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대신만나드립니다 Jun 01. 2023

[수련의 특집] 부천자생한방병원 레지던트 선민지 한의사

수련의의 삶을 말하다, 그 네 번째 이야기

한의대생 진로고민 해결소 ‘대신 만나 드립니다‘에서 [수련의 특집]의 네 번째 인터뷰이로 모신 분은 바로 부천 자생 한방병원의 한방재활의학과 레지던트이자, 자생 척추관절연구소에서 파견근무 중이신 선민지 한의사십니다. 전문 수련병원에서의 삶과 연구소의 업무, 그리고 선민지 한의사만의 비전을 지금, 대신 전해드립니다!
[약력]
원광대학교 한의학과 졸업
부천 자생한방병원 인턴 수료
(現) 부천 자생한방병원 한방재활의학과 전공의
(現) 강남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근무


Intro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부천 자생한방병원(이하 부천 자생) 한방 재활의학과 레지던트 1년 차 선민지라고 합니다. 지금은 강남에 있는 자생 척추관절연구소에 파견 나와서 일하고 있습니다.     


Q. 요즘 선생님의 일과 그리고 일주일 일정이 어떻게 되나요


 저는 9시부터 18시까지 연구소에서 일하고 있어요. 임상 연구 환자분들이 자생한방병원에 오시면 환자분들의 경과를 체크합니다. 그리고 연구 기초 자료를 조사하여 정리하고, 연구원장님들의 일을 보조합니다. 한 달에 한 번씩은 부천 자생에 가서 주말 당직을 서고 있어요.      


학부 시절


Q. 한의대 진학 계기가 무엇인가요


 고등학생 때 어깨 통증으로 매주 한의원을 다녔어요. 그때 ‘이렇게 평생 한의원에 갈 바에는 내가 한의사를 하자’는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그리고 한의학이 어떤 원리로 환자를 치료하는 건지 신기하면서도 궁금했어요. 한의사가 된 지금, 침을 놓다 보면 환자분들이 이렇게 하면 기가 통하는 거냐고 여쭤보시는 경우가 많아요. 요즘은 환자들이 궁금해하고 기대하시는 전통 한의학적 개념을 어떻게 하면 현대 의학적 개념과 함께 적절히 진료에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중이에요.


Q. 학부 시절에 어떤 학생이셨으며한의대 다니는 동안 관심사가 무엇이었나요


 저는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라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을 좋아하고, 누가 알려주는 정답을 받아들이기보다는 직접 부딪히면서 스스로 답을 구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학부 시절 동안 다양한 사람을 만나보고 폭넓은 경험을 하려 했어요.


 한의학에 대해서도 다양한 이론들과 학파들이 있으니 많이 경험해 본 후 나랑 맞는 걸 선택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교내활동, 대외활동 둘 다 열심히 참여하려 했고, 학부생 대상 학회 강의도 많이 다녀봤어요. 학생으로서 경험할 수 있는 게 있으면 최대한 경험하려 노력한 것 같아요. (웃음)     


Q. 경험한 활동 중 후배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활동이 있나요?  


 먼저, 한의대생이 아닌 대학생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을 해보았으면 좋겠어요. 대부분의 한의대생이 과 활동만 주로 하는데, 대학 생활도 인생에서 한 번뿐이잖아요. 방학은 대학생의 특권이니까, 여행을 많이 다니고, 외국어를 배우는 것을 추천하고 싶어요. 그리고 평생 꾸준히 할 수 있는 운동을 배워 놓는 것도 중요한 것 같아요. 저는 이때 생활체육 지도자 2급 보디빌딩을 땄었는데, 지금처럼 바쁜 와중에도 저만의 루틴으로 운동을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또한 다른 과의 다양한 친구들과 친해지는 것도 추천해요.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는 타 분야의 사람을 더더욱 만나기 힘들어지거든요. 


 한의대생으로서 했던 활동 중에는 외부 학회에서 학생 대상으로 여는 캠프가 다 나름의 의미가 있고 좋았어요. 다른 한의대 학생들도 만날 수 있고, 제가 앞으로 어떤 한의학 이론을 통해 환자를 보고 싶은지 생각해볼 기회가 되었거든요. 저는 재활 쪽에 관심 있다 보니 MPS 캠프가 가장 재밌었어요. 학교에서 경혈 위주로 배웠다면, MPS 캠프에서는 근육 위주로 치료하는 방식을 접할 수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됐어요. 친구와 서로 근육 촉진을 하고 침놓는 연습을 하는 것도 유익했고, 새롭게 친해진 친구들과 전주에서 술 마시는 것도 재밌었습니다. (웃음)     


Q. 한의계에 다양한 이론과 학파가 있는데이런 부분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대학교 때 다양한 학파에 대해 탐방해 보고, 졸업한 후에는 자신에게 가장 와닿았던 학파의 방향으로 부원장을 시작하거나 수련하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졸업 후가 본격적인 시작인 거죠. 첫 직장이 중요하다는 게, 사람이 첫 직장에서 익힌 진료 방식에 익숙해지기 때문이에요. 그 방향으로 경험이 쌓이고, 주변에 비슷한 방식으로 진료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잖아요. 그래서 진료를 시작하기 전인 학생 때에 마음을 열고 다양한 경험을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한의사분이 ‘한의학은 결국 임상의학이고, 환자를 보다 보면 실력도 쌓인다.’는 말씀을 하시잖아요. 그게 맞는 것 같아요. 임상하면서 다시 쌓아나가야 해요. 환자분들을 보고 ‘이게 효과가 있구나’, ‘이렇게 하면 안 되는구나’ 와 같이 경험을 통해 자신만의 관점을 세워 나가는 거죠. 한의학은 자유도가 높은 만큼 혼란스러움도 커서 자신의 질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해요. 남의 말에 따르기보다는 본인이 직접 경험하고 공부해 봐야 하는 것 같아요.


 주의할 점은, 자기만의 진료체계를 세워나갈 때 혼자 고립되지 않는 거예요. 이상한 길로 가지 않도록 자신의 진료 방법을 외부에서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조언해 줄 사람도 필요해요. 그리고 조급한 마음을 내려놓는 것도 중요한 것 같아요. 저는 졸업 전에 ‘한의학 치료의 정답’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는 조급한 마음 때문에 힘들었어요. 지금 보니, 절대적인 정답은 없는 것 같아요. 각자의 정답이 있는 거고, 각자의 질서를 세워나가는 거라고 생각해요. 차근차근 본인 진료에 적용할 만한 도구들을 익히면 돼요.      


수련 생활


Q. 수련을 결심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우선 전문의 보드를 갖고 싶었어요. 운동을 좋아해서 제가 선택한 과인 한방재활의학과에 관심이 많았고, 한방재활의학과 전문의라는 타이틀이 제 이름 앞에 붙는 것이 멋있다고 생각했어요. (웃음) 힘들어도 수련을 마치면 보드를 얻으니까 버틸 수 있는 것 같아요. 많은 학생이 전문의 수련을 고민하시는데, 보드가 필요 없다면 굳이 수련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저는 나중에 제가 한의사로서 다양한 활동을 하는 데 전문의 보드가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했고, 전문의 권한이 앞으로 넓어질 거라는 기대도 있었습니다. 환자들에게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했어요.


 두 번째로는 커뮤니티를 얻고 싶었어요. 한의사라는 직업은 자유도가 높기 때문에 아무도 만나지 않고 일을 하는 것이 가능하잖아요. 근데 저는 혼자 진료하는 것보다 다른 한의사분들과 함께 공부하고 상의하면서 실력을 발전시키고 싶었어요. 그래서 같은 길을 걷는 동료를 많이 만들고 싶었고, 커뮤니티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한방 재활의학과가 유명한 자생을 선택했고, 자생은 전국에 병원이 있기 때문에 좋은 커뮤니티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Q. 수련병원을 선택한 기준 그리고 현재 수련 중인 병원을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이 병원을 오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제가 본과 3학년 때 부천 자생한방병원 병원장님이자 자생 

척추관절연구소 소장님인 하인혁 소장님을 *인터뷰한 것이에요. ‘국가한의임상정보포털’ 기자단을 할 때였는데, 자생척추관절연구소장이라는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활발한 임상 연구 활동하고 계신 소장님을 만나 뵙고 존경의 마음이 들었어요. 그때 제가 한창 진로 고민을 하면서 임상과 연구 두 갈래의 길 중에 고민하고 있었는데, ‘좋은 임상가가 좋은 임상 연구자가 된다’고 소장님께서 하신 말씀이 와닿았어요. 임상에서 치료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연구 진행 시 해당 치료법의 최상의 효과를 끌어내는 방식으로 연구를 설계할 수 있다는 것이었죠. 둘을 분리해서 생각할 필요가 없음을 알게 되었어요. 


 또한 ‘임상 연구자는 피디와 같다.’는 말씀도 해주셨어요. 임상 연구를 설계하고, 관련된 세부 사항을 정하여 함께할 사람들을 구하고, 연구를 시행한 결과를 정리하여,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일련의 과정을 들려주셨는데, 그 과정이 보람차 보였어요. 저도 학부 때 새로운 일을 맡아서 여러 사람과 소통하고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걸 좋아했거든요. 이 인터뷰를 통해 임상 연구에 대한 꿈을 키우게 되었고, 소장님께서 병원장으로 계신 부천 자생에 오게 되었습니다.      


*「경항통 한의표준임상지료지침」 연구책임자 하인혁 자생 척추관절연구소 소장님 인터뷰 - 약침 임상 연구의 활성화를 꿈꾸다 : https://nikom.or.kr/nckm/board/view.do?menu_idx=146&manage_idx=42&board_idx=2259         


Q. 현재 수련 중인 병원의 장점이 무엇인가요?


 부천 자생은 전문 수련 병원임에도 인턴 때부터 주치의를 맡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에요. 인턴 병원에서는 인턴들이 주치의를 맡지만, 전문 수련 병원은 레지던트 밑에서 일하기 때문에 환자 치료를 주도적으로 하지 못하는 것이 일반적이에요. 원장님 밑에 레지던트와 인턴이 팀을 이루고, 레지던트가 병동에서 침 치료를 하면 인턴은 뜸, 부항 같은 보조적인 치료와 차팅을 하죠. 아무래도 전문 수련병원에서의 인턴은 위에서 시키는 일만 해야 하고, 주체적으로 일하지 못하는 것이 답답할 수 있어요.


 그런데 부천 자생은 전문 수련병원임에도 일정한 교육 기간 이후엔 인턴에게도 주치의를 맡긴다는 장점이 있어요. 그래서 인턴 때 원장님들과 직접 컨택하면서 환자 치료를 경험할 수 있었죠. 레지던트 입장에서도 인턴과 주치의를 나눠서 분담하니까 일의 로딩이 줄고요.      


Q. 일반수련병원과 전문 수련병원 중 어떤 곳을 더욱 추천하시나요?

  전공으로 삼고 싶은 과가 명확하고 수련해야겠다는 마음이 확고하면 처음부터 전문 수련 병원에 가는 것을 추천해요. 인턴 때 원하는 과에서 일해본 경험이 있으면, 원장님들과의 소통도 원활하고 일도 익숙하다는 장점이 있죠. 또한 레지던트를 지원할 때, 기존에 수련하던 사람들이 과를 선택한 후에 남는 자리에 타 병원 분들이 지원하는 방식이라 일반수련병원에 갈 경우에는 내가 가고 싶은 과에 자리가 나지 않을 수 있어요. 전문 수련 병원에 지원하면 4년간 수련할 곳에 나를 넣어놓아 딴 마음이 들지 않게 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에요. (웃음) 하지만 전문 수련 여부를 아직 고민하고 있다면 일반 수련병원을 간 뒤에 생각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해요. 
 

Q. 수련 생활 중에 인상 깊었던 순간뿌듯했던 순간힘들었던 순간이 언제인가요


 환자를 보는 게 힘들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오히려 저는 환자를 보는 게 가장 뿌듯하고 힐링 되는 시간이었어요. 환자분들이 저를 의사 선생님으로 존중해 주시는 것도, 환자분들이랑 소통하는 것도 좋았어요. 뿌듯했던 순간은 환자분들이 치료받으신 뒤에 감사 편지를 써주셨을 때예요. 힘들 때, 환자분들을 보면 오히려 좋은 에너지를 얻어갈 수 있었어요.


  인상 깊었던 일은, 코로나로 인해 외출이 어려웠을 시기에 겪은 에피소드예요. 제 담당이었던 젊은 남자 환자분이 한 달간 입원을 하셨는데 병원에 계신 지 오래돼서 답답했나 봐요. 그래서 본인 침상에 인형을 대신 눕히고 이불을 덮어놓고 사라지신 거예요. (웃음) 그때가 크리스마스쯤이었는데, 정말 크리스마스 영화 같은 일이었죠. 다행히 환자분과 바로 연락이 되어서 잘 마무리됐어요. 


 가장 힘들었던 것은 처음 입사했을 때, 일을 처리하는 과정, 절차, 권한을 파악하고 익숙해지는 것이었어요. 일이 생겼을 때 원장님, 간호부, 원무팀 중에 어디로 연락을 취해야 하는지, 어떻게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 판단하기가 힘들었죠. 그래도 몇 달 실수 하면서 배우면 나중에는 병원에서 어떤 일이 생겨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겨요. 두 번째로, 차팅이 힘들었어요. 입원 기록지, 퇴원 기록지, 경과 기록지 등 환자 한 명에게 해야 할 차팅들이 정말 많거든요. 그래도 이렇게 복잡하고 힘든 차팅이 나중에는 임상에서 도움이 된다고 하더라고요. 부원장 하는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수련하고 온 사람들은 차팅이 확실히 꼼꼼하다고 해요. 마지막으로, 제가 아무것도 모르고,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라는 것을 직면하는 것 가장 힘들었어요. 한의사가 되면 저절로 좋은 의료인이 되는 게 아니라 그때부터 다시 시작이었습니다. 지금은 조급함을 많이 내려놓고 차근차근 배워나가야겠다는 생각이에요.      


Q. 전반적인 수련 생활의 장단점이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본인 의지대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이 없고, 수동적으로 일해야 한다는 점이에요. 위에서 시키거나 정해진 업무만 해야 하는 것이 답답할 수 있죠. 저는 주도적으로 일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인턴일 때에는 그러지 못하니까 제 장점이 사라지고 수동적인 사람으로 변하는 것 같아서 우울했어요. 그래서 삶에 대한 주체성을 잃지 않기 위해 점심시간에 옥상에서 운동하고, 자투리 시간에 책을 읽는 등 능동적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면서 이것을 극복하려 했죠.


 장점은 폭넓은 치료 경험이에요. 한의원에서 보기 힘든 중증 척추질환 환자분들을 치료한 경험이 두고두고 저의 자신감이 되어줄 것 같아요. 또한 사회인으로서 성장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입니다. 수련 과정은 쓸데없는 자의식을 내려놓고 겸손하게 실력을 쌓아나가는 과정인 것 같아요. 분명히 힘들지만 그렇기에 인간적으로도 성숙할 수 있는 경험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봅니다. 추가로, 병원 생활을 하며 다양한 사람들과의 관계를 다루는 경험을 통해 조직 내에서 원활하게 소통하며 일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어요. 


Q. 힘든 인턴 생활을 어떻게 버티실 수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힘들 때 의지할 수 있는 좋은 동기들과,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 그리고 마음을 받쳐줄 수 있는 체력이 있어서 버틸 수 있었어요. 병원에서는 한 사람이 휴가를 가면 다른 사람이 그 일을 대신 맡는 식이라 동기들과는 1년 내내 조별 과제를 하는 느낌이에요. 제 동기들은 공평함에 대한 감각이 있고, 한 명이 힘들어 보이면 서로 도와주려 하는 너그러운 사람들이라 큰 도움이 됐어요. 동기 중 한 사람이 일이 많아서 힘들어 보이면, 다른 일을 배분할 때 배려해 주면서요. 그리고 틈틈이 책을 읽고 필라테스, 헬스 같은 운동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건강하게 풀려고 노력했어요. 나중에는 그렇게 쌓인 체력이 힘들 때 더 버티게 해주는 힘이 되더라고요.     


Q. 인턴만 하고 레지던트 과정을 밟지 않는 수련의의 비율은 어느 정도 되나요?


 저희 동기 6명 중 공중보건의를 간 한 명을 제외하고 다 레지던트를 선택했어요.      


Q. 한방 재활의학 전공을 선택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요?  

  학부 시절에 운동으로 힘든 시기를 이겨냈었고, 그 이후로 재미를 붙여서 꾸준히 운동했어요. 그 과정에서 라운드 숄더, 평발 등 스스로가 가진 체형적 문제들을 개선한 경험이 쌓여서 환자를 치료할 때도 운동 티칭을 포함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이러한 이유로 환자의 근골격계 질환에 대해 적절한 운동을 교육하고, 체계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한방재활의학과를 선택했습니다. 또한 모든 질병과 사고 이후에는 적절한 재활 과정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환자분들이 일상생활을 불편함 없이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한방 재활의학이 매력적이었어요. 폭넓게 환자분들의 건강을 전반적으로 케어할 수 있는 학문이라 공부할 것이 풍부하겠다는 생각에 선택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근골격계는 침 치료의 기전이 명확히 밝혀진 부분들이 많고, 환자의 호전도가 눈에 보이는 게 좋아서 선택했어요.      


Q. 수련의 생활을 마치면 어떤 한의사가 되고 싶으신가요?

  저는 학부생 때와 수련을 시작할 때 ’졸업하면/수련이 끝나면 바로 어떤 한의사가 되어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힘들었어요. 하지만 이제는 수련이 끝나면 그때부터 또다시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수련을 마쳤을 때, 기본기가 탄탄한 한의사가 되고 싶습니다. 


 저의 장점은 환자와의 소통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본 경험을 통해 환자분들에게 다가가는 법을 배우게 되었어요. 그리고 환자를 진료하는 것도 결국 사람을 대하는 일이니까, 이분들의 몸뿐만 아니라 마음도 어루만질 수 있는 한의사가 되어야겠다고 항상 생각하죠. 반면 단점은 단순한 작업에 대해 꼼꼼함이 떨어진다는 거예요. 의료인은 환자를 상대하는 직업이고, 환자 치료와 관련된 일에서는 간단한 처치와 차팅도 실수없이 해야 하죠. 그래서 저는 수련 기간에 저의 장점은 극대화하고 단점은 보완하여, 환자분들을 위해주고 실수 없이 진료하는 한의사가 되고 싶습니다. 수련이 끝났을 때는 이렇게 얻은 탄탄한 기본기 위에 다른 능력들도 하나씩 쌓아나가고 싶어요.     


수련을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Q. 병원 수련을 고민하는 학부생들에게 해줄 조언이나 꿀팁이 있나요


 어떤 길을 선택해도 괜찮다, 작은 경험도 운명을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해드리고 싶어요. 어떤 것을 선택하든 그에 따른 장단점이 있기에 고민이 될 거예요. 하지만 일단 선택했으면, 그 선택이 옳은 것으로 본인이 만들어 나가면 된다고 생각해요. 저도 자생에서 전문의 과정을 밟기로 선택했으니 이 선택이 잘한 선택이 되도록 만들어 가야죠.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보되 선택은 본인이 하는 것이고, 선택했으면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더 글로리’에도 '해결책은 미래에 있다'는 말이 나오잖아요. (웃음). 그 말에 공감해요.


 그리고 조금이라도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이 있다면 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작은 경험도 운명을 바꾸는 계기가 될 수도 있거든요. 저도 학창 시절에 했던 인터뷰가 이렇게 연구소에서 근무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잖아요.      


Q. 수련하고 싶은 학생이 미리 준비하면 좋을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요?


 두 가지가 있는데, 그 중 첫 번째는 체력입니다. 체력이 부족하면 사람이 작은 것에도  짜증이나고 힘들어지는 것 같아요. 두 번째는 가고 싶은 병원을 구체적으로 생각하는 거예요. 막연하게 병원에 가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보다는 가고 싶은 병원을 명확히 생각해 보는 것이 좋아요. 보면, 같은 자생이어도 병원마다 분위기가 다르고 수련 체계도 조금씩 다르거든요. 저는 병원을 자세하게 알아본 편은 아니어서 처음 입국했을 때 낯설어했던 기억이 나요. 정말로 병원에서 수련받고 싶은 생각이 있다면, 미리 그 병원을 방문도 해보고 이미 수련 중인 선배들에게 어떤 체계로 운영되는지도 물어보는 것을 추천해요.     


Q. 수련의 선발 과정에서 학점은 얼마나 중요한가요


 학점을 중요하게 고려하기보다는 학부 시절의 성의 정도로 보는 것 같아요. 저는 학점이 높긴 했는데, 지금은 학점이든 국가고시든 너무 스트레스받지 않고 공부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 들어요. 대학교 공부를 열심히 했던 이유는 좋은 병원에 가고 싶다는 이유도 있었지만, 학점은 평생 남고, 나중에 혹시 대학원에 가거나 외국으로 유학을 가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열심히 해놓았던 것 같아요.     


Q. 대학원과 전문의 과정은 완전히 다른 것인가요?  


 네. 둘은 완전히 다른 과정이지만, 대학병원에 가면 수련하면서 대학원 과정을 함께 듣는 경우가 많아요. 일하고 있는 대학병원의 교수님들이 대학원 수업을 진행하시기도 하고, 수련하면서 같은 대학교의 대학원을 다니면 편한 부분이 있죠. 보통 레지던트 2년 차 때부터 여유가 생겨서 그때부터 많이 다니기 시작하는 것 같아요. 졸업이 다가오면 대학원에 가야 하는지, 전문의를 해야 하는지 고민하잖아요. 저도 학부생 때 고민했었는데, 당시에는 둘 중 하나만 해도 충분하다는 것이 정론이었어요. 대학원 과정은 저도 아직 고민 중이에요.      


강남 자생 척추관절연구소


Q. 현재 계시는 강남 자생 척추 관절 연구소에서는 어떤 일을 하시나요?


 연구소에서 진행 중인 임상 연구와 관련된 다양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각 연구에 맞게 환자분들의 치료 호전도와 상태 확인 및 이상 반응 등을 체크하고 있어요. 또한 연구의 시행에 앞서 필요한 기초 자료들을 조사하여 정리하고, 연구 개발 계획서를 발표할 때 필요한 발표 자료를 제작하는 일도 합니다.


 그리고 자생에서 이번에 'Perspectives on Integrative Medicine'이라는 새로운 저널을 만들었어요. 한의학뿐만 아니라 통합 의학 분야까지 폭넓게 다루는 저널로, SCI(E) 등재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저는 원장님을 보조하여 이 저널의 홍보를 기획하고 SNS 계정을 관리하는 일도 하고 있어요.      


Q. 연구소로 파견 근무를 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본과 3학년 때 연구소 소장님을 인터뷰한 이후, 자생척추관절연구소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일들을 하는지 궁금해졌어요. 소장님께 기회가 된다면 연구소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메일을 보냈죠. 그렇게 본4 여름방학 때 한 달 학부생 인턴으로 연구소에서 일하게 되었어요. 그때 간단한 서류작업이나 정리 작업을 맡아 하면서 연구소에서의 업무를 간접적으로 경험해 볼 수 있었습니다. 인턴으로 일하는 한 달 동안 나중에 언젠가 이곳에서 일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이후 부천 자생에서 수련하던 중, 연구소로 파견 나올 기회가 생겨서 연구소에서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대만드 공식 질문


Q. 앞으로의 장기 또는 단기 목표가 무엇인가요?


 저는 우선 수련의일 때 다양한 것을 시도해 보며 수련 기간을 잘 활용하는 것이 단기 목표입니다. 남은 기간에 SCI급 논문도 내고, 전공과 관련된 책도 하나 써보고 싶어요. 그동안은 콘텐츠를 향유하는 소비자로 살았다면, 이제는 사소한 것이라도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서 세상에 선보이는 생산자의 역할도 해보고 싶어요. 결과가 어떻든 그 과정에서 많이 배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장기 목표는 계속 고민하는 부분이에요. 한창 경제 관련 책을 읽을 때는 돈이 목표인 것 같았는데, 결국 돈을 벌어서 최종적으로 하고 싶은 것은 성장이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저는 꾸준히 성장하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어떤 방향으로 성장하고 싶은지 고민하는 중이에요.      


Q. 대만드가 다음에 만나보면 좋을 것 같은 분을 추천해 주세요


 자생 척추 관절 연구 센터 소장님이시자 부천 자생한방병원 병원장이신 하인혁 소장님을 추천합니다. 소장님은 저에게 멘토 같은 분이신데, 굉장히 유능하시고 하시는 일도 다양하셔서 맡고 계신 일 전반에 관해서 여쭤보면 좋을 것 같아요. 또한 연구소와 부천 자생을 꾸려나가시는 분이니만큼 연구소와 자생이 어떤 비전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지도 여쭤보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     




꾸준히 성장하고자 하는 선민지 한의사의 비전에 긍정적인 자극을 받은 인터뷰였습니다. 수련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 궁금해하는 질문들을 폭넓게 여쭤보았는데, 자세한 답변을 해주신 선민지 한의사께 다시 한번 감사 말씀드립니다. 자신만의 목표를 갖고 성장해 나갈 때 가장 눈빛이 빛나는 선민지 한의사의 남은 수련 생활을 대만드가 응원하겠습니다 :D !


Interviewer. 앵무새, 페럿, 꽁치, 사막여우

Writer & Editor. 앵무새

선민지 한의사와 페럿, 앵무새
선민지 한의사와 사막여우, 꽁치


작가의 이전글 한의대 졸업 후 방송국으로! 김도영 PD님 인터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