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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태 Aug 26. 2020

갑자기 종이 노트에 글씨가 쓰고 싶어 졌다

| 아날로그로 회귀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세상이 점점 디지털화되어가고  삶도 점점 디지털에 익숙해지다 보니 예전엔 당연했던 것들이 이제는 특별한 것이 되어버린 일상의 것들이 있다.  삶에서는  한가운데 노트가 있다. 물론 지금도 몰스킨이나 복면사과, 미도리 노트에 이것저것 끄적이고 있지만 실상 세상에 발행되는  글들은 모두 디지털 라이즈  글이다.

그러다 보니 가끔 진짜 종이에  생각을 빼곡히 쓰고 싶은 순간이 있다. 한식을 열심히 먹어오다가 식습관이 바뀌면서 양식을 10 넘게 먹었는데 어느  갑자기 된장찌개가 급격히 당긴다고 할까? (비유가 적절한가? ^^)


사실 편리함 때문에 키보드와 워드 프로그램을 이용한다. 펜을 손에 들고 종이에 꾹꾹 눌러쓰는 노력보다 언제  외웠는지 기억하지도 못하는 자판에 손을 대면 생각의 속도와 제법 비슷하게 화면에 생각이 문자화 된다. 물론 아직도 듣는 속도를 손가락이 따라잡지는 못했지만.

, 복사와 붙여넣기의 자유로움 때문에 디지털 도구를 사용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나의 글을 쓰고 페북 / 인스타 / 블로그 / 브런치에 복사 & 붙여넣기하면 여러 채널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짧은 시간에 전파되는  편리함을 놓치기 싫은 것이다.

이런 디지털에 너무 익숙해진 나는 요즘 학창 시절의 문방구에 들러 필기구와 노트를 구경하고 구매하여 필통을 채워가던 기쁨을 앱스토어에서 여러 노트 어플을 구경하면서 예전의  기분을 느껴보고자 자꾸만 거길 기웃거린다. 그러다 보니 쓰지도 않고 사놓은 노트 어플이 10개가 넘고 여기도 조금 저기도 조금씩 필기를 해두다 보니 디지털의 장점  하나인 검색의 편리함을 누리기 힘든 순간이 찾아왔다.

대체 어느 앱에 적어  거야? ㅜㅜ

그러다 최근 갑자기 다시 종이 노트를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손가락이 고장 났는지 자꾸만 글씨가 틀리고 삐뚤빼뚤 글자가 못나게 써지더라. 생각을 쫓아가지 못하는 손글씨의 스피드에 좌절했다.



예전 대학교의 학과 게시판과 도서관 게시판이 생각났다. 필요한 것들이 있으면 수첩    찢어서 간단하게 적어서 눈에  띄는 귀퉁이에 붙여두면  시간  누군가에게서 연락이 오곤 했다.  그때는 아날로그스러웠지만 어지럽지 않았는데. 지금은 공급의 과잉 덕분에 문방용품들은 줄었지만  어지럽다. 컴퓨터 폴더 정리도 어렵고, 생성하는 파일의 이름들도 제각각이고,...

그래서 종이에 다시 온갖 메모를 해보고 싶은 순간이 찾아왔다. 물론 내가 쓰는  모두를 종이에  수는 없다. (비단  글도 종이에  쓰고 있잖은가!) 하지만 가급적 많은 흔적을 다시 종이에 남기는 습관을 가져보려고 한다.

과연 얼마나 갈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디지털 노트를 위해  맘먹고   아이패드는 어떡하고!!! ㅠㅠ)

아무튼 종이에 쓰는 손글씨가 필요한 순간이 왔다.

즐겁다.

- 브런치 작가 김경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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