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되지 않을 일이라면 걱정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

by 이소망
해결될 일이라면 걱정할 필요가 없고,
해결되지 않을 일이라면 걱정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 -달라이 라마


걱정. 사전적 정의는 '안심이 되지 않아 속을 태움.'이라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마음이 안정되면 걱정할 일이 없으나 안심이 되지 않으면 속이 타기 마련이지요. 여러분이 지금 가지고 있는 '안심이 되지 않아 속을 태우고 있는 일'은 무엇인가요? 가장 걱정이 되는 것은 무엇입니까? 미래에 대한 불안감, 친구와의 관계, 학업과 성적에 대한 염려, 한국 혹은 세계의 혼란한 정세 등 아마 걱정할 것이 한두 개가 아닌 것 같습니다.


올해 학기 초. 학생들과 상담을 진행하며 한 여학생에게 해준 이야기가 기억이 납니다. 친구관계로 힘들어했던 고등학교 1학년 여학생이었습니다. 제 앞에서 눈물을 보이며 관계의 어려움, 상대방에 대한 서운함과 분노 등을 내비쳤습니다. 가만히 이야기를 들어준 후 말을 건넸습니다.


"혹시 해결책을 바라니 위로를 바라니?"


너무 무심한 말이었지만 시간이 부족했거든요. 학생은 해결책을 선택했습니다. 그래서 학생에게 말했습니다.


"샘이 알고 있는 해결책이 있긴 한데 일단 지금 그것을 하기엔 급한 게 있어. 당장 다다음주가 중간고사야. 일단 급한 불부터 끄자. 친구 때문에 힘든 거 샘이 정말로 이해하고 걱정하고 있는데 일단 공부하자. 그리고 시험 뒤에 다시 상담하자. 그때 네가 해야 할 일을 알려줄게"


학생에게 조금 무심한 상담이었겠지요. 그래도 학생은 친구관계로 힘들지만 일단 입시를 위해 좋은 성적을 내야 하는 것을 스스로도 알았기에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말하고 교무실을 나섰습니다. 그리고 공부를 열심히 해서 나름대로의 성적을 받았습니다. 그로부터 일주일 뒤 다시 상담을 했습니다.


"공부하느라 수고했어. 이번에 성적 많이 올랐더라. 열심히 한 게 보이던데? 이대로면 기말고사 때는 더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겠어. 아. 그리고 저번 친구들이랑 관계는 좀 어때?"


"그렇죠? 샘. 저 진짜 이번에 열심히 했거든요. 버렸던 역사는 나름대로 선방했고 수학성적이 잘 나왔어서 다행이에요. 친구들은 뭐. 그냥 그때랑 똑같아요. 근데 이제 울지 않을 거예요."


"알았어. 또 일이 생기면 샘에게 알려줘."


학생은 웃으면서 교무실은 나섰습니다. 사실 학생에게 전해줄 친구관계를 회복할 해결책은 저에게 없었습니다. 여러 가지 문제들이 얽혀있는 것이 친구관계이기에 제가 어떤 해결책을 제시해도 아마 도움이 되지 않았을 겁니다. 그렇기에 이 학생에게 필요했던 행동은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서 한 발자국 떨어져서 다른 일에 집중하는 것이었습니다.


다시 처음 이야기로 돌아와서 여러분이 지금 가지고 있는 걱정들을 나열해 봅시다. 큰 걱정들부터 작은 걱정들까지 전부 다 써보세요. 그리고 그 밑에 줄을 긋고 그 아래에는 지금 해결가능한 걱정들과 해결이 불가능한 걱정들을 나눠봅시다. 만약 해결이 가능한 일이라면 이제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해결이 가능하니 걱정할 이유가 없는 것이죠. 그리고 해결이 불가능한 일이라도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여러분이 걱정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니까요.


아마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 있는 청소년 여러분에겐 약간 공허한 조언처럼 들리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 가능과 불가능의 구분은 여러분이 살아가는 순간동안 매우 중요합니다. 여러분은 살면서 많은 걱정들을 안고 살아갈 것이기 때문이죠. 그 때마다 그 모든 걱정들을 끌어안고 살아갈 순 없습니다. 아까 예시를 들었던 학생처럼 해결불가능한 문제를 끌어안고 있는 것보다 해결가능한 일. 그리고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할 수 있는 일을 하다 보면 어느샌가 여러분은 깨닫게 됩니다. 해결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일은 시간이 해결해 준다는 사실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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