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런 사람이 아닙니다.

by 이소망

저는 사람 만나는 것을 참 좋아합니다. MBTI 검사를 하면 다른 것은 몰라도 외향성을 의미하는 E가 100%로 나와요. 처음 보는 사람과 이야기하는 것을 어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그런 시간을 즐겁게 반기기도 합니다. 사람을 만났음에도 아무런 대화가 없는 침묵의 시간은 저에겐 불편한 자리이자 조바심이 나는 순간이기도 하지요.

그런데 사람을 좋아한다고 해서 관계에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에는 여전히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 어려움 중 무엇보다 어려운 것은 상대방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 때인 것 같습니다. 살다 보니 제가 생각하는 '나'와 타인이 생각하는 '저'의 간극이 있다는 것을 종종 깨닫고는 합니다. 상대방이 저에게 기대했고 바라는 모습들이 있었는데 그 모습을 이루어주지 못했을 때 나오는 실망의 눈빛을 맞이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친구과의 관계에서, 선후배의 관계에서, 제자와의 관계에서 그런 상황들을 맞닥뜨리곤 합니다. 그리고 상대방에게 실망감을 줬다는 사실에 저는 미안해하곤 합니다. 미안할 필요가 전혀 없는데도 말이죠.


제가 매년마다 학생들과 선생님들에게 듣는 이야기는 '처음 봤을 때는.....'으로 시작하는 말입니다. 첫인상은 무서워 보이고 까탈스러워 보이고 어려워 보이는 데 알고 보내 오해였다. 이런 내용들입니다. 사실은 칭찬이지요. 첫인상은 안 좋았지만 결국 재밌고 유쾌하고 즐거운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몇몇 사람들은 그 첫인상처럼 저에게 무섭거나 무거운 분위기를 기대했는데 그렇지 않아서 아쉬워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그 아쉬움을 제가 느끼면 뭔가 잘못했다는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이런 미안하거나 잘못했다는 감정은 제 약점에 대한 발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제가 가진 부족함에 대한 부끄러움의 일종이 아닐까요. 다른 사람이 오해하지 않도록 제 스스로가 저를 잘 정립해야겠다고 생각한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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