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를 벤치마킹해 '차(茶)의 제국'을 세우다

빠왕차지(霸王茶姬) 방문 전 필독

by 윤승진 대표

몇 년 전 상하이 거리를 거닐 때만 해도, 젊은이들의 손에는 스타벅스 로고가 들려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그 자리를 낯선 녹색과 주황색의 컵이 빠르게 대체하고 있습니다. 그 주인공이 바로 우리가 방문할 '빠왕차지(霸王茶姬, CHAGEE)'입니다.

이 브랜드의 성장 서사는 그야말로 '압도적'입니다.

2017년, 윈난성 쿤밍의 작은 가게에서 시작.

창업자 장쥔제(张俊杰)는 1993년생으로, 10살에 고아가 되는 시련을 겪고 시장 바닥에서 생존을 배운 입지전적인 인물입니다.

불과 8년 만에 전 세계 6,000개 이상의 매장을 열고 , 2025년 4월 나스닥(NASDAQ) 상장에 성공했습니다.

심지어 2025년 7월, 신세계(이마트 에브리데이)와 합작하여 서울 청담동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며 한국 시장에도 진출했습니다.

어떻게 이런 '미친 성장'이 가능했을까요? 그 비밀은 중국 5,000년 차(茶) 문화와 스타벅스의 시스템을 완벽하게 결합한 세 가지 핵심 전략에 있습니다.

전략 1. '스타벅스'라는 교과서, '동방미학'이라는 해답

창업자 장쥔제는 "왜 5,000년 차의 역사를 가진 중국에 젊은이들을 위한 현대적인 차 브랜드가 없는가?"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는 이 해답을 '스타벅스'에서 찾았습니다.

그는 2016년부터 1년간 스타벅스의 비즈니스 모델을 철저히 벤치마킹했습니다.

무엇을 배웠나: 표준화 시스템(170페이지 매뉴얼) , 고객 경험 설계 , 그리고 '제3의 공간'이라는 개념.

어떻게 적용했나: 그는 스타벅스의 '제3의 공간'을 중국 Z세대의 문화적 자부심을 자극하는 '동방미학의 현대 찻집'이라는 컨셉으로 재해석했습니다.

우리가 방문할 빠왕차지 매장은 '전통 찻집'의 고루함이 아닌, 전통 건축 요소(격자창, 나무 질감)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미니멀하고 세련된 공간입니다. 모든 매장에는 소셜미디어 공유를 위한 최소 3개의 '인스타그래머블 포인트'가 의무적으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전략 2. '차성(茶成) 3.0': 6천 개 매장의 맛을 통일시킨 기술력

6,000개 매장에서 어떻게 동일한 맛을 유지할까요? 빠왕차지의 핵심 경쟁력은 바로 '기술'입니다.

장쥔제는 스타벅스 에스프레소 머신에서 영감을 받아 , '차성(茶成) 3.0'이라 불리는 완전 자동화 차(茶) 추출 시스템을 독자 개발했습니다.

이 기술이 가져온 결과는 경이롭습니다.

맛의 일관성: 차 추출 온도 오차 ±1°C, 추출 시간 오차 ±1초를 보장하여, 누가 만들어도 동일한 맛을 냅니다.

압도적인 속도: 초기 프로토타입의 제조 시간 120초를 45초(3.5 버전)까지 단축시켰습니다.

운영 효율 극대화: 인력 의존도를 85% 낮추고, 평균 14일이 걸리던 직원 교육을 단 3일로 단축시켰습니다.

이 모든 것은 BDP(Bawang Digital Platform)라는 디지털 생태계에 의해 스마트 주문 , 공급망 관리 , BI 분석 까지 실시간으로 통제됩니다.

전략 3. '24절기 메뉴'와 '1+1+9+N'이라는 성장 시스템

빠왕차지의 경이로운 성장은 '감'에 의존한 우연한 성공이 아니라, '시스템'에 기반한 치밀한 승리입니다. 이들의 제국을 떠받치는 두 개의 거대한 기둥은 바로 '마케팅 시스템'과 '확장 시스템'입니다.

첫 번째, 이들의 마케팅 시스템은 '24절기(二十四节气) 메뉴'라는 천재적인 전략으로 요약됩니다. 이는 단순히 계절 메뉴를 내놓는 수준이 아닙니다. 이들은 중국 전통 24절기에 맞춰, 15일마다 새로운 한정 메뉴를 정확하게 출시합니다. 이 시스템은 세 가지 강력한 효과를 동시에 발휘합니다. 첫째, 고객은 2주마다 완전히 새로운 메뉴를 기대하게 되어, 브랜드에 대한 '지속적인 신선함'을 느낍니다. 둘째, '지금이 아니면 못 먹는다'는 강력한 '희소성'이 소비자들의 FOMO(Fear of Missing Out) 심리를 자극하여 즉각적인 구매를 유도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신선함과 희소성은 소셜 미디어에서 'UGC(사용자 생성 콘텐츠)의 폭발'을 일으킵니다. 신메뉴가 출시될 때마다 고객들은 자발적으로 샤오홍슈, 더우인 등에 수만 개의 '인증샷'을 올리고, 이는 그 어떤 광고보다 강력한 바이럴 마케팅 엔진이 됩니다.

두 번째, 이들의 '미친 확장'을 가능하게 한 것은 '1+1+9+N'이라는 독특한 프랜차이즈 모델입니다. 이는 본사의 강력한 통제력과 현지 파트너의 실행력을 결합한 영리한 전략입니다. 우선, 한 도시에 자금력, 인맥, 경험을 갖춘 '1명'의 독점 도시 파트너를 선정합니다. 이 파트너는 반드시 핵심 상권에 '1개'의 대형 플래그십 스토어를 먼저 열어, 도시 전체에 강력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야 합니다. 그 후, 본사는 입지 선정, 설계, 교육, 마케팅, IT, 품질 관리를 총망라하는 '9가지 핵심 지원 시스템'을 제공합니다. 이 견고한 시스템의 지원 하에, 파트너는 자신의 역량과 자본이 허락하는 한 'N개'의 매장을 무제한으로 확장할 수 있게 됩니다. 결국 이 모델은, 본사가 브랜드의 '격'과 '품질'을 완벽하게 통제하는 동시에, 현지 파트너의 자본력과 실행력을 활용해 리스크는 줄이고 속도는 극대화하며 영토를 넓혀나가는 고도의 성장 전략입니다.

결론: 현장에서 우리가 볼 것

빠왕차지는 '찻집'이 아닙니다. 이곳은 '시스템으로 승리하는' 테크 기업에 가깝습니다.

창업자 장쥔제는 "스타벅스는 커피 기업이 아닌 사람 중심 기업"이라는 철학을 배웠습니다. 그는 여기에 '동방미학'이라는 문화적 자부심 과 '차성 3.0'이라는 압도적인 기술력 , 그리고 '24절기'라는 천재적인 마케팅 시스템을 결합했습니다.

우리가 현장에서 볼 것은 '차' 한 잔이 아니라, '어떻게 중국의 전통 문화가 스타벅스의 시스템과 만나 거대한 글로벌 제국이 되었는가'에 대한 살아있는 증거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M&M's는 어떻게 초콜릿을 '놀이동산'으로 만들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