트 푸드


페낭말레이시아 미식의 수도라 불릴 만큼 음식 평가가 높다. 아삼 락사(Asam Laksa), 꿔 띠아오(Kway Teow), 로작(Rojak), 바쿠테(Bak Kut Teh) 등 개성 강한 로컬 메뉴가 많고, 각기 다른 민족의 조리법이 자연스럽게 섞여 있는 구성이 특징이다. 한 골목 안에서도 중국계, 인도계, 말레이계 음식이 공존하며, 길거리 음식의 완성도가 높고 가격도 저렴하다. 특히 조지타운 중심부는 워룽부터 스트리트 푸드, 전통 카페, 전통 사원 음식점까지 촘촘히 밀집돼 있어, 한 끼 한 끼가 탐험처럼 느껴질 수 있다.


반면, 랑카위의 미식은 페낭과 비교하자면 다소 아쉽다. 해산물이 풍부한 섬이지만, 대부분의 메뉴는 소박하고 익숙한 향신료 맛에 기반한다. 나시 참푸르(Nasi Campur), 사테(Satay)와 로띠 차나이(Roti Canai) 등 가정식에 가까운 메뉴가 주로 추천된다. 음식 자체보다는 바다를 보며 즐기는 식사의 분위기가 더 인상 깊은 경우가 많다.


페낭 대표음식 바쿠테

페낭은 조지타운, 킴벌리 거리, 리틀 인디아 등 맛집이 모여있는 중심지가 명확하고, 걸어서 여러 식당을 경험할 수 있다. 반면 랑카위는 체낭 거리나 쿠아타운 인근에 해산물 식당이 몰려 있지만, 이동 자체가 차량 중심이라 걸어 다니면서 이것저것 먹어보기는 힘들다. 선택의 폭도 상대적으로 좁다.


4. 쇼핑 & 상업 시설

쇼핑과 관련해선 페낭은 도시에 가깝다. 조지타운 중심에는 전통시장, 길거리 간식, 로컬 카페, 마사지숍이 골고루 분포되어 있고, 둘러보는 재미가 있는 번화가도 많다. 먹자골목은 물론이고, 수공예 상점이나 향신료 전문점, 복고풍 찻집 등 로컬 감성의 쇼핑을 할 수 있는 곳이 많다.


랑카위 면세점

반면 랑카위는 ‘면세’가 핵심이다. 섬 전체가 면세 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어, 술, 초콜릿, 향수, 화장품 같은 품목은 말레이시아 본토나 동남아 여타 도시보다 확실히 저렴한 편이다. 특히 초콜릿과 주류는 선택지가 다양하고 가격 경쟁력이 높아, 목적이 분명하다면 만족도가 높다. 다만, 랑카위의 면세 쇼핑은 브랜드나 품목의 다양성은 떨어지는 편이다.


5. 숙소 스타일

숙소는 여행의 무드를 결정짓는 가장 큰 요소 중 하나다. 특히 말레이시아처럼 기후가 덥고, 외부 활동보다 숙소 자체에서 보내는 시간이 중요한 곳에서는 어떤 분위기의 공간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여행의 만족도가 좌우될 수 있다.


페낭은 조지타운을 중심으로 부티크 호텔, 게스트하우스, 저가 호텔이 골고루 분포돼 있고, 전통 건축을 개조한 헤리티지 호텔들도 제법 많다. 숙박비도 비교적 저렴하며, 소규모 숙소가 대부분이라 개인적인 분위기를 선호하는 여행자에게 적합하다. 보통은 조지타운 내의 숙소를 선택하여 인근의 관광지를 도보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다.


파크로얄 랑카위

랑카위는 반대로 리조트가 중심이다. 해변과 가까운 대형 리조트, 풀빌라, 오션뷰 호텔 등이 주를 이루며, 숙소 그 자체가 여행의 목적이 되는 경우가 많다. 판타이 체낭(Pantai Cenang)과 텡가(Tengah)는 여행자 밀집 지역으로 페낭보다는 비싸지만 한국보다는 훨씬 가성비 좋은 리조트가 즐비하다. 더욱 고급스러운 숙소를 원한다면 탄중루(Tanjung Rhu)나 디타이 베이(Datay Bay) 쪽의 리조트가 적합하다. 이 지역의 리조트는 투숙객 전용 프라이빗 해변을 갖추고 있어 조용한 휴식이 가능하다.




정리하자면 도시 탐방과 미식을 좋아하는 여행자라면 페낭이 적합하다. 조지타운을 중심으로 한 도보 여행이 가능하며, 골목마다 숨어 있는 로컬 식당과 스트리트 아트, 전통 건축물들을 따라 하루 종일 걷고 보고 먹는 여행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특히 혼자 여행하는 사람이나, 역사·문화·음식에 관심이 많은 여행자라면 페낭은 걷는 것만으로도 일정이 꽉 찬 도시다.


반면 자연 감상, 휴식, 물놀이를 선호하는 여행자라면 랑카위가 더 잘 맞는다. 활동의 중심이 해변이나 숙소에 있기 때문에, 도보보다는 스쿠터나 차량을 활용해 여유롭게 이동하고, 숙소에서 쉬는 시간이 많다. 특히 가족 단위 여행자나 유아를 동반한 여행자에게는 조용하고 안전한 숙소 환경이 장점으로 작용한다. 다양한 투어 상품이 준비돼 있어 체력적으로 무리하지 않고도 자연을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다.


페낭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물론 가장 이상적인 여행 코스는 두 도시를 연계하여 모두 방문하는 것이다. 한국에서 말레이시아는 거리가 의외로 멀기 때문에 자주 방문하기 쉽지 않은데, 반대로 페낭과 랑카위는 지리적으로도 가까워 항공으로 약 40분이면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페낭 3일 + 랑카위 4일 혹은 그 반대 루트로 구성하면, 도시의 활기와 자연 속 여유로움을 모두 누릴 수 있는 여행이 가능하다.


> 내 멋대로 작성하는 랑카위 여행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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