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검색은 끝났다, 이제 맛집을 '시청'한다

도우인(Douyin)이 바꾼 로컬 비즈니스

by 윤승진 대표

우리는 배가 고프면 '배달의민족'을 켜거나 '네이버 지도'를 검색합니다. 하지만 중국의 Z세대는 다릅니다. 그들은 배가 고프지 않아도 틱톡(도우인)을 켭니다. 영상을 보다 보면 어느새 침을 흘리며 식당 쿠폰을 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검색(Search)에서 발견(Discovery)으로." 이것이 2025년 거래액 8,000억 위안(약 150조 원)을 돌파하며, 거대 공룡 메이퇀(Meituan)을 위협하는 도우인 로컬 생활 서비스(本ㅍ地生活)의 핵심입니다. 한국의 사장님들도 곧 맞이하게 될 '숏폼 커머스 시대'의 생존법을 도우인 사례를 통해 미리 짚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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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마케팅 전략: 손님은 '검색'하지 않는다, '발견'될 뿐이다

기존 배달 앱이 "짜장면 먹고 싶다"는 명확한 수요를 해결해 주는 도구(Tool)라면, 도우인은 "이거 맛있어 보이는데?"라는 욕망을 창조하는 미디어(Media)입니다.

① 콘텐츠가 곧 전단지 (Content is Flyer) 도우인에서는 메뉴판 사진이 아니라, 스테이크가 지글거리는 소리와 치즈가 늘어나는 영상이 전단지입니다.

공적 트래픽: 알고리즘이 내 가게 주변의 잠재 고객에게 영상을 뿌려줍니다. (전단지 배포)

사적 트래픽: 영상을 보고 들어온 고객을 가게의 공식 계정(Blue V) 팔로워로 만들어, 다음 신메뉴 소식을 무료로 보냅니다. (단골 관리)

② 방송이 된 장사 (Livestreaming) '차바이다오(ChaPanda)' 같은 밀크티 브랜드는 하루 종일 라이브 방송을 켭니다. 쇼호스트가 끊임없이 신메뉴를 마시고 할인 쿠폰을 뿌립니다. 이는 하루 매출 1억 위안(약 190억 원)을 찍는 기염을 토하며, 오프라인 매장을 '온라인 방송 스튜디오'로 진화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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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공간 전략: 인테리어의 기준은 '렌즈'다

도우인 생태계에서 오프라인 매장은 단순히 밥을 먹는 곳이 아닙니다. '콘텐츠를 생산하는 공장'입니다.

① 공간의 콘텐츠화 (Space as Content) 도우인 유저들은 맛집을 갈 때 '맛'만큼이나 '영상 각'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인사이트: 사장님들은 이제 "동선이 편한가?"보다 "조명이 예쁜가? 15초 영상에 담길 포인트가 있는가?"를 먼저 고민해야 합니다. 고객이 찍은 영상 하나가 100명의 신규 고객을 데려오는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② 온라인 진열대 (Online Display) 매장의 메뉴판 순서가 아니라, 도우인 앱 내에서의 '영상 썸네일'과 '세트 구성'이 매출을 결정합니다. 오프라인 동선보다 온라인상의 고객 여정(영상 시청 -> 쿠폰 구매 -> 매장 방문) 설계가 더 중요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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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비즈니스 모델: 가볍게, 하지만 강력하게

도우인은 무거운 배달통을 들지 않습니다. 대신 가장 강력한 무기인 '트래픽'을 쥐고 있습니다.

① 경량화 모델 (Asset-light) 메이퇀이 수백만 명의 라이더를 직접 관리하는 동안, 도우인은 배달을 제3자에게 맡기거나(Aggregator), 고객이 직접 매장에 오게(In-store) 만듭니다.

전략: 배달비 전쟁 대신, 그 비용을 아껴 고객에게 '초특가 쿠폰'을 뿌립니다. 이는 가격 민감도가 높은 고객들을 순식간에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었습니다.

② 검색의 진화 놀라운 점은 도우인 매출의 40%가 이제 '검색'에서 나온다는 것입니다. 영상을 보던 사람들이 이제는 도우인 검색창에 "강남역 맛집"을 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도우인이 단순한 엔터테인먼트 앱을 넘어, '생활 정보 포털'로 진화했음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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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최신 현황: AI로 무장한 '개인화 맛집 추천'

2026년, 도우인은 AI를 통해 또 한 번 진화하고 있습니다.

AI 탐색기 '탄판(Tanfan)': 챗GPT처럼 AI에게 "오늘 비 오는데 친구랑 갈만한 조용한 술집 추천해 줘"라고 물으면, 도우인 영상을 분석해 딱 맞는 가게와 할인 쿠폰을 던져줍니다.

품질 중심 전환: 무분별한 확장보다 '품질 좋은 가게'를 선별해 지원하는 전략으로 선회했습니다. 이는 '싼 게 비지떡'이라는 숏폼 커머스의 편견을 깨고,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만들기 위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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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통신사's Note] 한국 사장님을 위한 제언

도우인의 사례는 한국의 로컬 비즈니스에도 곧 들이닥칠 미래입니다.

영상 문법 익히기: 전단지나 배너 광고는 잊으십시오. 우리 가게의 매력을 '15초 영상'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까?

발견되게 하라: 고객이 검색하기를 기다리지 마십시오. 알고리즘이 우리 가게를 배달해 주도록, 끊임없이 콘텐츠를 생산하십시오.

경험을 팔아라: 쿠폰은 유인책일 뿐입니다. 매장에 온 고객이 스마트폰을 꺼내게 만드는 '확실한 한 방(포토존, 퍼포먼스 메뉴)'이 있어야 합니다.

이제 맛집은 '맛있는 집'이 아니라 '재미있는 집'입니다. 고객은 밥이 아니라 '도파민'을 사러 옵니다. 이것이 숏폼 시대, 로컬 비즈니스의 새로운 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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