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랑카위 탄중루 해변 여행 가이드 1부

말레이시아 랑카위 탄중 루 여행 가이드

by 만꺼

이번 랑카위 여행 중 2일은 사람 많은 관광지에서 조금 벗어나, 조용한 해변 하나를 골라 다녀왔다. 북동쪽 해안 끝자락에 위치한 탄중 루(Tanjung Rhu)라는 이름의 해변으로, 랑카위 대표 해변인 체낭에 비해 상점이나 숙소가 밀집해 있는 지역은 아니지만 오히려 그 점이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탄중 루 해변

탄중루 해변은 랑카위 북동쪽 해안 끝에 위치해 있다. 쿠아타운에서는 차량으로 약 22km, 체낭 해변에서는 약 35~40분, 공항에서는 약 30분 정도 소요된다. 대중교통 노선이 없기 때문에 오토바이나 차량 렌트가 필요하다. 해안 도로를 따라 달리다 보면 도로가 끝나는 지점에 공공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고, 여기서부터는 바로 해변으로 진입할 수 있다. 입장료는 따로 없고, 출입이 자유로운 공공 해변이다. Grab 호출은 가능하지만, 해가 지고 나면 배차가 어려워질 수 있어 미리 시간대를 정해 예약하는 것을 추천한다.


일반적인 관광지처럼 숙소, 식당, 상점이 해안선을 따라 밀집된 구조가 아니라, 말 그대로 자연 속에 고립된 듯한 분위기를 가진 곳이다. 상업화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아 바다와 모래, 나무 외에는 눈에 띄는 시설이 거의 없다. 바다색은 맑고 투명한 에메랄드빛이며, 모래는 미세하고 밝은 톤이다. 해안선을 따라 줄지어 있는 카수아리나 나무들이 인위적인 파라솔 없이도 그늘을 만들어주며, 해변 이름의 ‘루(Rhu)’도 이 나무 이름에서 유래했다.


방문객이 적고 조용한 분위기가 잘 유지되기 때문에, 여유롭게 바다를 감상하고 싶은 여행자에게 적합하다. 파도가 거의 없어 수영이 가능하고, 해안선을 따라 산책하기에도 좋다. 특히 간조 시간대에는 넓은 모래톱이 드러나 바다 위를 걷는 듯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의자나 보관함 같은 부대시설은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으며, 간단한 피크닉이나 일몰 감상을 계획한다면 돗자리와 타월, 물과 간식 정도는 사전에 준비해 가는 것이 좋다. (간단한 샤워 시설은 갖추고 있다) 해변 초입에 노점이 있긴 하지만, 선택지가 다양하진 않다.


이 지역은 가족 단위보다는 커플이나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은 여행자에게 더 적합하며, 장시간 머무르기보다는 1~2시간 정도 조용한 산책과 감상 위주 일정이 잘 어울린다. 해가 높은 낮 시간대에는 기온이 높고 그늘이 많지 않아 체류가 힘들 수 있으므로, 오전 시간이나 해질 무렵을 추천한다.


주변 여행지

망그로브 보트 투어

탄중루 해변은 조용한 산책과 바다 감상 외에도 소규모 활동을 곁들일 수 있는 장소다. 해변 자체는 상업 시설이 거의 없지만, 선착장(제티) 근처에서는 프라이빗 보트 투어망그로브 크루즈를 출발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은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며, 킬림 지오포레스트(Kilim Geoforest Park)나 맹그로브 숲을 따라 이동하는 에코 투어가 대표적이다. 정규 단체 투어보다는 1~4인 위주의 소규모 보트가 많아, 조용한 분위기를 해치지 않으면서 자연을 둘러보기에 알맞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스노클링도 가능하긴 하지만, 장비 대여나 안내 시설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아 직접 준비해야 한다. 주변 해역은 파도가 거의 없어 입수에는 적합하지만, 바다 생태 자체가 스노클링 명소로 꼽힐 정도는 아니라는 점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얕은 바다를 따라 모래 위를 걷거나 발을 담그며 쉬는 정도의 활동이 현실적이다. 조용한 일몰을 감상할 장소를 찾는다면 해안선에서 북쪽 방향으로 이동하면 사람들이 거의 없어 붐비지 않고 머물기 좋다.


군웅 라야 정상

이 해변 일대에는 몇몇 방문해 볼 만한 명소들이 차량으로 10~15분 거리 내에 분포해 있다. 탄중루 제티에서 출발하는 망그로브 크루즈 외에도, 군웅 라야(Gunung Raya) 산자락의 Darulaman Sanctuary에서는 에코 트레킹과 자연 관찰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랑카위 최고봉인 군웅 라야는 차량 접근도 가능하지만, 그 아래 구간에서는 비교적 짧은 거리의 트레일이 잘 조성되어 있어 가볍게 들르기 좋다.


조금 더 이동하면 Galeria Perdana가 있다. 이곳은 마하티르 전 총리가 재임 기간 동안 외국에서 받은 기념품과 선물들을 모아 만든 박물관으로, 총 3개 블록에 걸쳐 약 3,000여 점의 전시물이 수집되어 있다. 건물은 전통 말레이 양식으로 지어졌고, 내부는 냉방이 잘 되어 있어 더운 날씨에 실내 관람 장소로 적합하다.

근처 Ayer Hangat 지역(도보 15분)에는 대표적인 이슬람 사원인 Masjid Riyadzussolihin이 위치해 있다. 사원 내부는 외국인에게 개방되어 있지 않지만, 하루 다섯 번 울리는 아잔(기도 안내 방송) 소리가 탄중 루 전체에 울려 퍼져 이국적인 분위기가 느껴진다. 한편 같은 지역에서는 매주 금요일 저녁에 야시장도 열린다.


Ayer Hangat Friday Night Market(야시장)은 오후 5시부터 10시까지 운영되며, 로컬 음식과 과일, 기념품, 간식류를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어 현지 분위기를 느끼기에 알맞은 장소다.


식사

노점에서 먹은 나시 아얌

탄중루 일대의 단점을 굳이 꼽자면, 관광지 개발이 덜 된 지역이라 식사 선택지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식당이 전혀 없는 시골 분위기는 아니며, 해변 인근이나 진입로 주변에 간단한 식사를 제공하는 식당들이 간간이 분포해 있다.



다만 메뉴는 대체로 기본적인 현지식이나 패스트푸드류로 구성되어 있으며, 로띠 차나이, 나시 참푸르, 사테, 햄버거 등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현지 분위기를 가볍게 체험하는 정도로는 괜찮지만, 메뉴의 다양성에 큰 기대를 하기는 어렵다.


또한 이 지역은 카드 결제가 불가능한 곳이 많기 때문에 일정 금액의 현금을 준비해 가는 것이 안전하다. 일부 식당은 오후 5~6시 사이에 영업을 마감하기도 하므로, 저녁식사까지 계획하고 있다면 사전에 영업시간과 위치를 확인해 두는 것이 좋다.


이틀간 머무는 동안 다녀본 식당은 별도로 소개할 예정이지만, 그중 하나는 따로 언급해 둘 만하다. 가장 고급스러운 식사를 원한다면 Four Seasons Langkawi 리조트 내 레스토랑을 예약해 이용할 수도 있다. 비투숙객도 사전 예약 시 입장이 가능한 고급 다이닝 공간이다. 레스토랑은 콘셉트에 따라 구분되어 있고, 인터내셔널 메뉴부터 전통 말레이식까지 다양한 구성을 갖추고 있다. 다만 해변과 직접 연결된 위치는 아니고, 리조트 내부를 따라 이동해야 하므로 접근성은 다소 떨어진다. 분위기나 음식 수준은 기대할 만하지만, 특별한 식사 경험을 원하는 경우에 한해 고려해 볼 만한 선택지다.


숙소

에어비앤비 숙소 분위기

탄중루 해변 인근은 그만큼 선택할 수 있는 숙소의 폭이 넓지 않으며, 체낭이나 쿠아타운처럼 저가형 호텔이나 백패커 게스트하우스는 거의 없다. 일반 여행자가 선택할 수 있는 숙소는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가장 대표적인 곳은 앞서 소개한 Four Seasons Langkawi다. 말레이시아 전역을 통틀어도 상위권에 드는 최고급 리조트로, 해변 북쪽에 단독 부지로 자리 잡고 있다. 객실은 프라이빗 빌라 형태가 많고, 가족 단위보다는 허니문이나 고급 휴양을 원하는 투숙객 중심이다. 부대시설과 전용 해변, 스파, 액티비티까지 모두 리조트 내부에서 해결할 수 있어, 외부 이동 없이 휴식을 원하는 여행자에게 적합하다. 다만 가격대는 매우 높은 편이다.


탄중루 해변과 가장 가까운 실용적인 숙소는 Tanjung Rhu Resort다. 해변과 직접 연결되어 있어 접근성이 가장 뛰어나며, 리조트 규모에 비해 한적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 조용한 환경에서 머물고 싶은 여행자에게 적합하며, 수영장과 식사 공간, 프라이빗 해변이 잘 갖춰져 있다. 체낭 지역의 리조트에 비해 외부 편의시설은 적지만, 해변 자체가 목적이라면 이동 없이 시간을 보내기 좋다. 성수기에는 빠르게 마감되므로 사전 예약이 필수다.


중간 가격대의 대안으로는 에어비앤비 숙소들이 있다. 대부분은 지역 주민이 운영하는 단독주택이나 로컬 스타일의 방갈로를 개조한 형태로, 현지 숙소를 체험한다는 생각으로 묵기에는 나쁘지 않다. 해변에서 도보 거리에 있는 곳은 드물지만, 차량으로 5~10분 내외의 거리에 조용한 주거지형 숙소가 여럿 분포해 있다. 다만 주변 상권이 매우 제한적이고, 숙소 위치에 따라서는 야간 이동이 어려울 수 있다.



탄중 루 해변


랑카위에서 조용한 휴식을 원한다면 탄중루는 분명히 고려해 볼 만한 장소다. 인파나 상업 시설 없이 자연 그대로의 환경을 경험할 수 있고, 일정에 따라 망그로브 크루즈나 일몰 감상 같은 소규모 활동도 곁들일 수 있다. 다만 이곳은 불편함까지 감수해야만 접근 가능한 곳이기 때문에, 사전 준비는 어느 정도 필요하다.


> 내 멋대로 작성하는 랑카위 여행 가이드


관련 포스팅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랑카위 면세 쇼핑 가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