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샤', 향수가 아닌 '한 편의 시'를 파는 브랜드

만나통신사 상하이 여정 예고

by 윤승진 대표

조 말론, 딥티크, 바이레도. 글로벌 프리미엄 향수 시장을 장악한 이 이름들 사이에서, '중국'의 향은 오랫동안 존재감이 없었습니다. 존재하더라도 '저가' 혹은 '전통적'이라는 이미지를 벗어나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2017년, '관샤(观夏, To Summer)'가 등장하며 이 모든 판이 바뀌었습니다. 관샤는 중국의 주류 이커머스 플랫폼(타오바오, 징동)에 입점조차 하지 않고, 오직 위챗(WeChat)이라는 폐쇄적인 채널에서 시작했습니다. 매주 목요일 저녁 8시, 정해진 시간에만 제품을 파는 '드롭(Drop)' 방식을 고수하며 "신제품이 풀리자마자 품절"되는 사태를 일상으로 만들었습니다.

소비자들의 가장 큰 불만이 "제발 사게 해달라"는 것인 이 기묘한 브랜드. 관샤는 어떻게 이토록 강력한 팬덤을 구축하고, '프리미엄 중국향'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성공적으로 장악했을까요? 그 비밀은, 그들이 향수가 아닌 '동방신(新)모더니즘(Oriental Modernism)'이라는 하나의 완성된 미학 체계와 '시적인 삶'의 철학을 팔고 있기 때문입니다.

1. 브랜드의 심장: '성분'이 아닌 '정서'를 파는 스토리텔링

관샤의 브랜드명은 2017년 여름, 창립팀이 쑤저우(苏州)의 고전 정원 '유원(留园)'에서 8각 창틀 너머로 여름 풍경을 바라보던(观) 순간에서 탄생했습니다. '관샤(观夏)'는 "삶의 가장 풍요로운 순간을 관찰하고, 느끼고, 껴안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들의 제품명은 서구 브랜드와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서구 브랜드가 '잉글리시 페어 앤 프리지아'처럼 '성분(Ingredient)'을 직설적으로 설명한다면, 관샤는 '정서(Emotion)'와 '의경(意境, 시적인 장면)'을 자극합니다.

'쿤룬의 끓는 눈 (昆仑煮雪)': 단순히 '우디향'이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깊은 산속 오두막에서 피어오르는 저녁 연기, 눈보라 치는 밤에 돌아올 사람을 기다리는 따뜻함"을 그립니다.

'이화원의 금계화 (颐和金桂)': 단순한 계수나무 향이 아닙니다. "꿈속 우리 집 마당의 계수나무, 어머니가 직접 담그신 달콤한 계화주"라는 어린 시절의 기억을 소환합니다.

'푸카이썬루 (福开森路)': (상하이 우캉루의 옛 이름) "어릴 적 가슴에 달았던 백목련, 봄날 상하이 거리에서 뛰어놀던" 도시의 추억입니다.

관샤는 이렇게 '즉경생정(即景S-setting, 장면에 닿아 감정이 생겨남)'의 서사 방식을 통해, 추상적인 동양 미학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구체적인 이야기와 기억으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고객이 구매하는 것은 향수가 아니라, 그 안에 담긴 한 편의 기억이자 시적인 삶에 대한 열망입니다.

2. 제품 전략: 뼛속까지 새겨진 '동양의 유전자'

관샤의 제품은 브랜드 철학을 담는 가장 직접적인 그릇입니다. 이들은 '명명(Naming)'과 '시각 디자인'이라는 두 가지 축을 통해 글로벌 브랜드와 완벽한 차별화를 이뤄냈습니다.

네이밍 전략: '문화적 모체'에서 길어 올린 감성

관샤의 네이밍은 '의경(意境, 장면/정서) 중심'입니다. '쿤룬의 끓는 눈'처럼 마치 시의 한 구절 같은 이름은, 동양 문화권의 집단 기억과 상상력을 즉각적으로 자극합니다. 반면, 글로벌 브랜드는 '잉글리시 페어 앤 프리지아'처럼 '성분 중심'입니다. 이름이 직관적이고 이해하기 쉽지만, 감성적 연상이나 문화적 부가가치는 낮습니다.

설령 글로벌 브랜드가 '동양'을 테마로 삼더라도, 그것은 겔랑의 '샬리마'처럼 인도나 중동의 향신료를 떠올리는 '타자(他者)의 시선'일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관샤의 '동양'은 절기, 도시의 기억, 고전 문학 등 중국 문화의 '내생적(內生的)' 유전자에 뿌리를 둡니다. 이는 소비자에게 즉각적인 친화력과 깊은 정서적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포장 디자인: '동방신모더니즘'의 시각적 번역

관샤의 시각 디자인은 '전통'의 함정에 빠지지 않고, 현대적이고 미니멀한 언어로 '동양'을 재해석합니다.

핵심 상징, 팔각창(八棱窗): 쑤저우 정원의 창틀에서 가져온 '팔각형'은 향수병 뚜껑부터 캔들 용기까지 모든 제품을 관통하는 핵심 시각 기호입니다. 이는 브랜드의 탄생 스토리를 담는 동시에, 압도적인 브랜드 식별성을 만들어냈습니다.

디자인 철학: 용기는 지극히 미니멀합니다. 넉넉한 여백의 흰색 라벨에 '昆(쿤)'이나 '桂(계)'처럼 핵심 한자 하나만을 강조하여, 시각적으로 고요하고 정적인 '호흡감'을 만들어냅니다.

소재와 공예: 징더전(景德镇) 장인과 협업한 도자기, 보산(博山)의 유리 공예, 동양(东阳)의 대나무 세공 조명 등. 관샤는 중국 전통 수공예와의 결합을 통해, 제품의 '물성(物性)' 자체를 브랜드 스토리의 일부이자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승화시켰습니다.

3. 팬덤 구축: '의식(Ritual)'과 '희소성'의 치밀한 설계

관샤의 성공은 소비자를 완벽하게 통제하고, 열광적인 팬덤을 구축한 '커뮤니티 전략'에 있습니다. 이들은 '의식(Ritual)'과 '희소성(Scarcity)'이라는 두 가지 강력한 무기를 사용합니다.

DTC 모델: 브랜드의 '비밀 정원'을 구축하다

관샤는 창립 초기, 타오바오나 징동 같은 주류 플랫폼을 과감히 포기했습니다. 대신 위챗(WeChat) 공식 계정과 미니 프로그램이라는 '사적 영역(DTC)'에 모든 것을 집중했습니다. 이 대담한 전략은 다음과 같은 핵심 이점을 가져다주었습니다.

완벽한 브랜드 통제: <바자(Bazaar)> 수석 에디터 출신인 공동 창업자 '션리(沈黎)'가 콘텐츠를 총괄합니다. 이들은 편당 40~50만 위안(약 8~9천만 원)의 예산을 투입해 '잡지' 수준의 콘텐츠를 제작합니다. 이 콘텐츠는 절대 물건을 팔려 하지 않고, 창작의 영감과 삶의 이야기를 나누며 고객과 감성적으로 소통합니다.

높은 고객 충성도: 이런 고품질 콘텐츠에 매료된 고객들은 이미 브랜드 철학에 깊이 공감한 '팬'입니다. 재구매율 60%, 백만 단위의 사적 영역 유저라는 숫자가 이 모델의 성공을 증명합니다.

구매를 '순례'로 만드는 의식과 희소성

관샤는 "가질 수 없는 것을 더 열망한다"는 인간의 본성을 깊이 이해하고 있습니다.

의식(Ritual): 매주 목요일 저녁 8시의 고정된 신제품 '드롭(Drop)'은 고객들의 '알람'을 맞추게 하는 하나의 의식이 되었습니다.

희소성(Scarcity): "신제품=품절"의 공식은 (도자기 베이스의 30% 폐기율 등) 엄격한 품질 관리 때문이기도 하지만, 의도적으로 '결핍'을 자극하여 소유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고도의 전략입니다. 고객의 가장 큰 불만이 "물건을 살 수 없다"는 것일 때, 구매 행위는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순례'이자 '성공'의 경험이 됩니다.

이러한 전략은 '관샤의 제품을 소유한다'는 것을, 일종의 정체성이자 라이프스타일의 상징으로 만들었습니다.

[브랜딩 관점]
'관샤'에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점

이번 '만나통신사' 여정에서 관샤는 우리에게 '어떻게 대체 불가능한 브랜드가 되는가'에 대한 깊은 통찰을 줍니다. 관샤는 '프리미엄 중국향'이라는 카테고리를 '창조'하고 '정의'했습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브랜딩 교훈은 다음과 같습니다.

'파는 것'을 재정의하라: 제품이 아닌 '철학'과 '세계관'을 팔아라. 관샤는 향수를 팔지 않습니다. '동방의 시적인 삶'이라는 철학을 팝니다. 향수는 그 철학을 경험하는 '매개체'일 뿐입니다. 고객은 성분이 아니라, '쿤룬의 눈'이라는 이야기와 '팔각창'이라는 미학, 즉 관샤가 구축한 완벽한 세계관을 구매합니다. 이는 고객을 '소비자'에서 '추종자'로 만듭니다.

모든 접점에 '하나의 철학'을 관통시켜라. 관샤의 무서움은 '동방신모더니즘'이라는 핵심 철학이 예외 없이 모든 곳에 적용된다는 점입니다. 브랜드 이름, 제품명, 패키징 디자인, 위챗 콘텐츠, 심지어 도자기 공급망 관리까지. 이 모든 요소가 하나의 목소리를 냅니다. 이는 소비자에게 혼란의 여지를 주지 않고, 강력하고 통일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합니다.

이번 방문을 통해, "어떻게 문화적 자산을 현대적 비즈니스로 변환하는가", 그리고 "어떻게 감성을 자극하여 열광적인 팬덤을 구축하는가"에 대한 답을 함께 고민해 보면 좋겠습니다. 저희가 이번 여정에서 방문할 장소는 상시 운영되는 공간이 아닌 특별한 전시가 이루어지고 있는 팝업 공간입니다.

「관샤 미장(观夏谜藏) • 이야기가 있는 방」 팝업 전시

- 기간 2025년 9월 1일 – 11월 30일

- 장소 상하이 웨스트 번드 드림 센터 강변 광장 (West Bund Dream Center Riverside Plaza)

- 협업 아티스트 현대 수묵 예술가 펑웨이(彭薇)

이 공간은 일반적인 리테일 '플래그십 스토어'가 아닙니다. 브랜드 플래그십 수준의 '서사(Narrative)' 기능을 수행합니다. 이번 협업은 관샤의 첫 번째 예술 콜라보레이션 하이엔드 살롱 향수 「미장(谜藏)」을 중심으로 전개되며, 펑웨이 작가의 25년간의 예술 창작 정수를 융합했습니다. 글로는 느낄 수 없는 관샤의 향과 매력을 현장에서 함께 느껴보겠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벨로코, '가성비' 한식의 틀을 깨고 '예술'을 입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