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된다는 건 무엇일까.
난 여전히 내 아들과 어색하다. 물론 보고 있으면 웃음이 나고 참 귀엽고 사랑스럽지만, 이따금 한 번씩 내 아들이라는 사실이 낯설게 느껴지는 건 왜일까. 아버지의 이름을 불러만 보았지 아버지라고 칭함 받는 건 꽤나 어색하기만 하다. 아버지 될 준비가 아직 덜 된 것일까. 여전히 난 어린것만 같다. 그렇게 1년이란 시간이 다가올 무렵 '부모가 된다는 것은 무얼까'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아, 그랬던 적이 있다. 서재가 장염에 걸려 계속 설사를 하고 기저귀 발진이 올라와 밤새도록 울던 날, 내가 대신 아파주었으면 했다. 말도 채 못 하는 여린 아기가 어찌할 도리 없어 그저 소리 질러 울기만 하는 모습에 가슴이 먹먹했다. 아이를 위해 의사의 바짓가랑이라도 붙들고 늘어질 수 있는 그런 느낌, 처음 부성애를 느꼈던 것 같다. 그게 뭔지 정확히 설명해 내긴 어렵지만 일종의 본능처럼 알 수 있었다.
이 벅차오르는 감정을 딱히 대입해 볼 대상이 내 아버지 말곤 떠오르질 않는다. 일전에 이런 얘길 들었던 적이 있다. 손주를 향한 조부모의 마음은 내 자식이 다시 아기가 되어 당신들에게 돌아온 느낌이라고. 아버지는 서재를 봐주실 때면 함박웃음으로 놀아주신다. 처음 보았던 모습이라 낯설었지만 아주 낯설진 않았던 까닭은 나도 분명 저렇게 놀아주셨기 때문일 거다.
그래서, 부모가 된다는 건 무엇일까. 기꺼이 대신 아파주고 싶은 마음인 것 같다. 차라리 내가 아픈 게 나으니 넌 건강하고 웃기만 했으면 하는 바람인 것이다. 이런 경험들이 하나둘 쌓이다 보면 언젠가 아버지라는 이름에 자연스러울 날이 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