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파우저 교수의 『외국어 전파담』 편
제가 새로 낸 책 작가 프로필에 "살던 한옥집을 고쳐 '성북동 소행성'이라 이름 붙인 뒤 '독하다 토요일', '소금책' 등 책과 관련되었으나 돈이 되지 않는 모임을 하고 있다."라고 썼는데 어제는 바로 그 모임 중 하나인 소금책이 열리는 날이었습니다. 이번 달 소금책 주인공은 로버트 파우저 교수님이었고요. 7개국어 정도에 능통하고 서울대에서 최초로 한국어를 가르친 외국인이기도 했던 언어 천재 교수님의 역작 『외국어 전파담』을 옆에 놓고 언어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나누었습니다.
파 교수님은 그동안 이 책으로 북토크를 많이 하셨고 또 바로 다음 날 미국으로 출국 예정이므로 '외국어 전파담' 말고도 평소 가지고 있던 문화에 대한 생각들을 종합적으로 들려주었으면 했는데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외국어는 물론 'K-Culture' 등에 대한 신선하고 날카로운 의견들을 전해주셨습니다. 관객은 예약 명단으로는 총 열아홉 분이었으나 코로나 19 확진자를 접촉한 분이 자진해서 예약 취소를 하시는 등 변화가 생겨 열여섯 분만 모셨습니다. 마지막에 중학교 1학년 딸을 데려와도 되냐고 묻는 분이 계셔서 흔쾌히 허락을 했고 정말 그 친구가 와서 고양이 순자와 함께 관객들에게 귀여움을 받았습니다.
초청 아티스트는 싱어송라이터 '소곤' 씨였습니다. 자작곡 '걸어도 걸어도'와 최혜영의 '그것은 인생'을 커버곡으로 들려주었는데 특히 지난달 파우저 교수님이 듣고 싶다고 신청했던 곡 '그것은 인생'을 어쿠스틱 기타 하나로 소화해내 많은 박수를 받았습니다. 다음 달 소금책 주인공인 김형찬 원장님이 나와 그가 쓴 『참장』이라는 책에 대한 간단한 설명도 했습니다. 그는 우리 몸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는 한의사인데 '참장'은 몸의 구조에 대한 이야기라며 다음 시간엔 건강에 도움이 되는 여러 가지 생각과 지식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습니다.
모임을 기획하고 진행한 윤혜자 씨가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고양이 서점 '책보냥'의 김대영 작가와 손님방의 혜민 씨도 지난달에 이어 이번에도 많은 도움을 주었고요. 어제는 코로나 19의 조짐이 심상치 않아 파 교수님을 제외하고는 모두 마스크를 쓰고 진행했습니다. 그래서 지난번처럼 와인이나 음식을 내지 못했죠. 그러나 그 덕분에 북토크에 더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끝나고 돌아가시는 분들에게는 제가 '어른들 말씀 듣지 마라'라는 결혼식 축사를 써주기도 했던 진주 씨가 협찬해 준 토마토즙과 동네 '하루떡'에서 맞춘 떡을 나누어 드렸습니다. 아직 안 드신 분은 오늘 오전까지 다 드시기 바랍니다. 그 떡 비싼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