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점테러

by 이소망

저는 기본적으로 별점을 매기지 않습니다. 정확하게는 안 좋은 별점은 쓰지 않는다가 되겠네요. 배달음식을 먹은 뒤 음식의 맛이 형편이 없어도 별점 1점을 준 적이 없습니다. 재주문을 하지 않을지언정 음식맛을 평가하는 별점을 준 적이 없습니다. 때때로 제가 생각하는 상식을 넘어선 무례를 행한 식당의 경우 별점 1점을 줄까도 고민해 보지만 그도 그냥 잊고 넘어가곤 합니다. 호텔의 경우도 좋았던 경우는 좋은 별점을, 나빴던 경우는 다시 오지 않겠구나라는 생각만으로 마무리를 짓습니다.


그런데 그런 제가 별점테러하는 분야가 있다는 것을 오늘 깨달았습니다. 바로 웹툰입니다. 아니 또 정확하게 말하자면 웹툰이 아니라 작가겠네요. 사실 다른 웹툰을 볼 때는 좋은 별점도 나쁜 별점도 주지 않으니까요. 유일하게 저의 별점을 받는 작가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굳이 작가의 작품에 찾아가 별점 1점을 완성해 내어 제출하는 저를 보면서 왜 이렇게 이 작가를 싫어하게 되었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 이유를 실망감으로 결론 냈습니다. 작가 자체를 좋아하진 않았지만 그의 작품을 좋아했습니다. 그의 작품들을 보면서 재밌다, 좋다, 신선하다, 가볍지만 깊이 있다, 센스가 넘친다라고 생각했었는데 작가는 그런 자신의 작품들을 방치하고 완결을 내지 않고 도망쳐버렸습니다. 그리고 다시 돌아왔던 새 작품. 그 작품은 정말 좋았습니다. 그전의 태만과 배신을 잊고 싶을 만큼 좋았습니다. 작가의 계속된 지각연재도 참고 견딜 만큼 재밌고 즐겁게 읽었던 작품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작품도 결국 제대로 된 마무리를 하지 못하고 급하게 완결을 내버렸죠. 좋았던 만큼 반대급부로 커져버린 실망감이 저를 별점 테러리스트로 남게 했습니다.


글을 쓰다 보니 저의 분노가 잘 정리되고 소화되는 느낌이 듭니다. 이제 저는 굳이 그 작품에 찾아가 1점의 별점을 주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의 신작은 망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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