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해는 떠오르고,
시계는 쉼 없이 앞으로만 간다.
하지만 내 마음은 모래 속에 발을 묻은 듯,
한 발 내딛는 것조차 모래알을 씹는 듯 까끌하고 불편하다.
해야 할 일들이 머릿속에 구름처럼 떠다니지만,
그 구름은 내 손에 닿지 않는다.
잡으려 하면 멀어지고, 쫓으려 하면 사라진다.
무거운 현실과 가벼운 회피의 경계에서 나는
오늘도 그저 서성인다.
왜 미루는가, 왜 미루게 되는가.
아마도 그 일의 무게가 나를 짓누르고,
완벽하지 못할까 두려워,
아니면 단순히 내 하루가 너무나 어제와 닮아 지루해서.
그렇지만 마음 한편에서는 안다.
미루는 동안에도 시간은 흘러가고,
오늘 미룬 것이 내일 더 큰 산이 되어
내 앞에 서 있을 것을.
게으름은 모래를 씹는 맛이다.
어디서 묻어왔는지 모를 흙먼지가
입안 가득 퍼질 때의 그 텁텁함,
이도 모래알 사이에서 삐걱대며 아프다.
그 속엔 철냄새가 섞여 있다.
마치 녹슨 쇠를 핥는 듯한 맛.
씹을수록 쓴맛이 스며들고,
혀끝엔 무겁고 탁한 감각만 남는다.
이건 맛도 아니고,
삼키지도 못할 텁텁한 파편들.
그런데, 어쩐지 씹을수록 손이 간다.
모래의 불쾌한 거침 속엔
묘하게 익숙한 쇠맛이 배어 있다.
바닥을 핥는 듯한,
삶이 조금씩 망가지는 기분을 닮은 그 맛.
하지만 이게 이상하게 중독적이다.
대신 짧고 거친 쾌락이
아주 천천히 다가온다.
월요일을 맞이하여 오늘도 모래를 씹는다.
팝콘 먹듯이, 손이 멈추지 않는다.
이건 내 일이 아니라는 듯이.
시간이 흘러가는 소리가 들리지만,
나는 모른 척 모래를 또 한 움큼 씹어본다.
나중에야 내가 무너뜨린 것들을
또다시 쌓아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지금은 그냥 이 바삭한 쓴맛에 몸을 맡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