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서울 스카이를 다녀오고 나서
부모님을 모시고 잠실에 서울 스카이 (롯데월드 타워)를 다녀왔다. 어쩌다가 갑자기 강남에서 1박을 하게 되면서 여행지를 부랴부랴 찾게 되었는데, 대도시에선 딱히 부모님이 좋아하실만한 곳이 잘 떠오르지 않았다. 그나마 서울 스카이가 유명세가 있으니 괜찮지 않을까 싶어서 모시게 되었다.
그런데 큰 기대가 없었음에도 부모님이 너무 만족하셨다.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어떤 요인이 부모님의 취향을 저격한 것일지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되었다.
먼저, 건물 자체에서 오는 압도적인 느낌이 있을 것이다. 롯데월드 타워는 총 123층에 555미터의 높이로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건물이라고 한다. 막상 직접 가서 보니 고개를 한참 젖혀야 할 정도로 높이가 압도적이긴 했다. 부모님께서도 63 빌딩은 아무것도 아니라며 연신 핸드폰으로 사진을 남기셨다.
두번째로 부모님이 좋아하셨던 건 높은 빌딩을 1분 만에 엘리베이터로 올라간다는 사실 그 자체였다. 이 부분은 좋아하실 거라고 전혀 예상치 못했던 부분인데, 왜냐면 엘리베이터는 이미 너무 익숙한 현대문명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엘리베이터라는 개념이 낯설었던 시기를 겪어본 세대에겐 이러한 기술의 발전이 더욱 신기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유리 바닥 위에 올라서 사진을 찍는 것도 무서워하시면서도 꽤나 즐거워하셨다. 예전에 헬기 투어를 했을 때는 무서워서 눈 한번 뜨지 못하셨던 분이 이번에는 용케 사진까지 남기시는 모습이 재미있었다. 헬기와는 다르게 롯데월드 타워는 그래도 안전하다고 판단을 하신 걸까? 어르신들이 유독 흔들 다리를 좋아하시는 걸 보면 건축물에 대해서는 그나마 관대함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정리를 하자면 부모님이 좋아하시는 여행이란 랜드마크, 신문명, 새로운 오감체험으로 정리할 수 있겠다. 여기까지 쓰고 나니 딱 떠오르는 게 하나 있는데, 바로 올해 개통할 GTX이다. 아무래도 개통하자마자 부모님을 모시고 GTX를 타러 한 번 가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