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개장 사발면. 지난주에 마트에 갔다가 6개 세트를 사 왔습니다. 언제 먹나 고민하다가 내일 휴일이라 밖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과 함께 먹어보려고 했습니다. 밤 11시 18분. 야식이겠네요. 거실로 나가 슬쩍 라면 이야기를 꺼내려고 했는데 셋째 딸아이가 물어봅니다.
"아빠. 라면 먹어도 돼요?"
'???'
이럴 때는 참 가족임을 깨닫습니다. 못 이기는 척 이야기합니다.
"되지. 라면 끓여 먹고 싶어?"
"아뇨. 육개장 있잖아요. 사발면."
이쯤 되면 내 자식이 맞다는 확신이 듭니다. 먹자 먹자. 야식을 먹자. 내일 분명히 살쪘다고 후회하겠지만 그게 뭐가 중요하겠습니까. 아이들과 함께 야식을 먹는 지금 순간이 중요하지.
재작년 둘째 생일선물이 기억납니다. 중학교 2학년이었던 둘째에게 생일 선물로 갖고 싶은 것을 물으니
"라면 먹으면서 TV 보는 거요."
정말 너무 대단한 생일선물이라 깜짝 놀랐었습니다. 그 생일선물을 다시 이루어주기 위해 예능을 보면서 함께 라면을 먹었습니다. 이 야심한 밤. 11시 29분. 육개장 사발면은 맛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