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성준 『읽는 기쁨』
아내는 제 책의 원고를 미리 읽는 걸 좋아하지 않습니다. 제 글이 싫어서가 아니라 출판기획자로서 항상 누군가의 원고를 읽고 검토하는 처지라 남편의 원고까지 읽는 게 부담스러운 거죠. 그래서 첫 책 『부부가 둘 다 놓고 있습니다』가 나왔을 때는 뒤늦게 책을 읽고는 자신을 넷째 딸이라고(사실은 셋째 딸인데) 제가 잘못 쓴 부분을 보며 매우 기가 막혀했습니다.
그런 아내가 웬일인지 이번 책 『읽는 기쁨』의 원고를 아주 꼼꼼하게 읽었습니다. 꼼꼼하게 읽기만 한 게 아니라 원고 방향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죠. 저는 그녀의 조언대로 책에 얽힌 저의 개인적인 에피소드를 더 살림으로써 글에 입체감을 더할 수 있었습니다.
아내는 저의 초고를 두 번이나 읽은 뒤 ”그동안 내가 읽은 당 신 책 중에 제일 재미있었다 “라는 평을 남겨 주었습니다. 그 덕분인지 어제 ‘알라딘 ’주목할만한 새 책‘ 에세이 부문에서 『읽는 기쁨』이 3위에 올랐습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5월 13일경 서점에 책이 깔리면 더 많은 사랑을 받는 책이 되길 희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