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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태 Jul 19. 2020

내가 아마존을 다녔더라면...

 | <나는 아마존에서 미래를 다녔다>를 읽고...



정확히  어떤 내용인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대학원 수업시간에 아마존(Amazon)의 제프 베조스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었다. 그 당시 내가 느낀 제프 베조스는 매우 Geek 한 인물로 각인되었다. (괴짜)


geek : 기괴한 짓을 하는 괴짜


내게 아마존은 인터넷 서점이었다. 우리나라로 치면 YES24 같은 정도의... 그랬던 아마존이 "옥션"이나 "G마켓"같이 변하더니 이제는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인터넷 상점이 되어버렸다.  보통 사람들에게 보이는 것은 상점이지만 컴퓨터 프로그램을 업으로 다루는 사람에게 아마존은 AWS라는 전혀 다른 세상의 사업자로 통한다. (AWS : Amazon Web Services) 

아마존은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IT 기업이 되었다. 


2003년 그의 유명한 TED 강연을 지금 다시 보면 그가 생각했던 인터넷이 만들 세상에 대한 통찰이 엿보인다. 2003년 당시의 웹이 만들어내는 인터넷은 IT 버블이 심각한 시기였고, 나스닥에서는 IT 관련이라는 이유만으로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투자금이 몰리던 시기.... 그리고 그 거품이 꺼져가던 시기이기도 하다. 

이 강연에서 제프 베조스는 19세기 중반 미국 서부의 골드러시와 인터넷이 만드는 시대를 비교한다. (꼭 들어보기 바란다) 

그러면서 그가 말하는 핵심은 "2003년 현재 우리는 인터넷이 만드는 초창기(Day One)에 살고 있다."라는 것이다. 에디슨이 발명한 전기처럼 시작은 작은 전구였지만 지금 세상의 모든 것은 전기를 동력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처럼, 인터넷이 만드는 세상도 지금은 시작일 뿐이라고 말한다. 황금광 시대는 유한한 황금이 사라지면 끝이날 수밖에 없는 유한 & 속도경쟁이었지만, 인터넷은 전기처럼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로부터 17년 후, 제프 베조스의 머릿속에서 그렸던 인터넷 시대는 현실이 되었고, 그가 이끄는 아마존이라는 공룡기업은 시가총액 세계 1위의 기업이 되었다. 


https://www.ted.com/talks/jeff_bezos_the_electricity_metaphor_for_the_web_s_future/transcript?language=ko




나는 몇 번 아마존에서 물건을 구매해 본 경험이 전부다. 우리나라의 인프라 속에서도 내가 원하는 물건을 충분히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저렴은 잘 모르겠다.) 해외 직구를 하지 않는 편이다. 가끔 후배들이 블랙프라이데이에 아마존이나 그 외 해외 사이트에서 특가가 떴다며 얘기하는 것을 흘려듣는 정도가 딱 내 삶에 들어와 있는 아마존이다. 영어에 익숙하지 않다 보니 뭔가 문제가 생겼을 때 손해를 볼 것 같다는 '막연한 불안함'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랬던 내게 아마존에 관한 이야기를 제법 심도 있게 들려준 것은 내 부사수였다. 녀석은 휴직기간 동안 아마존에서 물건을 판매해보는 경험을 했다. 물론 지금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녀석은 아마존의 전자상거래(마켓플레이스) 서비스를 활용해 물건을 재판매하는 일을 통해 수익을 남기고 있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핫한 스마트 스토어도 아마 아마존의 그 방식을 고스란히 가져오지 않았을까? 내가 물건을 떼어다 팔 수도 있고, 물건을 만드는 업체와 소비자를 연결해 중간 마진만을 남길 수도 있는 방식. 물건의 유통은 모두 아마존에서 알아서 하는 방식이 바로 그것이다. 


후배에게 들었던 아마존이라는 기업은 갑 오브 갑이었다. 통장은 내가 만들었지만 통장의 관리는 아마존이 한다고 말하면 쉽게 이해가 갈려나? 아마존은 고객의 불평에 즉각 대응해야 하고 그렇지 못하면 판매자의 통장을 잠근다고 했다. 제 아무리 고객의 엉터리 같은 불평불만에도 환불과 같은 최선의 방법으로 대응을 해야 하고, 그 대응은 모두 판매자의 몫이라고 했다. 아마존 관리자들은 처리결과를 관리하고 평점이 낮으면 제한을 하는 방식이라 판매자 입장에서는 아마존이라는 거대 시장을 활용해 물건을 판매하려면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마존 욕을 엄청 해댔다. ^^


이게 내가 실제 판매를 하고 있는 주변의 사람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다.




그리고 또 한 명, 12년간 아마조니언으로 일했던 박정준 작가가 쓴 <나는 아마존에서 미래를 다녔다>를 읽었다. (아마조니언 Amazonian : 아마존에서 일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 이 책을 읽고 났더니 제프 베조스의 TED에서 했던 말들과 후배의 말 모두가 자연스럽게 이해가 되었다. 


참고로 이 책의 저자 박정준 씨는 12년간 아마존에서 프로그래머와 마케팅 관련 부서에서 일을 했고 얼마 전 퇴사했다. 퇴사 후 그의 삶은 내 후배의 삶과 비슷한 아마존에서 물건을 판매하는 판매자이며, 그것으로 인해 시간적 경제적 자유를 얻어가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을 통해 그가 들려주는 아마조니언의 삶은 젊은이들이 막연히 가지고 있는 실리콘밸리의 자유로운 첨단 IT기업의 엔지니어의 삶이지만, 또한 그 삶이 얼마나 치열하고 힘겨운지를 토로하고 있다. (물론 아마존은 실리콘밸리에 있지 않고 시애틀에 있다.)


비교하는 것이 우스울지는 모르겠지만, 국내에서 보면 대학생들이 가장 취직하고 싶어 하는 회사가 "삼성전자"이지만 실제 그 속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매우 치열하고 힘겹게 일하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삼성에서 일하고 있어서 더 그렇게 다가왔는지도 모르겠다. ^^

(하지만, 박정준 작가가 쓴 글 속의 아마존은 삼성보다 10배는 더 치열하다는 상상을 해본다.)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눠지는데, 전반부는 아마존이라는 기업의 발전과 함께 해온 문화에 대한 이야기로, 뒷부분은 실제 작가의 업무를 통해 벌어지는 아마존이라는 기업의 치열한 도전 이야기다. 전반부의 이야기에서 나는 예전에 막연히 가졌던 제프 베조스에 관한 선입견을 부셔낼 수 있었다. 그리고 그에게 지대한 관심이 생겨 그가 쓴 책을 몇 권 읽어보려고 구매 목록에 올려뒀다.


아마존의 경영철학 "Work Hard, Make Fun & Make History"는 제프 베조스가 가지고 있는 기업관을 명확히 반영하고 있다. 물론 저자는 이 철학 중 Make Fun은 잘 모르겠다고 했지만... ^^


또한 저자가 소개하는 아마존의 발전에 따른 건물의 변화와 사무용품, 생활, 복지의 전면에 효율성과 고객을 향한 CEO의 확고한 정신이 숨어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내가 글로 느끼는 것보다 실제 경험을 해 본 저자는 훨씬 더 직접적이고 실질적으로 와 닿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의 글 속에서 내 후배가 얘기했던 "철저하게 고객을 위하는 회사다."라는 것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더 자세하게 글 속의 내용을 풀어내면 여러분의 이 책에 관한 관심을 줄일 것 같아서 내용은 그만 쓰겠다. 


만약 여러분이 아래의 항목에 관심이 생긴다면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1. 아마존이라는 회사에 관심이 있다면? 

    2. 세계 최고의 부자로 등극한 제프 베조스에 관심이 있다면? 

    3. 인터넷 기업의 성장을 현장의 목소리로 들어보고 싶다면?

    4. 나도 실리콘밸리의 유명기업에서 일해보고 싶다면?

    5. 미국에 취업해서 생활하는 한국인의 경험담을 듣고 싶다면?





개인적으로 내가 이 책 <나는 아마존에서 미래를 다녔다>에서 가장 좋았던 구절은 아래 두 개다. 


1. 제프 베조스의 시선 : 후회 최소화 프레임워크

2. 저자 박정준의 시선 : 아마존의 시간은 도제의 시간이었다.


이 내용이 궁금하다면 정말 일독을 권한다. ^^



- 브런치 작가이자 닥치고독서티비 유투버 김경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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