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 생명체

공처가의 캘리

by 편성준

아내는
지적 생명체
남편은
지적당하는 생명체

군대에 있을 때 내가 고참들에게 가장 많이 들은 꾸지람은 후임병들을 잘 갈구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물론 나도 화가 날 때는 일졍 상병들을 무섭게 다그치기도 하고 얼차려를 주기도 했지만 남들처럼 후임병들의 관물대를 뒤져가면서 사사건건 트집을 잡거나 인생 형님의 포스로 군기를 유지하는 건 도저히 내가 할 수 없는 경지의 일이었다. 성격인 것 같았다. 결혼을 해서는 아내에게 지적을 당하는 일이 많았는데 덕분에 설거지나 청소 등에서는 눈부신 발전을 했으나 인간관계나 결정적인 선택, 미래 설계 등등의 분야에서는 여전히 젬병이다. 그래서 '아내는 지적인 생명체, 남편을 지적 당하는 생명체' 라는 공처가의 캘리를 생각해 내고는 혼자 흐뭇해져서 조금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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