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책이 나왔습니다
2019년 봄, 68일 간의 여정으로 혼자 떠났던 유럽여행의 기록이 책으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초고 <유럽으로 떠난 마닐씨>(매거진), 1차 편집본 <건축학도가 여행하는 방법>(브런치북)을 거쳐, 출판사 디지털북스(제이앤제이제이)를 만나 드디어 종이책과 전자책으로 출간됩니다.
성당을 가장 큰 흐름으로 엮기는 했지만, 건축에 관한 이야기, 건물을 찾아가며 만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습니다. 유럽여행기를 연재할 당시에 친구들이 저처럼 여행하는 것은 처음 본다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건물을 찾아가기 위해 시간과 에너지를 쏟는 여행은 건축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당연한 여행법이지만, 친구들에게는 생소했던 모양입니다. 한국에서도 종종 여행을 떠나 건물을 보러갈 때가 있는데, 처음에는 거길 왜 굳이 가냐는 친구들도 건축가와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나면 재밌어하는 모습을 보며 작은 뿌듯함을 느낍니다. 건축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여행지에서 끝내주게 잘 놀 줄 아는 친구들과 함께 떠나 이 맛집과 저 뷰맛집 사이에 건물을 한 두 군데 끼워넣고 저와 함께 그 공간을 즐기는 모습을 바라보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습니다.
초판 예약본에는 엽서가 한 장씩 들어갑니다. 여행지에서 찍었던 만 이천 장의 사진과 영상 중 가장 마음에 드는 80장을 골라 손글씨로 쓴 건물 이름과 도시, 나라를 새겼습니다. 80장의 엽서 중 단 한 장만이 건물이 없는 공원 사진인데, 노부부가 손을 꼭 잡고 나무 사이로 쏟아내리는 햇살을 받고 걸어가는 모습입니다. 가장 좋아하는 이 사진이 어느 독자님의 손에 들어갈지 기대됩니다. 건축물 사진도 가장 마음에 드는 모습만 담았으니 어느 것을 받아도 간직하고 싶은 사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코로나 시국 이후에 함께 유럽을 가고 싶은 친구와 엽서에 편지를 써서 교환해도 특별한 추억이 될 것입니다.
미술 이론을 전공했음에도 미리 정보를 알아보고 공부하고 가지 않으면 현지에서 만난 작품들을 모두 깊이 감상하기 어렵다. 심지어 잘 알려지지 않은 것들은 한눈에 알아보지 못하고 지나치기 일쑤다. 그래서 처음 여행하는 사람들에겐 가기 전에 꼭 그 지역이나 예술에 관련된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는 편이다. 지식이 전부는 아니지만, 지식과 경험이 적절한 비율로 어우러질 때 비로소 다른 세계로 향하는 문이 열린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유럽의 건축과 문화에 대한 지식을 준비해 여행하고 싶은 보통의 여행자에게 딱 맞는 가이드다. 이 책의 저자처럼, 어려운 지식으로 잘난척하지 않으면서도 매우 사교성이 좋고 다정한 책이다. 아직 여행이 무리라면, 이 책만으로도 충분히 여행한 기분이 들 테다. 본 것을 그리듯이 묘사하는 재주가 있는 글이니까.
-추천의 글 중에서
김지연(미술비평가, 작가/『보통의 감상』, 『마리나의 눈』)
<고요와 평화로 지어올린 성당> 예약판매
(예약판매 한정 엽서 증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