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건희로 시작된 이야기
작년에 방영된 tvN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
그 작품 속 조연으로 등장해, 단숨에 인기를 끌어올린 배우가 있다.
이름은 송건희.
작품이 끝난 뒤, 그가 블로그에 남긴 글들을 하나씩 읽어 내려갔다.
그 문장 속에 스며들면서, 인생 처음으로 배우 덕질이라는 걸 해보게 될 줄은 몰랐다.
모든 경험이 새로웠다. 설레고 조심스럽고, 조금은 부끄럽기도 한 그런 세계.
운 좋게도 친구 덕에 팬미팅 티켓을 얻게 되었고
오랫동안 기다려온 그날, 결국 찾아왔다.
스크린 가득 비친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힐링했고
장난스럽고 사랑스러운 모습들에 흐뭇하게 웃었다.
자리도 뒤쪽이라 무대 가까이에 갈 일은 없겠다고 생각한 순간이었다.
그때 사회자가 제안했다.
유행하던 탕후루 노래에 맞춰 춤을 추면, 배우와 함께 연기 호흡을 맞춰볼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고.
평생 한 번 올까 말까 한 순간이었다.
가만히 앉아 두고 볼 수 없었다.
나도 모르게 진심이 몸을 움직였고, 두 사람의 눈에 띈 나는
정말로 무대 중앙까지 걸어 내려갔다.
극 중 태성의 상대역, 임솔(김혜윤 배우)의 대사를 외치며
“태성아—!” 하고 달려가 안기는 장면을 재연했다.
지금 생각해도 꿈만 같다.
그날 600명 관객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그리고 확실히, 배우의 얼굴은 다르다.
가까이서 본 송건희는 비율이 장난 아니었다.
카메라가 그의 외모를 다 담아내지 못한다는 게, 괜히 내가 속상할 정도로.
그렇게 황홀한 팬미팅을 뒤로한 채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어느 날, 문득 떠올랐다.
그가 예전에 올린 게시물은 어떤 내용이었을까.
찾아보다가, 내가 한동안 좋아했던 대만 드라마 〈상견니〉 리뷰를 발견했다.
그 포스트에 누군가가 댓글을 남겼고
송건희가 그 댓글에 정성스럽게 답장을 남겨두었다.
괜히 부러워서, 그 팬의 계정을 눌러본 게 모든 시작이었다.
우연일까, 운명일까.
돌아보면 — 아마 후자였던 것 같다.
별생각 없이 반가운 마음에 팔로우를 걸었다.
같은 대상을 좋아한다는 묘한 친밀감이 작동했던 걸까.
알고 보니 그는 무려 5년 동안 송건희를 좋아해 온 찐 팬이었다.
그리고 팬미팅에서 활약하던 나를 기억하고 있었다.
내가 먼저 팔로우를 걸었다는 사실에 신기해하며 웃어주었다.
그렇게 서로의 스토리를 보며 좋아요를 눌러주기 시작했고
거리는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좁혀졌다.
그리고 —
우리를 급속도로 가깝게 만든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는데,
그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