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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태 Dec 20. 2021

이력서 학력 허위기재 및 과장에 관한 내 생각

| 정치 이슈 다루기 000



요즘 학력 허위기재 및 위조로 세상이 들썩거린다. 대통령 후보 부인의 학력이 대부분 허위나 과장이라는 사실 때문에 불거진 일이다. 이 뉴스를 접하면서 대학 졸업반 시절 여러 회사에 이력서를 내던 그때를 자연스레 떠올려보게 되었다.

 

대한민국만큼 학력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큰 이점으로 작용하는 나라가 있을까?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여러 분야의 높은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사람들 대부분 매우 높은 학벌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과거 “개천에서 용 난다.”라는 말로 회자되듯, 우리 부모님들은 자녀를 공부시켜 좋은 대학에 보내고, 그들이 국가고시에 합격해서 소위 출세할 수 있는 길로 들어설 수 있도록 인도했다.


625 전쟁 후 세계 최빈국이었던 우리나라는 국민들의 타고난 부지런함과 노력으로 60~70년대 경제 성장의 기틀을 마련했다. 농업국에서 중화학 공업으로 국가 산업이 재편되면서 개개인의 가정에 돈이 돌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부모는 내 자식에게는 가난을 대물림을 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했고 그 결과로 세계 최고 수준의 학구열을 만들어냈다. 그 노력의 과실인 명문대 졸업장은 취업의 빛나는 간판이 되었고, 출신 고향과 출신 학교 위주로 인맥이 형성되어 현재의 카르텔이 형성되게 되었다.



그로부터 50년, 지금의 대한민국은 어떠한가? 정계의 고위 관료, 재계의 CEO, 문화계의 거목들 대부분 소위 SKY라고 불리는 명문대 출신이다. 지금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학력 위조나 허위 문제가 공공연히 매스컴에 오르고 있다. 명문대의 좁은문을 통과하지 못한 사람들이 그들이 누리는 엄청난 삶의 기회를 지켜보고 있으니 속임수를 써서라도 그 카르텔에 합류하고 싶다는 욕구가 생긴 결과다.

사실 사회생활을 해보면 꼭 학벌과 실력이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렇더라도 학력이 말해주는 경험적인 자료들을 살펴보면 학력이 높은 사람이 좀 더 성실하고 좀 더 깊이 있고 좀 더 이해력이 높을 가능성이 높은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학력의 8할은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의 학업성취능력 다시 말해 시험 잘 보는 능력(기술이라고 표현하고 싶다)을 말한다. 대학 입학 이후의 경력 대부분은 “XX대 출신인데 XX 했다 하더라!”로 갈음할 수 있다.



최근 불거진 허위/과장된 학력 스캔들을 관찰하면서 자연스럽게 2007년 신정아 씨의 예일대 학력위조 건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했던 순간이 떠올랐다. 당시 신정아 씨의 사건을 조사한 검찰이 윤석열이었다는 사실은 어쩌면 역사의 윤회성을 증명하는 것 아닐까?


그리고 여러 뉴스를 접하면서 나 스스로 금번 사건을 일으킨 과정을 추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처음 이력서를 작성할 때는 분명 조금의 과장이 포함되었을 거다. 어쩌면 실수였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 과장이 아무런 검증 없이 통과되어 취업에 성공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 취업의 성공으로 실제 이력서에 하나의 경력 표기가 가능해졌다. 그러면서 두 번째, 세번째 이력서를 작성할 때도 비슷한 마사지가 이루어지고 점점 간이 커지면서 허위경력까지 기재하게 된 것. 과정의 반복으로 경력은 단단해졌고 어느 순간 자신이 기재한 건들이 진실이라고 믿어버렸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다 어느 순간 하나의 둑이 허물어지자 도미노처럼 전체의 둑이 무너질 위기에 놓인 것이다. 애초에 시작이 진실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물론 내 생각이다.)



지난여름 아들 녀석이 자신의 수학시험 성적을 거짓으로 말했다가 크게 문제가 되었다. 녀석의 경우도 위 사례와 별 차이가 없다. 처음에는 그냥 몇 점을 높여서 부모에게 이야기한 것뿐이었다. 그런데 그 몇 점이 시간을 만나 부모와 학원 선생님의 기대를 등에 업고 점점 부풀려졌다. 그러다 실제 학교에서 성적표가 나오던 날, 이 녀석은 “선생님은 성적표를 배포했는데 본인은 받지 않았다”는 논리 따위는 무시한 거짓말을 하게 되었다. 부모 된 입장에서는 거짓말이 뻔히 보였기 때문에 진실을 파악하기 시작했고 녀석은 겁나서 계속 횡설수설하다 결국은 울음을 터뜨리며 잘못했다고 말했다. 부모 입장에서 아들의 거짓말에 상처 받았다. 하지만 결국 부모의 문제도 있었기에 녀석을 감쌌고 재발 방지를 위해 상담을 받으며 많은 대화를 나눴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극복할 방법은 있을까?

이 방법은 헤쳐나갈 방법은 단 한 가지 진실을 말하는 방법뿐이다.


문제는 진실을 말하게 됨으로써 그동안 자신이 쌓았던 모든 것들이 사라져 버릴 것이라는 두려움이다. 이 헛된 두려움(시작이 거짓이기 때문에 두려움은 실체가 있지만 헛된 것이라고 생각한다)이 말할 용기를 가두고 있다. 그러면서 이 또한 지나갈 거라고, 권력으로 덮을 수 있다고, 물을 타면 된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진실은 변하지 않는다. 진실은 제아무리 물을 타고 시간이 흘러도 진하게 남아있다. 지난 역사를 반추해봐도 진실은 밝혀지게 되어있다는 것은 진리다. 역사는 흔들리더라도 언제나 정방향으로 흐르게 되어있다. 단지 사람들의 생각이 현재의 왜곡과 과장에 흔들릴 뿐이다. 길가에 있는 수많은 나무처럼 매서운 바람에 잎새는 떨어지고 가지는 흔들려도 언제나 뿌리는 굳건히 나무를 지킨다. 그 뿌리가 바로 진실이다.  


 

회사생활을 20년 가까이하다 보니 사람의 신기한 특징을 한 가지 알게 되었다.


“99번의 좋은 말을 해주던 선배가 1번의 듣기 싫은 말을 하면 그 선배는 진짜 나쁜 선배가 되어 버린다. 또, 99번 내 욕을 하던 선배가 어느 날 1번 좋은 말을 하면 그 선배는 이제 좋은 사람이 되었다고 생각하게 되더라.”


그리고 훗날 깨닫게 된다. 사람은 변하지 않았는데 상대의 혀에 내 마음이 잠시 변했다는 것을. 그래서 사람의 혀가 무섭다. 그걸 알면서도 혀에 너무 쉽게 휘둘리는 게 사람의 마음이다.

 

언론은 이 점을 이용해 사람들을 선동한다. 99번의 허위사실 마지막에 1번의 진실이 포함되어 있으면 마지막 진실을 침소봉대하고, 99번의 진실 뒤에 1번의 허위가 포함되어 있으면 99번이 모두 허위로 매도된다. 세상이 이렇다.

 

똑같이 치부하지만 사실과 진실은 완전히 다르다. 윗 그림은 단적으로 사실과 진실을 언론이 어떻게 왜곡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우리는 사실보다 진실을 봐야 하고 진실을 통해 내 삶의 방향을 정해야 한다. 하지만 인간의 특성이 위 사례의 가장 마지막 1번의 건을 자연스럽게 크게 의식하고, 그 특징을 알고 있는 부류(언론)가 사실과 진실을 교묘하게 섞어서 진실을 가린다.

 

판단은 각자의 몫이다. 그런데 현재 이 사건에서는 각자의 판단이 앞으로 5년의 대한민국 운명을  결정한다니 그 무게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결국 무게추가 출렁이더라도 대한민국은 우상향으로 성장해 갈 것이고 민주주의는 더욱 공고히 다수결의 판단을 존중하게 될 것을 믿는다. 그래서 이번 대선판이 더욱 재밌다.


#허위학력 #진실 #언론 #거짓말 #실체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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