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중루의 소소한 맛집들
이 포스팅은 '탄중 루 해변 여행 가이드 1부'에서 이어집니다.
랑카위 북동쪽 끝자락, 탄중루(Tanjung Rhu)는 조용한 해변과 고급 리조트가 공존하는 대표적인 프라이빗 휴양지이다. 하지만 판타이 체낭처럼 번화한 먹거리 거리나, 쿠아타운처럼 다양한 로컬 식당은 별로 없다. 탄중루의 식당은 선택지가 많지도 않고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식당이 대부분이다.
그렇다고 해서 미식을 포기할 수는 없는 법. 탄중루에 머무르면서 실제로 방문하거나 에어비앤비 호스트의 추천을 받은 곳들 중, 구글맵 평점이 높았던 식당 9곳을 소개한다. 한국인이 별로 없는 지역이라 누가 이 포스팅에 관심이 있을까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열심히 찾아본 정성이 아까워 정리해보았다.
탄중루에서 가장 유명한 식당을 꼽으라면 단연 이곳, Scarborough Fish & Chips가 빠지지 않는다. 일단 구글 리뷰 수부터 압도적으로 많다. 이 곳은 바닷가 바로 앞에 자리한 작은 캐주얼 레스토랑이다. 테이블에서 몇 걸음만 옮기면 곧장 해변에 닿는 곳으로, 특히 일몰 시간대에는 붉게 물든 수평선을 감상하며 식사할 수 있어, 식사와 풍경을 동시에 즐기기에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대표 메뉴는 이름 그대로 영국식 Fish & Chips가 대표이지만, 현지 해산물을 활용한 요리도 꽤 평이 좋다. 개인적으로는 치킨 버거나 Calamari를 추천한다. 가격대는 RM 40~60 수준으로, 랑카위 평균보다는 조금 높은 편이지만 경치와 분위기를 생각하면 납득이 되는 수준이다.
서양인 여행자 비율이 높은 편이며, 혼자 와서 바다를 바라보며 책을 읽거나, 맥주 한 잔 곁들여 여유롭게 식사하는 모습도 자주 보인다.
여행 중 아침 식사를 현지인처럼 가볍고 간단하게 해결하고 싶다면, Roti Canai Power를 추천한다. 이곳은 포장 중심의 와룽으로, 로컬 주민들이 아침 식사를 해결하는 식당이다. (이 일대에 아침에 영업하는 식당이 드문드문 늘어서 있다)
간판 메뉴는 역시 이름 그대로 Roti Canai. 갓 구운 바삭한 로띠에 커리 소스를 곁들이는 이 전통 말레이 요리는, 저렴하면서도 포만감이 상당해 아침 한 끼로 제격이다. 함께 먹기 좋은 말레이시아식 밀크티 Teh Tarik은 진하고 부드러운 단맛이 특징으로, 단번에 입맛을 깨워주는 역할을 한다. 가격은 대부분 RM 1~20 수준으로, 매우 저렴한 편이다.
Dawan Thai Kitchen은 외관만 보면 평범한 가족 식당처럼 보이지만, 맛으로 승부하는 숨은 현지 인기 맛집이다. 주차장도 따로 없고 간판도 작아 처음엔 지나치기 쉬운 곳이지만, 저녁 시간대가 되면 손님들로 북적인다.
메뉴는 전반적으로 태국 현지식 요리에 충실한 편이다.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Tom Yum Soup과 Pat Thai 그리고 신선한 해산물을 활용한 요리들이다. 태국식 향신료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에게는 다소 어려울 수 있지만, 태국 음식을 좋아한다면 만족도가 높을 것이다. 가격대는 RM 20~40 수준으로, 현지식 평균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바다에 둘러싸인 섬이라 신선한 해산물을 기대하게 되지만, 랑카위에서 정통 일본식 스시를 찾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런 점에서 Langkawi Sushi라는 식당이 눈에 띄었다. 이곳은 소규모의 스시야로 현지인보다 외국인 여행자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메뉴가 그렇게 다양하지는 않지만, Salmon Sushi, Tobiko Sushi 등 간단한 기본 메뉴는 갖추고 있는듯 하다. 가격대는 RM 40~70 수준으로 이 지역 평균보다 높은 편이지만, 향신료 강한 말레이시아 음식에 질렸다면 도전해볼만한 가치는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에어비앤비 호스트에게 말레이시아 현지식을 먹고 싶다고 싶다고 했더니, 이곳 Warung Jalak Lenteng을 추천받았다. 작은 간이식당 구조의 와룽으로, 정식 레스토랑이라기보다는 지역 주민들이 자주 찾는 소규모 식당에 가깝다.
메뉴는 말레이 전통 음식 중심인데, Laksa Lemak(코코넛 밀크 베이스 국수), Nasi Lemak, Koey Teow Goreng(볶음국수) 등 대표적인 로컬 요리들이 저렴한 가격에 제공된다. RM 5~15 사이로, 매우 저렴하다. 다만, 조리 시간이 매우 긴 편이라는 점은 반드시 감안해야 한다. 실제로 주문부터 음식이 나오기까지 거의 1시간을 기다렸다.
이곳은 말레이식 치킨라이스에 태국식 풍미를 더한 퓨전 스타일이 특징인 식당이다. 적당히 구워진 닭고기에 간장 소스와 향신료를 조화롭게 곁들여, 누구나 무난하게 즐길 수 있는 맛을 낸다. 현지식 특유의 강한 향이나 자극적인 맛이 적어, 로컬 푸드가 부담스러운 여행자에게도 환영받는다.
가격도 매우 합리적이다. 대부분의 메뉴가 RM 1~20 사이에 형성돼 있어, 저렴하면서도 든든한 식사를 원하는 이들에게 적합하다. 다만 탄중 루 해변에서는 다소 멀리 위치해 있어 스쿠터나 차를 타고 방문하는 걸 추천한다. (처음에 방문했을 때 30분 넘게 걸어서 갔는데 문이 닫혀있어서 좌절했었다)
Kepala Cafe는 탄중루 일대에서 보기 드문 감각적인 분위기의 로컬 카페 겸 식당이다. 대부분의 식당이 워룽이나 간이식당 스타일인 이 지역에서, 트렌디한 인테리어와 감성적인 분위기를 갖춘 매력적인 공간이다. 전체적으로 오픈 에어 구조에 넓은 좌석 배치가 돋보이며, 바깥 풍경을 바라보며 식사하거나 커피 한 잔 즐기기에 좋다.
묵었던 숙소 앞에 위치하여 가장 많이 방문한 숙소이기도 한데, 조식이나 브런치 메뉴 구성이 탄탄하다. 추천 메뉴는 Big Breakfast, 베이글 샌드위치, 그리고 다양한 커피들이다. 전반적으로 양이 넉넉하고 플레이팅도 깔끔해, 사진을 찍기에도 좋다. 가격대는 RM 20~35 수준으로, 이 지역 평균보다는 다소 높은 편이다.
따뜻한 국물 요리가 땡긴다면 이 식당을 추천한다. 이곳은 말레이식 국물 쌀국수인 비훈(Bihun Sup) 전문 식당으로, 규모는 작지만 구글 평점이 높은 식당이다. 대표 메뉴는 Bihun Sup과 Sup Ayam 등으로 맑고 담백한 육수에 닭고기나 향신료를 곁들인 단출한 구성이다.
가격대도 매우 착하다. 대부분의 메뉴가 RM 20 미만이며, 1인분 치고도 양이 넉넉한 편이다. 관광객보다 현지 주민이 자주 찾는 식당이며, 혼자 여행 중인 여행자들도 가볼만한 식당이라고 생각한다. (본인은 친구들이 원하지 않아서 가지 못했다)
탄중루 인근의 Pasar Malam Ayer Hangat는 매주 금요일에 열리는 전통 말레이 야시장(파사르 말람)이다. 주로 금요일에 가장 번화하지만, 다른 날에도 몇몇 점포는 문을 열어 간단한 간식이나 음료를 구매할 수 있다. 다양한 로컬 푸드를 맛볼 수 있고, 현지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식사를 하거나 장을 보는 모습도 흥미롭다.
추천 메뉴는 Satay(꼬치구이), Roti John(계란과 고기 소스를 곁들인 샌드위치), 볶음면, 그리고 각종 Teh Ais(아이스 밀크티)류. 대부분 RM 2~15 사이의 가격대로, 저렴하게 다채로운 메뉴를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일찍 마감되는 점포가 많으니 저녁 5시~7시 사이 방문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