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맨하탄K May 27. 2016

<비정상회담>:잘 키운 딸 하나, 열아들 부럽지 않다

JTBC의 잘 키운 딸

 1. 들어가며

  세간의 우려와는 달리 종편채널은 언론에 있어서 젊은 층의 진보(?)욕구를 채워주는 데에 한 몫을 톡톡히 하고 있으며, 미디어 컨텐츠의 다양화를 일구었다. 기존 예능이 <무한도전> 같이 성공한 프로그램에서 컨셉을 따와 비슷한 예능을 만들었다면, 종편에서는 신선하고 실험적인 포맷을 가져와 인기를 얻고, 한국 컨텐츠 수출도에도 기여하고 있다.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부럽지 않다.”

남아선호사상의 끝을 알리는 말임과 동시에 고출산 시대 때 출산제한을 위해 탄생하였고 딸만 둔 부모들에게는 무엇보다 위안이 되었을 말.  나는 이 프레이즈를 현재의 미디어 시장에 빗대어 표현하고 싶다.


  2. <비정상>에서 <내 친구의 집>까지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바로 비정상회담이다. 이미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 했을 “신선하고, 획기적인”이라는 포맷에 대한 칭찬보다는 JTBC가 잘 키운 딸인 <비정상회담>(이하 비정상)을 활용하여 어떻게 열 아들가진 다른 방송사 부럽지 않게 컨텐츠 기획을 하는가에 대해서다.

  비정상회담 첫회부터 시청해온 시청자로써, JTBC의 영특함에 박수를 보낸다.지금까지 이어져오면서 패널들의 사생활, 프로그램 제작진의 잘못으로 인한 잡음이 많았긴 하나 현재 비정상은 공중파/종편 예능을 모두 합하여서도 다섯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매주 화제가 되는 프로그램이 되었다. 방송은 많은 나라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그들의 토론을 엿보는 것만으로도 지식사치에 대한 욕구, 혹은 지식을 얻고자 하는 인간의 욕구를 실현시킨다. 또한, 각양각색의 패널들은 매력을 뽐내니, 그 인기는 몇년 째 이어지는 아이돌 춘추전국 시대에 진물이 난 여성들의 마음을 파고들어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그리고 JTBC는 이 인기에 힘입어 <비정상>의 패널들과 함께 새로운 프로그램을 런칭하게 된다. 이렇듯 비정상의 패널들을 그대로 활용한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는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끝나지 않고, 정규편성되며 인기 프로그램이 되었다. 시기적절하지 아니할 수 없다. <비정상>이 자리를 잡기 전이었거나, 프로그램의 레임덕(..)이 시작되었을 때 그것을 타개하기 위한 방편으로 프로그램을 런칭했다면 아마 지금처럼의 인기는 없었지 않을까 싶다.

  시청자들은(혹은 나만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 1주일에 한번만 보기엔 몇 번 더 보고 싶은 비정상회담의 패널들을 보기 위해 <내 친구집>까지 사수하게 되었다. 흔하게 볼 수 있는 여행 프로그램이긴 하다. 하지만 같지 않다. 제목에서 보여지듯, 각 패널들의 고향에 방문하여 자신의 친구가 자라온 곳을 만나는 것이다. 유명 관광지에 그치는 것이 아닌, 직접 그들의 삶에 들어가 한 부분이 되어 일상을 즐기는 것이다. 또한 패널들이 다양한 국가에서 모여 떠나는 여행이기에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 또한 쏠쏠한 재미이다.

  JTBC는 잘 자란 딸인 <비정상>들과 함께 <내 친구집>이라는 데릴사위를 들인 셈이다.  


3. Open our mind

<내 친구집>은 <비정상회담>에는 물론이거니와, 패널들 자체에게도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변화는 장위안의 변화이다. 중화주의를 그대로 보여주던 초기의 장위안과는 달리 현재의 그의 생각의 틀이 조금씩 넓어지고 오픈되어 가는 것이 그저 시청자인 나에게도 잘 보인다. 물론 장위안 뿐 아니라, 각 나라 비정상들의 이야기에 대해 타국의 패널들이 무조건 아니다!! 라고 외치는 광경이 있고는 했는데, 현재에 와서는 “맞아, 그랬어.”라고 수긍하고 인정해주는 것도 꽤 보기 좋다. (내친구집-벨기에 편 이후) 더불어 앉아서 이야기만 듣는 것만이 아니라, 패널들이 자라왔던 곳을 살펴봄으로써 우리는 패널들을 조금 더 이해하게 되고, 견문 또한 넓어지는 효과를 얻었다.


  4. 옆집 딸래미들

  JTBC의 딸래미 이야기를 했으니, 이웃 딸래미들도 한번 살펴보아야 하지 않나 싶다. 꼽자면 단연 <꽃보다 할배>와 짐꾼 이서진이다. <꽃할배>의 성공은 <꽃보다 누나>, <꽃보다 청춘> 등 많은 후속 프로그램들을 낳았고, 그것들은 꽃할배들과는 또 다른 재미를 주면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꽃할배> 역시 분기 별로 새로운 시리즈를 내보이며 제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고.

  <꽃할배>와 이서진을 따로 든 것은 <꽃할배>에서의 짐꾼 이서진만이 아니라, 나PD는 그를 데리고 또 다른 성공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삼시세끼> 말이다. 외국에 나가 있는 동안 방영한 터라 이서진의 <삼시세끼>를 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야기를 들어보면 나PD가 참 대단한 사람이지 싶다. 이산을 연기하고, 반듯한 검사를 연기하던 ‘그!’ 이서진이 대선배들의 짐꾼은 차치하고서라도, 익숙치 않은 농사일과 삼시세끼를 챙기는 것까지 보여주다니. 카타르시스는 고귀한 자가 나락으로 떨어졌다가 다시 살아나는 것에서 느끼듯 우리는 평소 고귀한 것을 연기하던 이서진이 우리와 같은 평범함을 보일 때 더욱 더 열광하게 된다. 나PD는 그것을 꿰뚫어 보았고, <꽃할배>에 이어서 <삼시세끼>까지 성공을 거둔다.

  이러한 나PD 딸들의 연속적인 성공은 양육에 자신감이 생겨 더 많은 자식들(후속편들) 데릴사위(새로운 호스트와 만들어내는 프로그램-차승원의 <삼시세끼-어촌편>)를 데려오는데에 원동력이 되었다.


  5. 마치면서

  늦었기는 하지만, 종편채널의 등장 전 우려가 99 %던 사람으로써 컨텐츠의 다양화가 실현된 현재에 박수를 보 낸다. 앞으로도 더욱 좋은 컨텐츠들의 많아지길 바라면서 이 글을 마친다.


-

이 글은 2015.05.04에 작성한 글. 사실 글을  쓰고 얼마 지나지 않아, 비정상회담은 예상치 못한 행보(패널변경 등)로 망조의 길을 걷는 듯 했음. 때문에 얼마전 블로그에 사족을 붙였을 때는 "망조"의 길로 빠졌다고 했지만, 다행히 현재 다시 자리를 제대로 잡아가는 듯 해보임. 하지만 이전만큼 큰 센세이션을 일으키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꾸준히 100회까지 달려온 것보면 끌어오는 힘이 대단하기는 하다. 롱런하길 바란다.

작가의 이전글 톰 히들스턴이 연기한 "로키"의 진짜 모습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