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새로운 여행법

01 프롤로그 | 내 삶에서 여행을 배제하게 될 줄은…

by 김경태

이 글은 COVID-19로 인해 갑작스럽게 멈춰버린 여행에 대한 아쉬움과 그리움의 출구전략이다.

지난 몇 번의 여행을 되짚어 기록으로 남겨두고자 한다. 이 글을 통해 지나온 여행을 추억하고 앞으로의 여행을 계획한다.

여행은 글 속에서 계속된다.



"코로나 때문에 내 여행이 끊겼다."

아니 "가족여행이 끊겼다."라고 말하는 것이 옳겠다.


혹자들은 "여행 마렵다."라는 다소 직설적인 표현을 써가며 떠나지 못함을 토로하고 있다. 주변의 많은 지인들이 SNS 사진을 찾아보며 지나버린 여행의 추억을 동경하며 현재를 다독이고 있다.


물론 요즘 가까운 곳으로 떠나는 사람들은 많았다. 1년 전 처음 코로나가 발병했을 당시는 두려움과 주변의 눈을 의식해서 이동을 자제했었지만, 400일이 넘은 시간은 이런 시선과 질병에 대한 공포마저 누그러뜨렸다.



사실 나는 아니 내 가족은 코로나 이후 스스로 경계를 만들었다.


이 시기의 여행은 가족 안전에 대한 위협이고, 스스로 자초하는 불안이며,주변의 곱지않은 시선에 대한 눈치였다. 물론 나 스스로 정의한 Safety Zone인 집 근처에서는 사람들을 만나 밥먹고, 술을 마시고, 운동도 한다. 항상 마스크를 착용한다는 것과 4명이 넘는 모임은 없다는 것 정도가 지금 내가 지키는 상한선이다. 그런데 이상하게 며칠 집을 비우고 떠나는 것은 사회적 규율을 위반하는 것 같고 도덕적 죄를 짓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아직 내가 설정한 Zone에 머물러 있었다. 마치 학창 시절 부모님 몰래 나쁜 짓을 하면서도 집에와서는 착한 아들인양 태연한 것처럼 말이다.



몇 달 전부터 금요일 밤이면 아파트 주차장에 빈자리가 늘기 시작했다. 더이상 인내하지 못한 자들이 떠난 것이다. 함께는 아니다, 내 가족이라면 괜찮으니까 떠난 것이다. 또, 떠난 사람들은 우연히 한 곳에서 만나 모임이 되기도 할 것이다. "따로 또 같이"라는 말처럼.



아무튼 많은 이들은 작은 여행을 즐기고 있지만 나는 머물러 있다. 그러다 보니 점점더 여행을 그리워하게 되었다. 오랜 집콕 생활로 장거리 이동이 소실된 아내, 집의 소중함을 너무 일찍 깨달아 버린 아이들을 보고 있자니 아빠 된 도리로 조금씩 애가 탄다. 새로운 것, 넓은 것, 좋은 것, 신기한 것을 공급해주고 싶은데 그들은 모두 스마트폰 속에서 그 모두를 발견하는 재미에 몰두해있다.


그러다 문득 '지난 내 여행을 글로 남겨보는 작업을 해보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떠나지 못함을 마냥 아쉬워하기보다는 떠났던 그때를 복기하면서 여행을 기록하다 보면 "미처 보지 못했던 것을 발견하게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사실 이 글을 시작하게 된 본심은 그리 거창한 것이 아니었다. 여행하고 싶은 욕구를 해소하기 위한 하나의 손놀림이었다. 자위처럼 말이다. 가족, 아이들보다 내 욕구를 채우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다는 말이다.



첫 여행 글로 지난 2019년 12월 6일 ~ 14일까지 머물렀던 스페인 바르셀로나(Barcelona)와 그라나다(Granada)를 되짚어보기로 결정했다.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되기 전 마지막 해외여행, 덜컥 결정한 여행이었지만 귀국 후 이내 터져버린 코로나 덕분에 그때 안 갔으면 정말 후회할 뻔했다며 지금도 아내와 자주 얘기한다.



사실 그 여행도 즉흥이었다. 문득 스페인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덜컥 비행기표를 사버리면서 시작된 것이다. 마치 회가 먹고 싶다는 말에 덜컥 차를 몰고 동해바다로 떠나는 것처럼 말이다.


(2편에 계속)


#코로나 #여행 #떠남 #즉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