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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신만나드립니다 May 02. 2024

스포츠 현장에서의 한의치료, 신정미 한의사

선수들의 뜨거운 열정이 존재하는 스포츠 현장, 그 곳에서 팀닥터는 선수들의 열정이 더욱 빛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그렇다면 스포츠 현장에서 한의치료는 어떻게 이루어질까요? 눈이 소복히 쌓인 어느 겨울날, 페럿과 펭귄은 팀닥터로 활동하신 신정미 원장님을 찾아뵈었습니다. 원장님께서 경험하신 스포츠 현장에서의 한의치료, 대만드가 대신 전해드립니다!
[약력]
대구한의대학교 한의과대학 한의학과 졸업
가천대학교 한의과대학 침구의학과 석사     
침구과 전문의
대한침구의학회 평생회원
대한스포츠한의학회 회원
대한척추신경추나학회 회원
前) 대한스포츠한의학회 편집이사
前) 제인한방병원 침구과 과장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한방진료실 진료원장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한방진료실 진료원장
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한방진료실 진료원장
2018 평창동계장애인올림픽대회 한방진료실 진료원장     
現) 백두산한의원 진료원장 




Part 1. 학부 시절     

Q. 안녕하세요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대구한의대를 졸업하고 현재 청주 백두산한의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신정미라고 합니다.
 

Q. 한의대에 진학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사실 처음에는 한의대에 큰 관심이 있는 편은 아니었어요. 어떤 진로가 좋을지 고민하던 차에, 한의사이신 사촌 형부께서 제 성격과 한의사라는 직업이 너무 잘 맞을 것 같다고 권해주셨습니다. 그리고 고등학교 때 제가 위염을 길게 앓았던 적이 있어요. 병원도 열심히 다녔지만 증상에 대처하는 약만 줄 뿐, 근본적으로 나아진다는 느낌이 없어서 한의학 쪽으로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제가 입학했던 해는 드라마 허준이 크게 유행했던 시기라 한의학에 대한 호감이 크기도 했습니다. 

 처음에는 큰 뜻을 품고 입학한 것이 아니었기에 의료인의 길에 들어선 것이 두렵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학교를 다니면서 한의사라는 직업이 환자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치료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점점 더 좋아졌습니다. 자연스럽게 의료인으로서 갖추어야 할 책임감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고, 한의학에 애착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Q. 학부 시절 어떤 학생이셨는지 궁금합니다한의대를 다니는 동안 관심사는 무엇이었나요?   

  

A. 저는 학부 시절 즐거운 학생이었습니다. 1학년 말에는 저희 학교 최초의 여자 예과 회장으로 당선되기도 했습니다. 예과, 본과, 단대를 통틀어 첫 직선 여자 회장이었지요. 한의대는 아시다시피 남학생 비율이 높은 편이라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었습니다. 

대학에 입학하고 의료인이 되는 과정에 들어서면서 고민이 많았어요. 그때 선배님들과 만나 의료, 교육 분야가 공공재로서 어떻게 사람들에게 적용되어야 할지 고민하며 이야기도 나누고, 여러 활동을 하다보니 그런 기회가 찾아왔던 것 같습니다. 회장으로서 1년 동안 열심히, 또 재미있게 활동하며 뜻깊은 한 해를 보냈습니다.

 예과를 재미있게 잘 보낸 후, 본과로 진급하고 나니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특히나 저는 침에 관심이 많았어요. 즉각적으로 반응이 나타난다는 점도 흥미로웠고, 환자와 밀접한 관계에서 치료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그래서 침구학회 활동도 하고, 근육학 공부도 열심히 했습니다.     


Q. 후배들에게 학부 시절 어떤 경험을 해보기를 추천하시나요?     


A. 저의 학부 시절 경험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금전적으로 넉넉하지 않게 다녀온 국내 여행입니다. 본과 4학년 때, 실습을 다녀온 후 며칠의 시간 여유가 생겨서 친구들과 함께 전라도 여행을 다녀왔어요. 제가 대구 사람이다 보니, 전라도는 저에게 미지의 영역이었거든요. 

 처음에는 친구 차를 타고 가려고 계획했었는데, 출발하는 당일 아침에 친구에게 전화가 왔더라고요. 아버지께 차를 뺏겼다고요. 그래도 ‘뭐 괜찮아, 버스 타고 가면 되지!’라는 생각으로 일단 출발했습니다. 그렇게 버스를 타고 전라도 여행을 하는데, 시골이니까 예상치 못한 상황들이 자꾸 생기더라고요. 오후 5시인데 이미 끊겨버린 버스에 황당해하기도 하고, 해는 기우는데 민박집을 찾지 못해서 헤매기도 했죠. 해 질 녘에 힘들게 찾아간 민박집에서 아주머니께서 저희가 불쌍하셨는지 김밥도 주고 라면도 주셨던 기억이 있어요. (웃음)

 여행 동안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마주하며 나조차도 몰랐던 나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기도 하고, 여행 도중 만난 낯선 사람들에게 생각지도 못했던 도움을 받으면서 감사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사람과 교류하면서 산다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를 몸소 느낄 수 있었어요.

 한의사라는 직업은 근본적으로 사람을 돕는 일이에요. 내가 아무리 지식이 많다 하더라도 환자가 왔을 때 이 사람을 돕고 싶은 마음, 환자에 대한 애정이 존재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저는 한의사에게 있어서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의 그 여행은 모르는 사람들에게 도움도 받고 뜻하지 않은 즐거움도 나눠본 특별한 기억이었습니다. 그래서 학부시절,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국내여행을 다녀오시기를 추천합니다.           



Part 2. 팀닥터 활동     

Q. 팀닥터 활동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저는 한의학의 여러 치료법 중에서 침 치료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치료에 대한 결과물이 즉각적으로 나온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졸업하고 수련의 과정을 거치면서도 자연스럽게 한방침구의학과를 선택했습니다. 그러다보니 근골격계 질환들을 많이 접하게 되었고, 선배의 권유로 대한스포츠한의학회 강의를 듣게 되었습니다. 이후 학회에서 지원하는 여러 대회들에 의무 지원을 나가게 되며 팀닥터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 원장님께서 팀닥터로 활동한 경험을 소개해주세요!     


A. 큰 대회들 위주로 말씀드리면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시작으로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2015년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 2016년 청주세계무예마스터쉽, 2018년 평창동계패럴림픽 등에 참여했습니다. 특정 팀에 한정되기보다는 한방진료실에서 대회에 참가한 선수, IOC 위원들, 자원봉사자들 등 대회 관계자들을 치료했습니다.     


Q. 팀닥터라고 하면 하나의 스포츠 팀에 소속되어 선수들을 관리하는 역할을 생각했는데생각했던 방식과는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스포츠계에서의 한의 진료는 주로 어떠한 방식으로 이루어지나요?     


 본래 팀닥터는 하나의 스포츠팀에 소속되어 선수들을 관리하는 역할을 의미하는 것이 맞습니다. 대한스포츠한의학회에서 하는 강의도 그러한 의미에서 팀닥터가 갖추어야 할 소양에 대한 것이고요. 제가 접했던 팀닥터 활동은 각종 대회의 의무실 진료였습니다. 우리 나라에서 열리는 크고 작은 대회에서 한방진료실을 개설하고 그 안에서 대회 관계자들을 진료하였습니다.          


Q. 아시안게임올림픽 등 큰 국제대회에 한방진료실이 존재했다는 점이 굉장히 뿌듯하게 느껴집니다한의계가 이러한 대회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과정이 궁금합니다.  

   

A. 사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이전에는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 같은 큰 대회에서 한방진료실이 꾸려진 적이 없었습니다. 제가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 대회에서 한방진료실 상반기 매니저로 활동을 했었는데, 2014 인천아시안게임을 준비하시던 관계자 분들이 대회 참관을 하시던 중 한방진료실을 처음 보고 호감을 보이셨습니다. 그래서 그분들께 여기 의무지원을 나오시는 분들은 스포츠 관련 진료에 전문가이며, 한방진료실이야말로 한국의 특화된 장점이라고 강조하며 설명드렸었습니다.

 이후 한의사협회, 인천시한의사회, 대한스포츠한의학회 등의 노력으로 아시안게임 최초로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 한방진료실이 생겼습니다. 아시안게임이 종료 후 진행된 메디컬센터 평가에서는 한방진료실이 전체에서 1등을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한방진료에 대한 반응이 좋았기 때문에 이후 각종 대회에서도 한의계가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오랜 사전 준비 끝에 2018 평창동계올림픽대회에서도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한방진료실이 생겼고요. 많은 분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조금씩 영역을 넓혀갈 수 있었습니다.


 Q. 원장님께서 팀닥터로 활동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순간이 궁금합니다.    

 

A. 너무 많아서 한 가지를 고르기 어렵네요. 한 순간이 기억에 남는다기 보다는, 여러 환자들과 교류하고 정서를 나눴던 시간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다는 것이 큰 기쁨이었어요.

 그래도 한 가지를 말씀드리자면, 2018 평창 동계 패럴림픽일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올림픽 이후에 패럴림픽이 개최되는데, 저는 패럴림픽을 지원해서 갔습니다. 당시 한방진료실은 편안하고 친밀한 사랑방 같은 분위기였어요. 선수 분들이 편안하게 진료를 보시면서 이야기도 나누고 격려도 하는 따뜻한 공간이었습니다. 경기를 치르면서 발생한 부상들을 저희 진료실에 내려놓고 호전되어 가시면 그만한 보람이 없었습니다. 

 사실 장애인 분들의 치료는 저도 그때가 처음이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접근해야 환자분들께 빨리 도움을 드릴 수 있을까라는 고민도 많이 했었어요. 그런데 오히려 그분들은 베드에 눕거나 휠체어에 옮겨 타는 등 본인의 일에 능숙하셔서, 큰 문제없이 치료를 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의료진으로서 중시해야 했던 것은 치료 시 일반인들과 다른 포인트들이었어요. 장애 부위에 따라 피부 위축, 근긴장 정도, 가동범위 제한 등이 다 다르거든요. 장애가 있으면 특정 근육을 많이 쓰기 때문에 그 부분도 고려해야 하고요. 한방치료는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만족도가 굉장히 높았어요. 환자에게 맞추어서 디테일한 치료를 할 수 있는 한방치료의 장점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대회는 패럴림픽 사상 우리나라 첫 금메달이 나온 대회이기도 했습니다. 신의현 선수님이셨는데요, 대회 내내 저희 진료실에서 자주 치료받았던 분이셨습니다. 사실 금메달을 딴 종목은 선수님의 주종목은 아니었어요. 앞서 있었던 주종목 경기에서 너무 아쉬운 결과가 나왔어요. 그날도 한방진료실을 방문하셨는데, 치료해 드리면서 뭐라 위로를 해드려야 하나 고민하던 저희 팀의 걱정과 달리 주변 동료들과 의연하게 대화하면서 넘기시더라고요. 치료 후에는 강원도 어느 초등학교에서 스키팀을 응원하는 메시지가 왔으니 답하는 감사영상을 찍어야 한다며 진료실에서 동료 분들과 기분 좋게 영상도 찍고 가셨습니다. 그런 긍정적인 마인드 덕분인지, 이후 있었던 다른 종목에서 결국 금메달을 따내셨습니다! 정말 뭉클했던 순간이었어요. 다리가 불편하셔서 팔로 스키를 타시는 분이었는데, 선수가 한 대회에서 한 종목만 출전하는 게 아니잖아요. 그 금메달을 따기까지 일주일 동안 40km 이상을 팔을 이용하여 스키를 타셨던 겁니다. 얼마나 외로운 싸움이었을까 하는 생각에, 눈물이 날 것만 같았습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금메달 따기 바로 전날의 진료의가 바로 저더라고요. (웃음) 그래서 하루 정도는 괜히 숟가락이라도 얹은 기분이 들어 아주 즐겁게 보냈던 기억이 있습니다.   

  

Q. 여성 팀닥터로 활동하면서 겪은 어려운 점은 없으셨나요?
 

A. 선수 분들 특성상 체격이 크신 분들이 많다 보니 몇몇 추나요법을 시행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다양한 추나 요법들이 많기 때문에 필요한 기법을 적절하게 선택하여 시행했습니다. 침 치료도 최대한 많이 활용하고요. 신체적인 제한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다른 방법으로 최대한 보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웬만한 건 다 극복이 되더라구요. 사람마다 저마다의 강점이 분명히 있습니다.   

        

Q. 팀닥터가 되기 위해서는 어떠한 과정을 거쳐야 하나요또 팀닥터로 활동하기 위해서 전문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A. 제 경우는 팀닥터 소양을 쌓기 위해 대한스포츠한의학회 강의를 이수했고, 이후 학회 임원이 되어서 의무지원 활동을 하였습니다. 이 외의 활동들은 원장님들께서 개인적인 경로로 특정 팀과 연결되어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전문의 과정의 필요성은 사람에 따라 다른 것 같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침구과 전문의 과정을 했습니다. 한방병원에서의 경험이 궁금해서 인턴만이라도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시작을 했는데, 병원 생활이 저랑 너무 잘 맞았어요. 환자가 병원에 입원을 했다는 것은, 그 환자의 삶이 의사에게 잠깐 와있다는 의미예요. 제가 계속해서 환자 분의 상태를 관찰하며 적절하게 약을 조절한다던가, 증상이 나타났을 때 바로 대처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어요. 그리고 로컬에서 보기 힘든 중증 환자들을 겪어 볼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었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전문의까지 하게 되었고, 병원에서 배운 지식들을 지금도 유용하게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의사에게 있어 병원 수련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로컬에서도 다양한 환자들을 만날 수 있고 또 많은 숙련되신 선배님들께 보고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병원에서의 치료 영역을 알고 싶다면 수련을 하는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필수적인 과정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Q. 팀닥터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A. 우선 사람과의 교류를 좋아하는 사람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내가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을 좋아하고,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기회는 스스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학회를 통해 팀닥터 활동을 했지만, 다른 경로을 통해 기회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달리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달리기 동호회에 들어가 사람들과 교류하며 관련 질환의 치료 경험을 쌓을 수 있겠죠. 그러다가 스포츠팀에 연결이 될 수도 있고요. 본인이 원하는 바를 잘 찾는다면, 기회 또한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Part 3. 스포츠 질환과 한의치료 

Q. 일반 환자와 운동선수의 치료에는 차이가 있을 것 같습니다운동선수를 치료할 때 중점을 두거나 주의하시는 부분이 있나요?


 A. 운동선수들은 바로 다시 연습이나 경기에 들어가야 하므로 가장 덜 침습적이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그래서 자침 할 때도 근섬유의 방향까지 고려해서 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환자의 상황에 맞추어 최고의 효율을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스포츠 질환 치료의 핵심이에요. 빠르게 복귀할 수 있도록 재활을 돕는 스트레칭이나 자세도 권해드리는 편입니다.     


 Q. 선생님께서 스포츠 질환에 주로 사용하셨던 치료 방법이 있을까요? 

    

A. 저는 주로 대회에 의무 지원을 나갔는데, 그 모든 대회에서 한약이 허용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현장에서는 침, 추나, 테이핑 위주의 치료를 했습니다. 그러한 방법으로도 큰 효과를 내었고요. 만약 의무 지원 방식이 아니라, 어떠한 팀의 전담 팀닥터가 된다면 저는 한약도 함께 써보고 싶어요. 많은 분들이 한약이라고 하면 도핑 문제를 걱정하실 수도 있지만, 사실 도핑 테스트에 문제가 되는 한약재는 4개밖에 없어요. 관련 연구도 진행되었기 때문에, 그에 대해 충분한 인지를 한 후 해당 약재들만 피하거나 용량을 조절해서 처방하면 한약 또한 잘 활용할 수 있습니다. 
      

Q. 스포츠 질환 치료에서 한의학이 가지는 강점은 무엇일까요
 
 A. 먼저 즉각적인 호전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운동 전후에 생기는 각종 근육통, 가동 범위 제한들을 바로바로 즉각적으로 호전시킬 수 있는 거죠. 특히 추나 치료는 현장에서 바로바로 선수들에게 만족감을 주더라고요. 두 번째는 디테일한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환자 컨디션에 맞는 맞춤 치료를 할 수 있어요. 세 번째는 단연 도핑 프리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환자들이 안심하고 접근할 수 있어 큰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Q. 실제 선수들의 한방 치료에 대한 만족도는 어땠나요


 A. 외국인 선수들은 한방 치료가 처음인 경우가 많았어요. “이 부위에 침놓을 겁니다. 놀라지 마세요, 숨을 내쉴 때 제가 침을 놓겠습니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면서 편안한 분위기에서 천천히 치료를 진행했습니다.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왔지만 치료를 받고는 너무 좋다며 자기 나라 선수들을 우르르 데리고 오기도 하더라고요. 또 대회 의무지원을 나가서 알게 된 사실인데, 우리나라 국기가 태권도인만큼 전 세계의 태권도 종목 코치는 한국인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베트남 태권도 코치님이 한방 진료실이 있는 걸 보시고 선수들에게 침 치료를 경험해 보라고 추천해주시기도 하셨어요. 기본적인 위생은 물론이고 선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을 많이 썼고, 실제로 경험한 사람들은 큰 만족도를 보였습니다.    

  

Q. 앞으로 스포츠 한의학이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A. 대중과 선수들에게 적극적인 홍보는 물론이고, 한의사들이 쉽게 네트워킹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저는 학회를 통해 팀닥터 활동을 시작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사실 학회를 통하지 않고 개인 차원에서 팀닥터 활동을 하려고 하면 막연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예를 들면 지역의 한의사회가 지역 운동 동호회와 한의사들을 연계해 주는 기회가 마련되면 좋을 것 같아요. 실력 있고 똑똑한 한의사들이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지면 좋겠습니다. 물론 기회가 생긴 만큼 당연히 교육도 강화되어야 하겠고요.



 

Part 4. 대만드 공통 질문


Q. 앞으로의 장/단기 목표가 궁금합니다!
 
 A. 우선 단기 목표는 제가 사는 지역의 운동선수들, 운동 동호회 분들과 연계를 많이 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한의원에 꾸준히 치료를 받으러 오시는 선수분들과 라포를 더 쌓아나가면서 현장에서 도움을 드릴 수 있는 일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큰 대회에 의무 지원을 나갔던 경험이 많다 보니, 그 부분을 살려서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드리고 싶습니다.     


Q. 진로에 대해 고민하는 한의대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A. 뻔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지금 눈앞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라고 말하고 싶어요. 세상은 너무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사실 한의학은 본인이 원하는 바만 있다면 어디든지 접목시킬 수 있는 학문이에요. 
 예전에 누가 저한테 그러더라고요 “한의사가 뭐가 좋은 줄 알아? 네가 만약에 요리책을 쓰면 그 책은 한의사가 쓴 요리책이고, 네가 운동법 책을 쓰면 그건 한의사가 쓴 운동법 책이야.” 흔히 생각하는 한의사로서의 정형화된 역할에 국한되지 말고, 더 넓은 영역에서의 가능성을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Q.  앞으로 하시는 일이 세상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요
 
 A. 그 부분은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쑥스럽네요. (웃음) 저는 세상을 바꾸는 것이 목표는 아니에요. 다만 제 자리에서, 제가 해야 할 일을 꾸준히 하다 보면 세상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찾아서 제 역할을 열심히 해보려 합니다.
 
 Q. 대만드가 다음에 만나보면 좋을 것 같은 분이 있을까요?


 A. 팀닥터 분야에 대해 더 깊이 알고 싶다면, 하상철 원장님과 이환성 원장님을 추천합니다. 두 분은 스포츠 한의학의 선구자임과 동시에 좋은 롤 모델이 되어 주시는 한의계의 어른들이시니, 이 분들을 만나 뵈면 좋을 것 같습니다. 





스포츠 현장에서의 한의치료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궁금증이 있었는데, 원장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 생생한 이야기를 전해들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걸어오신 길을 진솔하게 이야기해주신 신정미 원장님께 다시 한 번 감사 말씀을 드립니다 :D 앞으로 스포츠계에서도 한의학의 지평이 더욱 넓어지길 희망하며, 인터뷰를 마치겠습니다!


Interviewer. 페럿, 펭귄

Editor. 페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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