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로코, '가성비' 한식의 틀을 깨고 '예술'을 입히다

만나통신사 상하이 여정

by 윤승진 대표

우리가 이제 곧 만나게 될 '벨로코(Belloco)'의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10년 전 상하이의 한식 시장을 먼저 그려볼 필요가 있습니다. 당시 한식은 민항구 훙취안루(虹泉路) '코리아타운'에 밀집해 있었고, 1인당 50~80위안(약 1만 원)이면 푸짐하게 즐길 수 있는 '가성비' 음식의 대명사였습니다. 돌솥비빔밥, 된장찌개, 한국식 고기구이. 메뉴는 비슷했고, '정통'과 '향수'를 자극하는 복고풍 인테리어가 주를 이뤘습니다. 한식은 맛있고 양은 많지만, '저렴한 음식'이라는 인식의 틀, 즉 '저가 패러다임'에 갇혀 있었습니다.

2010년, 이 견고한 시장에 한국인 배찬수 대표가 '벨로코'라는 이름의 레스토랑을 열었습니다. 그는 코리아타운이 아닌, 상하이의 가장 중심부인 징안구(静安区)를 택했습니다. 1인당 객단가는 120~150위안, 심지어 그 이상으로 설정했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식당 개업이 아니었습니다. '한식=저가'라는 시장의 룰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패러다임 전환'의 시작이었습니다. 벨로코는 어떻게 상하이 외식 시장의 '룰'을 바꾸고, '창의 한식(创意韩餐)'이라는 새로운 프리미엄 카테고리를 개척하고 정의할 수 있었을까요? 그들의 전략을 심층적으로 분석해 봅니다.


1. 전략적 분리: '코리아타운'을 떠나 '도심'을 점령하다

벨로코의 성공은 철저한 기획에서 시작됩니다.

브랜드 네이밍: 이름부터 달랐습니다. '아름다운'이라는 뜻의 이탈리아어 'BELLO'와 '한국(COREA)'을 조합해 '멋있는 한국 음식(Belloco)'을 표방했습니다. 이는 '정통'이나 '전통'을 내세우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시작부터 세련되고 국제적인 감각을 주입한 것입니다. 브랜드 미션 또한 "새로운 F&B 문화를 이끈다"로 설정, 단순한 식당이 아닌 '문화 리더'로서의 정체성을 분명히 했습니다.

포지셔닝: 벨로코는 기존 한식 시장에서 경쟁하는 대신, '창의 한식'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창조했습니다. 이는 스스로 '최초'가 되어 시장의 정의권과 가격 결정권을 선점하는 가장 강력한 전략이었습니다.

입지 전략: 가장 과감한 행보는 '탈(脫)코리아타운' 이었습니다. 훙취안루를 의도적으로 피하고 징안구, K11, 첸탄(前滩) 등 도심 핵심 상권과 고급 쇼핑몰에 입점했습니다. 이는 타깃 고객의 완전한 전환을 의미했습니다. 현지 한국인이 아닌, 새로운 경험에 기꺼이 지갑을 여는 중국의 주류 중산층을 정조준한 것입니다. 비싼 도심 임대료는 그 자체로 "우리는 저가 한식이 아니다"라는 강력한 메시지가 되었습니다.

2. 가치의 재창조: '정통'이 아닌 '경험'을 팔다

높은 가격을 정당화하기 위해, 벨로코는 음식, 공간, 서비스의 모든 차원에서 고객 가치를 재창조했습니다.

제품 혁신 (경험의 연출): 벨로코는 '정통의 맛'이 아닌 '창의적 경험'을 제공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대표 메뉴인 '호박 소갈비찜(188위안)'이 그 정수입니다. 이는 한식 갈비찜에 서양식 식재료(미니 밤호박)와 중식 보양 요소(대추)를 결합한 퓨전 요리입니다. 하지만 핵심은 '연출'입니다. 직원이 고객 테이블 앞에서 통호박을 직접 잘라주면, 뜨거운 김과 함께 소갈비와 소스가 쏟아져 나옵니다. 이 강렬한 시각적 경험은 고객들에게 강력한 '소셜 화폐(Social Currency)'가 되었고, SNS를 통해 자발적으로 확산되며 높은 가격을 기꺼이 지불할 이유를 제공했습니다.

서비스 혁신 (감성의 연결): 단순한 응대를 넘어 '체험형 서비스'를 설계했습니다. 벨로코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프로페서 리(Professor Lee)'에서는 직원이 테이블에서 직접 수제 티라미수를 만들어주는 퍼포먼스를 제공합니다. 단 8석만 운영하는 최고급 브랜드 '제주 이자카야(Jeju Izakaya)'에서는 셰프가 모든 고객의 이름을 부르고 메뉴에 없는 서프라이즈 요리를 내어주며 '형제 같은' 감성적 유대를 구축합니다. 이는 식사를 '기능적 소비'에서 '감성적 소비'로 격상시켰습니다.

공간 혁신 (예술의 일상화): 이 부분이 특히 중요합니다. 벨로코는 흔한 중국 한식당의 <응답하라 1988> 식의 복고풍 길거리 인테리어를 완전히 버리고, 레스토랑을 '현대 아트 갤러리'처럼 디자인했습니다. 매장 곳곳에 한국 예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미니멀하고 모던한 디자인 언어를 사용했습니다. 고객들은 이곳에서 단순히 밥을 먹는 것이 아니라, 세련된 예술적 분위기와 도시적인 '느슨함(松弛感, 편안하고 여유로운 느낌)'을 함께 소비합니다.

3. 체계적 확장: 'By Belloco'라는 강력한 제국

벨로코는 단일 브랜드의 성공에 그치지 않고, 체계적으로 영향력을 확장했습니다. 바로 다양한 가격대와 소비 장면을 아우르는 '멀티 브랜드 매트릭스'를 구축한 것입니다.

이 포트폴리오의 '본진'이자 중심축은 물론 '벨로코(Belloco)'입니다. 이곳은 '창의 한식'의 표준을 제시하는 퓨전 메뉴와 모던한 공간을 갖춘 중가 브랜드입니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프로페서 리(Professor Lee)'는 예술적 경험과 현장 제작 서비스(테이블 티라미수 등)를 결합한 프리미엄 창의 한식 브랜드로 포지셔닝했습니다.

정점에는 '제주 이자카야(Jeju Izakaya)'가 있습니다. 단 8석의 희소성을 무기로 셰프와 깊은 감성적 교감을 나누는 초고가 브랜드입니다. 동시에, 효율성과 전문성을 추구하는 '보통식당(普通食堂)'을 통해 고품질의 고기구이 전문점 시장도 공략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프리미엄 한식 브랜드 '제주사계(Jeju Sagye)'는 권위 있는 '블랙펄 레스토랑'으로 선정되며 그룹 전체의 품질 보증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체계적인 브랜드 포트폴리오는 '창의 한식'이라는 카테고리 내의 다양한 세그먼트를 선점하고, 'By Belloco'라는 이름을 강력한 품질 보증 마크로 만들었습니다. 이제 NEED, KCOOKING 같은 후발 주자들은 모두 벨로코가 닦아놓은 이 '프리미엄 한식'이라는 트랙 위에서 경쟁하고 있습니다.

[여정을 준비하며]

벨로코의 성공은 전략, 제품, 문화적 자신감의 완벽한 승리입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한류 드라마나 K-POP 같은 외부 문화 콘텐츠에 기대지 않고, 브랜드 스스로의 힘으로 새로운 문화적 정체성을 확립했다는 것입니다.

벨로코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바로 이 '문화적 자신감'이었습니다. 레스토랑을 하나의 문화적 매체로 보고, 매장 인테리어와 운영 곳곳에 예술적 영감을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한국의 세련된 미학과 경험을 판매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음식값을 올린 것이 아니라, 경쟁이 치열한 상하이 시장에서 '한식의 격(格)'을 근본적으로 끌어올린 핵심 동력이었습니다.

이번 '만나통신사' 여정은 이 혁신의 현장을 직접 목격하는 소중한 기회입니다. 더불어, 이 모든 변화를 주도한 벨로코의 창업자 배찬수 대표를 직접 만나 그의 생생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 예습 자료를 바탕으로, '어떻게 낡은 패러다임을 깨고 새로운 카테고리를 정의했는지', '예술과 문화를 비즈니스에 접목하는 그만의 철학은 무엇인지' 등 현지에서 배찬수 대표에게 직접 물어볼 날카로운 질문들을 미리 준비해 둔다면 더욱 의미 있는 여정이 될 것입니다.

벨로코 창업자 배찬수 대표


매거진의 이전글예술로 반짝이는 도시, 상하이로 떠나는 비즈니스학습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