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표준 속에서 한의약을 말하다, 김용석 교수님

by 대신만나드립니다
2025년 9월 ISTM이 시작되는 첫 날, 대만드 동물들은 강연장 지하에서 김용석 교수님을 만나뵈었습니다. 한의약 국제 표준화의 최전선에서 활동해오신 김용석 교수님은 WHO, ISO/TC249, 세계침구학회연합회 등 다양한 국제 무대에서 한의약이 세계 의료 체계 속에서 자리잡을 수 있도록 그 길을 모색하고 계십니다. 김용석 교수님께서 걸어오신 한의약 표준화의 여정과 앞으로의 방향성, 그리고 그 이야기를 지금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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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침구과 교수
- 세계침구학회연합회 부회장
- WHO-FIC TMRG co-chair
- ISO/TC249 CAG
- ISO/TC249 한국 전문위원회(위원장)
-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한방의료행위 전문평가위원회(위원장)
- 前) 의료기술심의위원회 위원

Intro

Q. 안녕하세요! 교수님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에서 침구과 주임 교수로 재직 중인 김용석입니다.

교내에서는 WHO 전통의학 협력 센터 중 국내 최초로 설립된 경희대학교 동서의학연구소의 소장을 맡고 있습니다. 대외적으로 ISO/TC249의 한국 대표 전문위원이자 의장 자문 그룹의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ISO 워킹 그룹 4의 컨비너(convenor)를 2년 정도 맡았습니다.

또한 WHO Family of International Classifications(WHO-FIC)에서 ICD(질병 및 관련 건강 문제의 국제 통계 분류)와 관련해 Traditional Medicine Reference Group(TMRG)의 공동의장(co-chair)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현재 세계침구학회연합회(WFAS)에서 부회장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력

Q. 교수님께서 한의약 국제 표준화를 위해 현재 ISO/TC249 대표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계시는데요, 언제부터 해당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게 되셨는지 그 계기가 궁금합니다.
A. 저는 ISO/TC249가 설립되기 이전부터 국제 표준화와 관련된 여러 활동에 참여해 왔습니다.

표준화와의 첫 인연은 1994년 6월 일본 아오모리에서 개최된 ‘Clinical Research Methodology on Acupuncture’ 행사에 참여하면서였습니다. 당시 경혈과 관련하여 많은 연구를 진행하고 계셨던 강성길 교수님의 추천으로 참석하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표준화 분야에 관심을 갖고 다양한 관련 작업을 수행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WHO에서 진행한 경혈 위치 표준화 작업에 약 5년간 한국 실무위원으로 참여한 경험이 있습니다. 당시 표준화된 경혈 위치는 교과서에 반영되었고, 국가 표준 경혈 위치 제정에도 중요한 기반이 되었습니다.


이후 2003년에 경혈 표준 위치 제정 작업이 마무리된 뒤, 후속 과제로 무엇을 표준화할지 논의하던 과정에서 침의 도구에 대한 표준화가 새롭게 검토되기 시작했습니다. 그중에서도 일회용 침 표준안을 WHO에 제안했으나, WHO에서는 해당 분야가 자신들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그러던 중 2009년 ISO/TC249가 설립되었고, 침의 도구와 관련한 표준화 과제를 ISO에 제출하면서 본격적으로 ISO/TC249에서의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한국 대표전문위원으로서 지금까지 한의약 국제 표준화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Q. ISO/TC249 내에서 주로 다뤄지는 안건은 무엇인가요? 또한 전통의학 기술위원회에서 한의약이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A. ISO/TC249의 현재 공식 타이틀은 ‘전통의학’입니다. 처음 TC249가 설립되었을 당시에는 그 타이틀이 ‘TCM’이라는 타이틀로 출발했는데요, 이후 여러 논의를 거쳐 현재의 타이틀로 변경되었습니다.


이러한 변화가 이루어지게 된 계기에는 다음과 같은 배경이 있습니다. ISO/TC249는 한국, 중국, 일본, 호주, 베트남의 5개 국가가 중심이 되어 활동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한국이 일회용 침에 대한 표준 개발을 추진하고 있었는데, 진행 과정에서 방향이 조금 틀어지면서 중국이 별도로 일회용 침 표준에 관한 새로운 기술위원회 설립을 ISO 중앙사무국에다 제안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예상치 못한 상황이 전개된 것이지요.


그래서 한국도 동아시아 의학의 의료기기 표준안에 대한 기술위원회를 별도로 제출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ISO 사무국에서는 한국과 중국에서 유사한 제안을 제출했다는 이유로 두 기술위원회를 통합하라고 권고하였습니다. 통합 과정이 수월하게 이루어지지는 않았지만, 표준화와 관련한 기술위원회가 필요하니 우선 공동 기술위원회를 출범하는 것으로 결정하였고, 그 위원회의 임시 타이틀을 TCM으로 설정하였습니다. 이후 ‘전통의학’이라는 보다 포괄적인 명칭을 사용하기로 하면서, 현재의 ISO/TC249가 2009년도에 공식 출범하게 되었습니다.


ISO/TC249가 설립되고 난 후, 내부에 서브 커뮤니티가 구성되었습니다. 서브 커뮤니티 1(SC1)은 TCM 분야를, 서브 커뮤니티 2(SC2)는 인도의 아유르베다와 요가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SC1이 고대 중의학에서 기원된 의료 체계의 품질과 서비스에 관한 표준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기에, 한의학은 SC1에서 주로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TC249에는 이러한 범위에 따라 총 5개의 워킹 그룹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원료가 되는 약재 그룹, 제제와 관련된 그룹, 침과 관련된 그룹, 침을 제외한 의료기기와 관련된 그룹, 마지막으로는 조인트 워킹 그룹이라고 하여 ISO/TC215 보건정보 표준기술위원회와 공동으로 활동하는 그룹이 있습니다.


ISO의 목적은 기본적으로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국제 산업 표준을 설정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현재 123개의 국제 표준을 보유하고 있으며, 69개의 표준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 그리고 중국은 이러한 표준화를 주로 주도하는 나라예요. 중국이 가장 많은 제안을 주도하고 있고 한국도 높은 비중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은 SC1에서 워킹그룹 4와 5의 컨비너 역할을 맡고 있고, 총회도 개최한 경험이 있기에 해당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국가 중 하나입니다.


Q. ISO/TC 249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과나 일화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A. ISO/TC249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제품에 대한 국제 표준을 마련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ISO의 활동은 의료 분야 뿐만 아니라 관련 산업 전반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저는 한의학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R&D 뿐만 아니라, 표준을 만들고 그 표준이 널리 활용되어 임상과 산업 현장에서 실제적인 변화를 만드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았을 때, 표준화가 산업의 발전을 불러온 가장 모범적인 사례는 바로 ‘맥진기 국제 표준’이라고 생각합니다. 국제 맥진기는 한국에서 주도해서 개발한 기기인데요. 기존에는 국내 보험수가 체계 안에서만 사용되던 맥진기를 국제적으로 표준화함으로써 더욱 널리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국제 표준을 기반으로 제품이 발전하면, 임상에서의 활용도 증가하고 보험 수가의 개선 가능성도 높아지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선순환이 가능해집니다. 이러한 점에서 맥진기의 국제 표준을 개발한 것이 ISO/TC249 활동 중 가장 의미 있었던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업무

Q. 교수님께서 생각하시는 보건의료 분야에서 ‘국제 표준화’의 핵심적 의미는 무엇인지, 특히 전통의학 분야에 있어 왜 국제 표준화가 중요한지 궁금합니다.

A. 표준화의 필요성은 많은 분들이 이미 잘 알고 계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의학이 앞으로 발전하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바로 표준화, 과학화, 세계화인데, 오래전부터 강조되어 왔음에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국제 표준화가 갖는 가장 큰 의미는, 특정 국가나 특정 의료체계를 넘어 전 세계가 통용할 수 있는 공통의 기준을 만든다는 데 있습니다. 표준이 마련되면 어떤 나라, 어떤 의료 현장에서든 동일한 기준을 가지고 제품과 기술을 사용할 수 있기에 축적되는 데이터 역시 일관된 형태로 모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축적된 데이터는 국가나 국제기구가 보건의료 정책을 결정할 때 매우 중요한 근거가 되기 때문에, 국제 표준화는 단순한 기술적 작업을 넘어 정책적, 산업적인 영향력을 가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구에 따라서 ‘표준’이라는 개념에 접근하는 방식이 다를 수 있습니다. WHO에서 보는 표준과 ISO에서 보는 표준, 그리고 일반 학회에서 보는 표준이 각기 다를 수 있다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ISO는 주로 제품이나 공정과 관련하여 안전, 품질 관리 등에 좀 더 중점을 둔다면, WHO는 ICD-11 같은 질병 분류 체계나 의료의 질 관리, 안전, 공중 보건 시스템 등에 좀 더 중점을 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비유하자면, ISO는 우리나라의 산업부와 비슷한 역할을, WHO는 우리나라의 보건복지부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편 세계침구학회연합회의 표준화는 교육과 시술 등 임상적인 부분에서 합의점을 찾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처럼 표준에 대한 접근 자체는 각 기구 별로 다를 수 있지만, 일단 국제 표준이 마련되면 데이터가 축적되고, 그 데이터는 다시 정책 결정과 산업 발전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국제 표준화는 전통의학 분야에서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합니다.


Q. 전통의학을 조작적 정의하여 그것을 정책화하면 한의학도 발전될 것이고 이러한 맥락에서 표준화가 중요하다고 이야기 하시는 거군요. 그러면 아까 SC1에서는 고대 중의학에 기반을 둔 의학들이 주로 다루어진다고 하셨는데,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중의학과 고대 중의학은 다른 것인가요?
A. 고대 중의학과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현대 중의학은 서로 다른 개념입니다. 이 부분은 많은 사람들이 오해를 하고 있는데요, 고대 중의학은 고전에 기록된 전통 한의학을 의미합니다. 반면 오늘날의 중의학(TCM)은 이러한 고대 의학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하고 체계화한 형태라고 보시면 됩니다.


다시 말하자면, 고대 중의학은 ‘한(漢)의학’이라는 공통의 뿌리를 가진 전통 의학이고, 이후 각 나라의 역사·문화적 배경에 따라 서로 다른 방식으로 발전한 것입니다. 중국에서는 이것이 ‘중의학’이라는 체계로 자리 잡았고, 한국에서는 ‘한의학’, 일본에서는 ‘캄포’라는 독자적 체계로 발전하게 된 것이죠.


Q. 전통의학은 지역성과 문화적 특성이 강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다양성을 존중하면서도 ‘표준화’라는 공통 기준을 마련하는 데 있어 어떤 균형점이 필요한지 궁금합니다.

A. 전통의학 표준화를 논의할 때 가장 중요한 개념은 바로 ‘one root, different branches’, 즉 뿌리는 같지만 가지는 다르다는 원리입니다. 전통의학은 지역과 문화, 의학적 환경에 따라 서로 다르게 발전해 왔지만, 그 근원은 동일한 고대 의학 체계에 있습니다. 따라서 서로 다른 국가의 의학을 비교할 때도 “다름”을 우열이 아니라 “같은 뿌리에서 나온 다양한 가지”로 이해하고 존중하는 태도가 필수적입니다. 이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각자의 관점에서만 의견을 주장한다면 다툼이 일어나는 것이겠죠.


저는 이 개념을 특히 경혈 표준 위치를 설정하는 과정에서 깊이 체감했습니다. 경혈 표준 위치 설정 작업 초기에는, 한국·중국·일본이 모두 자신들의 전통과 문헌을 기준으로 각자의 주장만을 내세우다 보니 합의가 잘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각자가 고집을 내려놓고, 상대국의 문화적, 의학적 배경에서 왜 그런 주장을 하는지를 이해하려고 접근했을 때, 비로소 서로의 논리가 충분히 납득되고 조율이 가능해졌습니다.


결국 표준화는 기술적 합의의 문제가 아니라 상호 이해와 상호 존중의 과정입니다.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마음이 없으면 존중도 있을 수 없고, 존중이 없으면 국제 표준화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국제 표준화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적인 균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Q. 표준화 과정에 있어서 각자 의견을 교환하고 합치점에 이르는 데까지 시간이 얼마나 소요되나요?

A. 표준화 과정에서 의견을 교환하고 합의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안건마다 다릅니다. 그 이유는 각 국가가 갖고 있는 고유한 전통과 학술적 기반, 그리고 쉽게 변경하기 어려운 자국의 기준을 서로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경혈 표준화의 경우, 중국은 강한 고전적 전통을 바탕으로 하고 있고, 일본은 문헌 연구 중심의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한국은 경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접근이 강점입니다. 이러한 서로 다른 배경은 곧 각 국가가 쉽게 포기하기 어려운 요소로 작용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합의가 가능해지는 핵심은 바로 근거 중심의 논의입니다. 각자의 주장과 전통이 다르더라도, 객관적 근거와 재현성에 초점을 맞추면 공통의 기준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결국 상호 이해와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충분한 근거가 제시되었을 때 비로소 국가 간 합의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교수님께서는 세계침구학회연합회(WFAS)에서도 침구 국제표준개발을 위해 활동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전통의학 기술위원회에서 제정하려 하는 한의약 표준개발과 침구와 같이 특정 분야에 집중되어 있는 국제표준개발 과정에 어떠한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세계침구학회연합회 부회장이자 표준위원회의 위원장으로서 활동하면서 느낀 점을 말씀드리자면, 국제 표준화 과정은 각 기구의 성격에 따라 확실히 다른 양상을 보입니다.


먼저 ISO 같은 경우 제품과 서비스 자체에 기반을 두어 표준화를 진행합니다. 즉, 임상 진료와 직접 관련이 없는 부분을 포함하여 폭넓게 다루는 것이죠. 반면 WFAS는 학술 단체이기 때문에 CPG(임상진료지침), 교육, 임상 실무 등 보다 실질적인 의료 행위와 관련된 분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WHO는 침술에 관련된 용어나 행위, 기술 등을 벤치마크(benchmark)를 마련하는 형태로 표준화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각 기관의 역할과 관점이 서로 다르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통적으로 중요한 부분은 바로 근거 중심의 접근입니다. 단순히 전문가들이 모여 의견을 합의하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의 과학적 근거와 재현성을 바탕으로 표준을 수립하려는 노력이 모든 기구에 공통적으로 존재합니다.


물론 일부는 서로 중복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ISO에서 만들어진 일회용 침에 대한 표준은 WFAS에서도 동일하게 받아들여 활용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ISO에서 WFAS와 함께 TF 그룹을 구성해 협력적으로 표준을 개발하는 등, 국제 표준화 기구들 간의 연계도 강화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Q. 그럼 만약에 둘 중 한 기구에서 먼저 표준화가 이루어지게 되면 다른 쪽이 그 표준을 따르는 경향이 있나요?
A. 네 그렇습니다. 한쪽에서 국제 표준이 먼저 제정되면 다른 기구에서도 이를 참고하여 부합하도록 표준을 마련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국내에서 국제 표준을 기반으로 국가 표준(KS)을 제정하는 과정과도 유사합니다.


각 단체는 필요에 따라 기존 국제 표준을 그대로 채택하기도 하고, 상황에 맞게 수정하여 적용하기도 합니다. 반대로 국가의 표준이 잘 정립되어 있는 경우에는, 이를 기반으로 국제 표준을 개발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WFAS에서 마련한 표준 역시 필요하다면 국제 표준으로 확대될 수 있는 구조입니다.


Q. 근거 중심 의학이 대두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국제 표준화가 한의약의 과학적 근거 확립과 어떤 관계를 가지고 있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A. 근거 중심으로 표준화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표준은 언제든지 흔들리거나 바뀔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이 모여 합의를 이루더라도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면 각자의 경험이나 주장에 편향이 개입될 수 있고, 심한 경우 영향력이 큰 사람의 의견에 따라 표준이 결정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표준의 기준점이 명확하지 않으면 논의 과정이 지연되어 결국 투표를 하는 상황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 경우에도 특정 의견으로 표가 쏠릴 위험이 큽니다.


따라서 국제 표준화에서는 근거에 기반한 재현성과 객관화가 가능한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러한 근거 중심의 표준화가 이루어져야 이후 단계에서 보다 정교하고 확장성 있는 표준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Q. 그럼 표준화를 결정하고 합치하는 과정에서 무조건 만장일치가 이루어져야 하나요?

A. 만장일치라기보다는, 표준화는 기본적으로 합의에 기반해서 이루어진다고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합의를 하다보면 만장일치가 나타날 수도 있지만, 항상 전원 찬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경우는 충분한 논의를 통해 전체적인 합의에 도달하는 방식으로 표준이 결정되는데요. 이해관계나 해석 차이로 인해 합의가 어려울 때는 ISO directive(ISO에서 정한 공식 절차 지침서)에 따라 투표 등을 통해 결론을 내릴 수도 있습니다.


즉, 표준화는 모두의 완전한 만장일치보다는 규정에 근거한 합리적인 합의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Q. 국제 표준을 결정하는 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A. 우선 국제 표준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는 안건을 각 국가나 전문가가 ISO/TC249에 제안하면서 절차가 시작됩니다. 제안이 접수되면 해당 안건은 5개의 워킹그룹 중 적합한 그룹에 배정되고, 워킹그룹에서는 이를 국제 표준으로 개발할지 여부를 검토하게 됩니다. 이 단계에서 투표가 이루어지는데, 과반수 또는 2/3 이상의 찬성이 나오고 최소 5개 국가가 표준화 작업에 참여하기로 결정하면, 정식 프로젝트로서 표준 개발이 시작됩니다.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동안 각국 전문가들이 초안 작성과 검토를 반복하며 논의를 이어가고, 더 이상 수정할 부분이 없다고 판단되면 ‘커미티 단계’로 넘어가 최종 승인 절차를 거치게 됩니다. 이후 최종적으로 국제 표준이 발간됩니다.


완성된 국제 표준은 일반적으로 각 국가가 자국 표준으로 채택해 활용하게 되며, 반대로 국가의 표준이 먼저 개발된 뒤 이를 기반으로 국제 표준으로 승격되는 경우도 존재합니다.


Q. 전통의학, 특히 한의약이 국제 표준화 과정에서 직면하는 가장 큰 도전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A. 전통의학을 표준화 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바로 전통과 혁신의 균형입니다.

한의학이 가진 고유한 전통을 유지하면서도, 현대 의료 환경과 국제적 요구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혁신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다 잡기는 결코 쉽지 않습니다. 전통만을 고수하면 현대적인 가치나 근거를 확보하기가 어렵고, 반대로 혁신만을 고수하다 보면 전통이 지닌 본질적인 개념이라는 소중한 자산을 잃을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의학의 고유한 개념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이를 현대적 관점에서 재해석하고 새롭게 발전시키는 과정입니다. 이러한 전통과 혁신의 균형이 국제 표준화 과정에서 한의약이 가장 크게 마주하는 도전이자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Q. 앞으로 ISO/TC249를 중심으로 한의약 국제 표준화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A. 최근 국제 표준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는 AI 기반 디지털 전환입니다. 이미 본초 분야의 경우 상당 부분 표준화가 이루어졌고, 이를 토대로 네트워크 약리학과 같은 방식으로 데이터를 구조화하고 분석하는 작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이러한 AI 기술과 빅데이터 활용이 한의약 국제 표준화의 핵심 축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 중요한 흐름은 통합의학과 전통의학의 융합적 접근입니다. 전통의학적 방법들이 서양의학적 방법론과 조화를 이루고, 서로의 강점을 통합하는 형태의 표준 개발이 요구될 것입니다.


따라서 향후 ISO/TC249의 표준화는, 디지털 기반의 정량화·객관화된 데이터 축적, 그리고 서양의학과 전통의학의 융합적 표준 마련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더욱 확장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Q. 그럼 현재 한의약 국제 표준화가 AI와 관련해서 어떤 식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알 수 있을까요?

A. 현재는 아직 구체적인 AI 기반 표준이 개발되지는 않았지만, TC249 사무국을 중심으로 AI를 어떻게 표준화 과정에 적용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AI를 활용하기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바로 데이터의 표준화입니다. 데이터가 표준화되어 있지 않다면, 어떤 AI 기술도 제대로 적용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즉, 데이터 표준화는 AI 기반 한의약 표준화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 단계에서는 전통의학에서 활용되는 다양한 데이터들을 구조화하고, 상호 호환 가능한 형태로 정리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하며, 이 부분이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이러한 논의와 데이터 표준화 작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한의약이 직면한 문제들을 함께 해결해 나가는 계기가 마련되길 기대합니다.


Q. 최근 카카오 헬스케어가 의료 데이터 표준화를 진행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우리 한의학도 미래에 의료 데이터 표준화로 나아갈 수 있는지에 대한 교수님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A. 한의학도 충분히 의료 데이터 표준화의 흐름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의학의 큰 장점 중 하나는 생활 습관 관리와 미병(未病) 단계의 관리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특성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헬스케어와 매우 잘 맞닿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진단과 치료, 그리고 생활 관리까지 유기적으로 연결하려면 기본적인 한의학 데이터가 먼저 표준화되어야 합니다. 데이터가 표준화되어 있지 않으면 개개인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거나, 그에 맞는 치료나 생활 관리 방향을 제시하는 데에도 한계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이제는 단순히 용어 정의나 개념 정리 수준의 표준화를 넘어서, 개인의 증상, 경험, 반응 등을 디지털화하고 수치화하여 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기반이 마련된다면 한의학도 디지털 헬스케어 시대 속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더 나아가 국제적 표준화의 흐름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데 있어서 용어가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는데, 현재 한의학 용어도 상당 부분 표준화가 이루어진 상태 아닌가요?

A. 현재까지 이루어진 한의학 용어 표준화는 사전적 차원의 정리, 즉 개념 정의를 정리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용어 자체에 대한 사전화의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렇게 정리된 용어들을 서로 어떻게 연결하느냐, 그리고 이를 데이터로 활용 가능한 구조로 만들 수 있느냐입니다.


앞으로 필요한 것은 용어 간의 관계와 의미 구조가 드러나는 지식의 망 형태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체계를 통해 환자가 호소하는 다양한 임상 증상과 한의학 용어가 서로 연결될 수 있을 것이고, 이를 기반으로 코딩과 데이터 표준화가 가능해집니다.


즉, 용어를 정의하는 단계에서 나아가, 용어를 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재구조화하는 작업이 앞으로의 핵심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Outro

Q. 인생의 그래프 Up(가장 뿌듯했던 순간)&Down(포기하고 싶었던 순간, 극복방법)은 언제였나요?

A. 제가 경혈 표준 위치를 확립하는 데 약 5년이라는 시간을 투자했는데요. 임상 진료와 병행하면서도 한 달에 한 번은 표준화 회의 때문에 해외 출장을 다니고, 정말 바쁘게 작업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과정에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WHO 경혈 표준 위치를 설정할 때였습니다. 경혈의 위치를 표현하는 기준으로 가로축과 세로축을 활용한 경혈선 설정 방식과 골도분촌 원칙을 제가 제안했는데, 이 방식이 공식적으로 채택되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2006년 12월 7일자 ‘Acupuncture Today’에 제가 제안한 표준화 방법이 소개된 것을 보았을 때는 그동안의 노력이 인정받았다는 생각에 큰 기쁨과 보람을 느꼈습니다.


반대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ISO/TC249의 타이틀이 ‘TCM’으로 확정되었을 때였습니다. 한국 대표 전문위원으로 참여하며 약 6년 동안 명칭 합의를 이루지 못한 상황에서, 중국 측이 TCM이라는 명칭을 결정한 것이죠. TCM이 ‘중국의 전통 의학’이라는 의미보다는 ‘고대 중의학에 기원을 둔 전통 의학 체계’를 포괄하는 개념으로 사용된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었지만, 이름만 놓고 보면 중국 의학을 의미한다고 오해받기 쉬운 구조였기에 개인적으로 큰 좌절감을 느꼈습니다.


당시 저는 ISO 대표직을 맡고 있었는데, 명칭이 TCM으로 확정된 순간 더 이상 활동을 이어가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한 차례 사임을 결정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시간이 지나 완벽한 대안이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되었고, 다시 추대되어 현재까지 ISO에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ISO나 WHO에서의 표준화 작업은 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한 일이라기보다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봉사하는 일에 가깝습니다. 물론 회의감이 들 때도 있지만,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라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다잡으며 지금까지 계속해오고 있습니다.


Q. 혹시 한국 측에서는 ISO/TC249의 타이틀로 어떠한 이름을 제안했는지 알 수 있을까요?

A. 우리나라는 처음에 ‘동아시아 의학’이라는 타이틀로 제안했습니다. 이후에는 HAN Medicine이라는 명칭도 주장했는데요, 여기서 H는 Herbal medicine, A는 Acupuncture, N은 Natural pathology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일본과는 함께 Traditional East Asian Medicine이라는 이름도 제안했었습니다.


하지만 국제 표준에서는 지역명이나 국가명을 이름에 포함하지 않는 원칙이 있어서 우리의 의견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TCM의 ‘Chinese’는 국가명이 아니냐는 반박에 중국 측에서는 Chinese가 단순히 중국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해명을 하였습니다. 또한 우리나라와 일본을 제외한 타 국가에서는 이미 TCM이라는 단어가 널리 통용되고 있었기 때문에, 이를 Traditional East Asian Medicine으로 바꾸면 교과서나 의료 체계 전반을 다 다시 수정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습니다. 결국 현실적인 이유로 TCM으로 결정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사실 중국이 TCM에 많은 투자를 해온 것도 부정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중국은 전통의학이 없는 곳에 가서 침술 교육 등 다양한 교육 활동도 진행하고, 의료 체계를 설립하는 등 방대한 사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투자 규모와 비교했을 때 굉장히 차이가 크기에 현실적으로 쉽게 바꿀 수 없는 부분이죠.


그렇지만 한국 역시 고유의 강점이 있습니다. 이런 강점을 살려 한국만의 전략과 기여를 부각하며 국제 표준화 과정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그렇다면 교수님께서 생각하시기에 한국이 가지고 있는 장점은 무엇인가요?
A. 한국의 가장 큰 장점은 근거 중심적이고, 과학적이며 현대적인 접근을 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경혈 표준 위치를 정할 때도, 우리나라는 해부학적 근거를 토대로 경혈 위치를 연구하고, 실제 임상과 연계하여 보다 실재적인 데이터를 확보했습니다. 이러한 접근 방식 덕분에 국제 회의 과정에서 다른 나라를 설득하고, 합의를 이끌어 갈 수 있었습니다.


Q. 국제 표준화를 위해 교수님께서 세우고 계시는 단기적인 목표와 장기적인 목표가 궁금합니다.

A. 단기적인 목표는 제가 은퇴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후임자를 육성하는 것입니다. 다만 국제 표준화 활동이 눈에 보이는 성과보다 많은 시간과 헌신이 필요한 봉사이기 때문에 후임자를 찾는 일이 쉽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또한 표준화 활동은 개인이 혼자 의견을 내고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의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위원회 중심으로 반영해야 하는 활동입니다. 제가 경혈 표준화를 진행할 때만 해도 한국에는 관련 위원회가 없었지만, 중국과 일본은 이미 위원회를 중심으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한의학연구원에 급히 부탁해 경혈 표준 위원회를 만들어 사업을 추진했던 기억이 납니다. 앞으로는 위원회의 회의 결과를 공유하고, 국가 의견을 받아 국제 논의에 반영하는 구조가 자리 잡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되면 공로가 한 사람에게만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모든 참여자가 지속적으로 기여하며 공을 나눌 수 있는 체계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젊은 신진 인재 양성도 단기 목표 중 하나입니다. 과거 ISO와 WHO 활동 당시에는 제가 가장 젊은 구성원이었는데, 그때 활동하던 분들은 지금 모두 은퇴했고 저만 남았습니다. 앞으로는 새로운 세대가 활발히 참여해야 합니다.


장기적인 목표는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통합의학과 관련됩니다. 전통의학만을 고수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전통의학을 재해석하고 변혁하며, 통합의학이라는 큰 틀 속에서 표준화 활동을 진행하는 것을 바라고 있습니다.


Q. 앞으로 교수님께서 하시는 일이 세상을 어떻게 바꿀까요?

A. 저는 세상을 바꾼다기보다는 돌 하나 쌓는다는 마음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웃음).

그저 제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고, 만약 제가 하지 못하더라도 후임자가 제 일을 이어 받아 진행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이 일은 개인 혼자만으로는 진행될 수 없는 작업입니다. 주위 사람들과 협력하고 의견을 나누어야만 일이 완성될 수 있죠. 그래서 서로 도움을 주고, 공을 나눌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한의약 국제 표준화, 한의약의 세계화라는 분야에 관심을 가지는 학생들에게 교수님께서 전하고 싶은 조언이 있으시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저는 여러분들에게 더 넓은 세상에 눈을 뜨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단순히 국내에서 보이는 것에만 머물지 말고, 국제 무대에서 경험하고 도전할 기회를 가져보라는 것입니다. 세계는 자신이 가진 능력을 시험해볼 수 있는 장이자, 새로운 관점을 배울 수 있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예전에 세계침구학회연합회의 추천을 받고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WHO 글로벌 전략 회의에 참여한 적이 있었는데요, 세계 무대에 있는 사람들은 전 세계의 의료 발전과 전략을 논의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저는 국내 한의학의 상황과 전략도 충분히 파악하지 못한 상태였죠. 그때 깨달은 것은 직접 경험하고 눈으로 확인하지 않으면 세계에서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학생 여러분들은 도전 정신을 가지고, 국외로 시선을 돌려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며 배움의 기회를 적극적으로 잡기를 바랍니다.


Q. 그렇다면 학부생 단계인 학생들에게 세계화와 관련해서 눈을 뜰 수 있는 활동을 추천해 주실 수 있을까요?
A. 우선 ISO 같은 경우에는 젊은 신진 연구자 양성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또한 WHO에도 다양한 사업과 프로그램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의과에서는 WHO 본부나 서태평양 지역 사무소에서 1개월 정도 인턴십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이런 경험을 하게 되면 학생분들도 자연스럽게 시야를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에는 한의과대학을 졸업하면 진로가 한의사 하나밖에 없다고 생각하였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진로는 엄청나게 다양합니다. 단지 그 길을 알지 못해 선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지요. 그러니 졸업할 때 되어서 “한의사 말고도 다른 길이 있었네” 하고 깨닫지 않도록, 학부 단계에서부터 국제적인 경험과 다양한 경로를 체험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한의사 외에도 공무원, 공중 보건 관련 정책 결정, 국제기구 활동 등 여러 길이 있습니다. 이런 기회를 미리 접하고 경험해보는 것이 학생분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Q. 대만드가 다음에 만나봤으면 하는 분이 있나요?

A. WHO에서 활동하시는 안상영 박사님, 한은경 박사님과 박유리 박사님을 만나뵈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AI 분야와 관련해서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에서 활동하고 계시는 이현훈 연구 교수님을 만나뵈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현훈 교수님은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침구과에서 인턴과 레지던트를 모두 마치셨습니다. 학부 시절에도 SCI 논문 여러 편을 작성하셨고, 군 복무 중 코딩과 다양한 AI 지식들을 공부했다고 하더라고요. 현재는 서울대병원에서 AI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계십니다.


제가 예전에 이현훈 교수님께 “앞으로는 주류 분야에서 실력을 발휘하며 살아가고, 한의학은 필요할 때 겸업처럼 활용하라”고 조언을 드렸었는데요, 이러한 분들을 만나면 학생 여러분들도 다양한 분야로 시야를 넓히고, 새로운 가능성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의약 국제 표준화를 중심으로 세계의 다양한 무대에서 활동해오신 김용석 교수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근거 중심의학의 중요성과 통합의학의 흐름 속에서 한의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 깨달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바쁘신 와중에도 시간을 내어 한의약 국제 표준화의 과정과 그 필요성에 대해 말씀해주신 김용석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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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er: 낙타, 뱁새

Editor & Writer: 뱁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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