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들려주는 IT 정글 생존기_19

제19화. 이제 네 경쟁자는 사람이 아니라 AI란다

by 기역나니

- 코딩하는 부품이 아닌, 비즈니스를 설계하는 조타수가 되어야 할 것 같아.

아들아, 요즘에는 개발자들이 AI와 대화하며 순식간에 코드를 뽑아내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단다. 아빠가 검은 화면에 초록 글자를 한 땀 한 땀 새기며 밤을 지새우던 시절과는 참 많이 다르더구나. 세상이 변했다는 걸 피부로 느낀 순간이었지. 하지만 동시에 걱정도 앞섰단다. 기술이 너무 편해져서, 혹시 너도 개발을 시작하면 이런 형태로 일을 하게 되겠지. 이 때 네가 생각하는 근육을 잃어버리고 AI의 보조 부품으로 전락하진 않을까 해서 말이다.


1. 코딩 실력으로 AI를 이기겠다는 생각은 버리렴

예전에는 누가 더 복잡한 알고리즘을 빨리 잘 짜느냐가 실력이었지. 하지만 이제 단순한 구현(How) 능력으로 AI와 경쟁하는 건 포크레인 옆에서 삽질로 속도 시합을 하는 것과 같단다.

구현 기술에만 매몰된 PM은 가장 먼저 대체될 '비싼 부품'이 될 것 같아.


아빠의 노하우: 아빠는 AI가 짠 코드를 보고 감탄하기보다 그 코드를 '비판'하는 훈련을 하고 있단다. 특히 현재 상황에 맞는지를 확인한단다. AI는 이미 너보다 수만 배 많은 코드를 읽었지만, 그 코드가 우리 시스템의 특수한 상황에 맞는지 판단하는 '눈'은 없거든. 구현은 AI에게 시키되, 그 결과물을 심사하는 ‘감독관'이 되어야 할 것 같아.


2. PM의 진짜 전장은 '문제 정의'에 있단다

AI는 답을 내놓는 데는 천재적이지만, '무엇을(What)' 해결해야 할지는 스스로 결정하지 못해. 고객의 모호한 불평 속에서 진짜 비즈니스 문제를 골라내고 가설을 세우는 것—이게 바로 네가 점령해야 할 고지란다.


문제를 날카롭게 정의할수록 AI는 무기가 되지만, 문제가 흐리멍텅하면 AI는 오히려 허들이 되는 것 같아.


아빠의 노하우: 아빠는 AI에게 프롬프트를 입력하기 전에, 먼저 종이에 '이 기능이 해결하려는 본질적인 문제는 무엇인가?'를 정리를 해본단다. 문제를 날카롭게 정의할수록 AI는 강력한 무기가 되지만, 문제가 흐리멍텅하면 AI는 쓰레기 코드만 뱉어내는 고철이 되고 만단다.


3. 조타수가 조수에게 키를 맡기면 배는 산으로 간단다

AI가 내놓은 결과물은 어디까지나 '초안'일 뿐이야. 많은 주니어 PM들이 AI가 준 답을 검증 없이 복사해서 붙여 넣곤 하는 것 같아. 하지만 그 코드가 나중에 어떤 장애를 일으킬지, 보안상 허점은 없는지 최종적으로 판단하고 책임지는 건 결국 인간인 너란다.


조수는 노를 저을 수 있지만, 목적지를 정하고 암초를 피하는 건 조타수인 네 몫이란다.


아빠의 노하우: 아빠는 아무리 바빠도 AI가 만든 로직을 한 줄씩 뜯어보며 '왜(Why)' 이렇게 짰는지 역으로 질문을 던지고 있어. AI라는 유능한 조수에게 노를 젓게 하되, 목적지를 정하고 암초를 피하는 조타수의 키는 절대 넘겨주지 마라.


4. 설계자(Architect)의 시야를 가져야 살아남는단다

이제는 나무(코드)를 심는 법보다 숲(시스템 전체 구조)을 그리는 법이 훨씬 중요해지는 것 같아. 각 모듈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데이터가 어떤 흐름으로 흐르는지 전체 아키텍처를 설계할 수 있다면, AI는 네가 부리는 수백 명의 유능한 개발자가 되어줄 것 같아.


도구는 변해도 좋은 설계의 원칙은 변하지 않으니, 문법보다 구조를 공부하렴.


아빠의 노하우: 아빠는 신기술이 쏟아질 때마다 '문법'을 외우기보다 원리와 구조를 공부한단다. 도구는 변해도 좋은 시스템의 구조는 변하지 않거든. 너도 AI를 부려 '무엇을 만들지' 설계하는 설계자의 자존심을 지켜내야 할 것 같아.


한 마디

"AI라는 거대한 파도가 밀려오고 있구나. 이 파도에 휩쓸려 떠내려가는 부표가 될 것인지, 파도 위에 올라타 더 멀리 나아가는 서퍼가 될 것인지는 오직 네 '설계하는 능력'에 달려 있단다."


[참고] AI를 도구로 부리는 '상위 설계자'의 5계명


[질문 우선]: AI에게 답을 요구하기 전, 내가 해결하려는 '문제'부터 명확히 정의하라.

[무조건 의심]: AI가 준 답을 100% 믿지 마라. 반드시 논리적 결함과 보안 허점을 검증하라.

[맥락 제공]: AI에게 일을 시킬 때는 비즈니스 배경과 제약 사항을 충분히 설명하라.

[학습 병행]: AI가 짜준 코드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너는 도구를 쓰는 게 아니라 도구에 휘둘리는 것이다.

[책임 의식]: AI의 실수도 결국은 네 실수다. 최종 결과물에 대한 책임은 오직 네게 있음을 명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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