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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소망 Nov 24. 2023

서이초 선생님 사망 수사 종결에 부쳐

왜 교사가되고 싶냐는 물음에

'아이들과 놀고 싶어서요.'라고 대답했었다.

교사의 꿈을 꾸기 시작했을 무렵 나는 아이들과 잘 놀아줄 수 있다고 자신했다.


왜 선생님이 되고 싶냐는 물음에 

'인간다운 인간을 키우고 싶어서요.'라고 대답했었다.

내가 가진 교육관이 있었고 신념이 있었고 철학이 있었다.


교단에 선 후 나는 아이들을 가르치고 아이들과 놀고 운동장에서 뛰고 소망의 매를 휘두르기도 했다. 그러다가 종종 교장실과 교감실로 호출 되기도 하고 학부모의 민원전화도 받았다. 


그리고 나는 또 아이들을 가르치고 아이들과 놀고 운동장에서 뛰고 소망의 매를 휘둘렀다.


학생들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잃어버린 선생님들. 학생들을 사무적으로 대하는 교사들을 보며 못내 씁쓸해 했지만 그것은 그분들 개인에게 문제가 있던 것이 아니었음을 언제부턴가 알게 되었다.


눈이 내려 눈싸움하자고 아이들을 데리고 나간 뒤 나 때문에 감기걸렸다는 전화를 받았을 때 였을까

학교폭력담당으로 가해학생을 조사할 때 왜 가해학생이라고 표현하냐고 따지는 모습을 봤을 때 일까

학생이 담배를 피워 상담하자고 손목을 잡았던 동료 선생님이 아동학대로 신고를 당했을 때 였을까


한 선생님의 말씀처럼 우리가 하지 않은 것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그리고 우리가 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았다.

교사는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않았고 무엇을 못하고 있을까.


매주마다 목청껏 부르짖는 교사들의 외침이 참 순진하고 순수하단 생각이 들었다. 그 많은 인원이 모여 요구하는 것이 가르치게 해달라는 것이라니....


우리는 가르치고 싶다.

교사로 살고 싶다.


..


다시한번 돌아가신 서이초 신규 선생님께 애도의 마음을 보냅니다. 그리고 대한민국 모든 선생님들의 안녕을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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