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Nutco)'가 제안하는 오감 만족형 미식편집샵

풀무원푸드앤컬처 임직원 분들께 추천하는 원픽

by 윤승진 대표

풀무원푸드앤컬처 임직원 여러분, 안녕하세요! 하이디라오의 정교한 시스템과 루이씽커피의 냉혹한 효율, 그리고 블루글라스의 미래형 건강 진단을 거쳐 이제 우리는 조금 더 따뜻하고 향기로운 현장으로 이동합니다. 바로 2026년 1월, 베이징의 가장 '힙한' 쇼핑몰인 허셩회(合生汇)에 입성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이리 Nutco(一栗 Nutco) 매장입니다.

이 브랜드는 단순한 견과류 판매점을 넘어, 베이커리와 디저트, 즉석 식료품이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미식 편집샵'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특히 단체 급식과 컨세션 사업을 운영하는 풀무원푸드앤컬처 입장에서, 이들이 어떻게 공간의 경험을 매출로 치환하는지 그 전략을 상세히 분석해 보았습니다.

"넓게 펼치고 좁게 고른다" — 집대성된 큐레이션 전략

이리 매장의 핵심 비즈니스 모델은 '넓은 카테고리, 좁은 품목(宽类窄品)'이라는 통합 정선 매장 형태입니다. 약 30평에서 60평 정도 되는 공간 안에 견과류 볶음뿐만 아니라 베이커리, 즉석 잼, 유제품, 음료 등 7가지가 넘는 카테고리를 한데 모아놓았습니다 .

재미있는 점은 각 카테고리별 품목(SKU)을 10개 안팎으로 매우 엄격하게 제한한다는 것입니다 . 소비자에게 너무 많은 선택지를 주어 고민하게 만드는 대신, 브랜드가 검증한 '가장 맛있는 소수의 제품'만을 제안합니다. 이러한 큐레이션 방식은 목적 없이 매장을 방문한 젊은 층에게 끊임없는 즐거움을 선사하며, 매장 전체의 회전율을 극대화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코와 눈을 사로잡는 '현장 제조 퍼포먼스'

이리 매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느껴지는 것은 고소한 견과류 볶는 냄새와 갓 구운 빵의 향기, 즉 '생활의 활기(烟火气)'입니다. 이들은 매장 면적의 상당 부분을 즉석 조리 구역으로 할애하여 식재료가 가공되는 전 과정을 고객에게 투명하게 공개합니다.

가장 화제가 되는 것은 즉석 넛츠 잼 제조기입니다. "피스타치오 잼 한 병을 만들기 위해 220알의 피스타치오가 들어간다"는 사실을 기계가 돌아가는 모습을 통해 시각적으로 증명합니다. 이러한 '시각적 생산'은 제품의 신선도에 대한 강력한 신뢰를 형성하며, 일반 가공 제품보다 높은 가격임에도 기꺼이 지갑을 열게 만드는 '신선함의 프리미엄'을 만들어냅니다.

공간의 진화: 찍히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 시대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이리(Nutco)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공간 자체가 스스로를 홍보하는 미디어가 된다'는 점입니다 . 오늘날 오프라인 공간은 단순히 물건을 파는 장소를 넘어 고객의 스마트폰에 '콘텐츠'로 찍히는 공간으로 진화해야 합니다. 이리 매장은 세련된 시각적 디자인과 현장의 생동감 넘치는 퍼포먼스를 통해 고객이 자발적으로 카메라를 들게 만듭니다. 실제로 이들은 막대한 광고비를 쓰는 대신, 고객이 직접 찍어 올린 '현磨(현장 연마)果酱(잼)' 영상이나 '줄 서는 풍경' 같은 UGC(사용자 생성 콘텐츠)를 통해 자연스러운 바이럴을 만들어냅니다 . "제품이 곧 콘텐츠이고, 매장이 곧 미디어"라는 이들의 전략은 오프라인 공간이 나아가야 할 미래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수익의 격차: 전통적 브랜드가 넘볼 수 없는 숫자의 힘

이러한 공간 경험은 압도적인 수익성으로 증명됩니다. 전통적인 견과류 브랜드(삼지송서, 양품포자 등)가 온라인 플랫폼 수수료와 과도한 마케팅 비용으로 수익성 악화를 겪는 것과 대조적입니다.

압도적인 영업이익률: 전통적인 견과류 브랜드의 이익률이 약 20~25% 수준인 데 반해, 이리는 현장 제조 비중을 높여 40~50% 수준의 높은 매출총이익률을 기록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높은 객단가: 인당 평균 소비액이 약 40위안(한화 약 7,500원)으로, 가성비를 앞세운 기존 브랜드보다 훨씬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경이로운 매출액: 베이징 1호점의 경우, 개업 첫 달 매출액이 무려 620만 위안(한화 약 11억 원)을 돌파하며 오프라인 매장의 폭발적인 잠재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자주 오는 제품으로 귀한 제품을 판다" — 영리한 동선 설계

이리의 매장 동선에는 고도의 상업적 로직이 숨어 있습니다. 매장 입구에는 1.9위안(약 350원)짜리 저렴한 아이스크림과 같은 '미끼 상품'을 배치해 고객의 진입 장벽을 낮춥니다.

일단 매장에 들어온 고객은 매일 소비되는 빵이나 음료 같은 '고빈도 제품'을 먼저 마주하게 됩니다. 여기서 형성된 브랜드에 대한 신뢰는 자연스럽게 견과류 선물 세트나 고가의 잼 같은 '저빈도 제품'의 구매로 이어집니다. 매일 먹는 빵을 사러 왔다가 귀한 견과류 선물까지 사게 만드는 이 전략은 객단가를 40위안(약 7,500원)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핵심 동력이 되었습니다.

맺음말: 기술보다 강력한 '오감의 기록'

이리 Nutco는 견과류라는 전통적인 품목을 '현장 경험'과 '라이프스타일'이라는 옷을 입혀 재정의했습니다. 기술이 주도하는 시대에 역설적으로 오감을 자극하는 아날로그적 퍼포먼스가 얼마나 강력한 브랜딩 수단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워크북에 현장에서 확인해야 할 또 다른 포인트들을 적어두었습니다. 이번 베이징 허셩회 매장 방문 시에는 단순히 제품을 맛보는 것을 넘어, 매장 내의 소리와 냄새, 그리고 직원들의 조리 퍼포먼스가 고객의 구매 동선을 어떻게 유도하는지 면밀히 관찰해 보시기 바랍니다. 만나폰의 카메라를 켜고 이들의 시각적 마케팅 요소를 담아보며, 우리 풀무원의 컨세션 매장이나 급식 현장에 도입할 수 있는 '생동감 있는 큐레이션'은 무엇일지 여러분만의 키워드를 워크북에 기록해 주십시오.

상식을 뒤엎는 이들의 매장 운영 로직 속에서 풀무원만의 새로운 미식 가치를 발견하시길 기대합니다. 현장에서 뵙겠습니다.

[보너스] 이 메뉴, 한국에서 어때요?

이리(Nutco) 매장을 둘러보며 견과류만큼이나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는 메뉴가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매장 한편에서 고소한 냄새를 풍기며 튀겨지고 있는 ‘홍슈간(红薯干, 즉석 고구마 말랭이/튀김)’입니다.

한국에서도 고구마 말랭이는 익숙한 간식이지만, 이곳의 방식은 우리가 아는 것과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이 차이점이 풀무원푸드앤컬처의 컨세션 현장에 어떤 힌트를 줄 수 있을지 정리해 보았습니다.

1. ‘공장제’를 넘어선 ‘현장 조리’의 힘

한국의 고구마 말랭이가 대부분 비닐 팩에 담긴 가공식품인 반면, 이리의 고구마는 매장에서 직접 만들고 판매하는 현장 조리형 스낵입니다.

시각적 신뢰: 고객은 매장 내 설치된 설비에서 고구마가 조리되는 전 과정을 투명하게 지켜볼 수 있습니다.

식감의 극대화: 갓 조리된 제품 특유의 바삭함과 속의 쫀득함은 미리 포장된 제품이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강력한 경쟁력이 됩니다.

2. 코끝을 자극하는 ‘연기(烟火气)’ 마케팅

이리는 매장 면적의 상당 부분을 조리 구역으로 할애합니다. 여기서 발생하는 달콤하고 고소한 향기는 매장 전체에 활기찬 분위기를 조성하며, 고객의 후각을 자극해 자연스러운 구매를 유도합니다.

감성적 연결: 이러한 '생활의 활기'는 요리를 잘 하지 않는 젊은 세대에게 정성 어린 손맛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며 브랜드에 대한 정서적 친밀감을 높입니다.

건강한 이미지: 첨가물을 최소화하고 고구마 본연의 맛을 살리는 방식은 성분을 꼼꼼히 따지는 00년생 소비자들의 건강 지향적 취향과 완벽하게 맞아떨어집니다.

3. 매일 찾는 메뉴로 만드는 ‘단골의 로직’

이 메뉴는 이리의 고빈도 상품 전략의 핵심입니다.

견과류는 선물용이나 보관용으로 가끔 구매하지만, 고구마나 빵 같은 즉석 메뉴는 매일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품목입니다.

이 고구마를 사러 온 고객이 자연스럽게 매장에 머물며 고가의 견과류 세트나 잼까지 구매하게 만드는 동선은 우리 사업장에서 '데일리 메뉴'를 어떻게 구성해야 할지에 대한 명확한 답을 제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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