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지수

by 이소망

일기를 매일 쓰고 있습니다. 중국에 왔을 때부터 쓰기 시작했으니 만 3년째가 다 되어가네요. 일기는 길게 쓰지 않고 그날 있었던 특별한 일을 중심으로 간단한 소감만 적습니다. 정해놓은 해야 할 일들을 체크하고 용돈기입장도 작성합니다. 하루의 보람정도도 표시하죠.

그리고 행복지수를 작성합니다. 만점을 100점으로 해서 오늘 행복한 정도를 적는 칸이 있습니다. 하루를 돌아보며 얼마나 행복했는지 확인하는 부분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매일 행복지수가 60점이라는 것입니다. 무한도전에서 나왔던 정준하의 말처럼 50점을 주기엔 너무 낮고 그렇다고 70점이라고 하기엔 높아 보입니다. 그래서 60점. 간혹 정말 특별한 일이 있을 때는 70점을 받기도 하지만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오늘 하루 별일이 없었으면 60점. 힘들지 않았으면 60점. 큰일이 없었으면 60점입니다.


그런 점수를 바라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연 나에게 80점, 90점, 100점 행복이란 어떤 느낌일까. 어떤 일이 벌어지면 100점을 맞을 수 있을까. 그런 점수가 있기나 할까? 너무 나의 행복 기준을 높게 잡은 것은 아닐까. 행복을 못 느끼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러다 오늘 아침에 조회를 끝내고 교무실로 돌아오면서 휘파람을 불어보았습니다. 아무 일도 없었고 휘파람을 불만한 상황도 아니었지만 그냥 휘파람을 불면서 계단을 내려왔습니다. 그리고 행복을 선택하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하루에 감사하며 즐거운 일들과 좋은 생각들을 더 하며 행복하다고 느끼는 하루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70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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