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를 칭찬해.
지난주 토요일, 대한청각학회의 제9차 심포지엄에서 '난청아이 초등입학'에 대해 발표하는 자리에 섰다. 그곳에는 인공와우 이식을 담당하는 의사 선생님부터 언어치료 전문가를 양성하는 교수님, 그리고 직접 언어치료 센터에서 아이들을 만나는 원장님들까지, 다양한 입장에서 난청에 대해 의견들을 들을 수 있는 귀한 자리였다. 강연을 준비하고 들으면서, 그동안 도윤이의 학업 방향에만 몰두해 마음 한구석에 밀쳐둔 도윤이의 수술과 초기 재활 과정이 다시금 되살아났다.
2015년 7월 25일, 신생아실에서 퇴원하던 날, 의사 선생님이 조심스레 "이 결과가 틀렸으면 좋겠습니다."라며 재검을 권유하셨던 그 순간이 떠올랐다. 그 말에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고, 전화기 너머로 엄마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눈물이 쏟아졌던 날이 생각났다. 대형병원으로 재검 가기 전, 혹시나 아이가 들을 수 있을까 싶어 청소기를 돌리고 문을 세게 닫아보고, 냄비를 치며 소리를 내보았던 나. 그때의 나는, 주변을 돌아볼 여유조차 없이 오롯이 도윤이의 듣기만 생각했다.
이렇게 감정의 파도에 휩싸인 채로 강의를 듣고 있자니, 내 노력이 단순한 우울이 아니라 '정말 열심히 했구나'하는 자부심으로 승화되는 순간이었다. 이제야 나는 나를 칭찬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수술실 안 마취실에서 도윤이를 눕히고 나오며 울지 않고 '너에게 최선을 다할게'라고 다짐했던 그 순간, 그리고 그 다짐을 지키기 위해 나는 몇 년동안을 허투루 살지 않았다.
도윤이가 갓 1살이 되었을 때부터 시작된 부모참여 언어치료, 언어치료사님의 "어머니가 도윤이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시니, 집에서도 꾸준히 연습해 주세요"라는 말씀에 언어치료사님 흉내를 내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도윤이가 4~5세가 되었을 때는 매일이 좌절의 연속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윤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을 놓지 않았던 나. 그때는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지원이었다.
도윤이가 7세가 되었을 때, 우리는 함께 청각장애에 대해 이야기하며 "너는 정말 용감했어, 도윤아, 와우는 우리 가족에게는 소중한 보물이야"라고 말했다. 그 순간, 나는 우리 아이가 자신의 정체성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도록 도왔다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꼈다. 나또한 아이의 장애를 받아 들이는 순간이었다.
이 모든 경험을 통해 더 강해진 나 자신을 발견하고, 도윤이와 함께한 매 순간이 소중한 교훈이자 성장의 발판이 되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우리 가족은 장애를 가진 것이 아니라, 그 장애를 통해 더 큰 강인함을 배우고 있다. 그리고 이제, 다른 부모님들과 이 경험을 나누며 그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고 싶다. 우리의 이야기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우리는 계속해서 함께 성장하며, 어떤 어려움도 함께 이겨낼 것이다. 모든 난청 아이 부모님들에게 존경을 표하며, 우리 모두가 자신을 칭찬하고 격려할 수 있는 삶을 살기를 바란다. 우리 모두 애썼다. 그래서 칭찬받아 마땅하다. "그동안 잘했어. 수고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