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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신만나드립니다 Apr 08. 2019

대한한방병원협회 신준식 회장 인터뷰 (2)

추나의 살아있는 전설, 한의계의 슈퍼스타!


한의학의 치료효과와 미래에 대해


Q. 회장님께서 치료하셨던 환자들분들 중 기억에 남는 난치병 사례를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A. (몇몇 자료를 보여주시며) 이 분은 파킨슨 병을 진단받아서 약을 먹는 사람이었어요. 파킨슨병 때문에 미국, 유럽, 호주 등 유명한 치료법 있는 곳에는 다 찾아다니신 분이에요. 영상을 보면 한번 치료로도 증상 완화가 잘 되는 게 보이죠? 파킨슨 같은 병은 완치가 힘들지만 한의학으로도 증상 완화를 탁월하게 해낼 수 있어요. 이외에도 무도병이나 하반신 마비, 구안와사 등등 많은 환자들이 기억납니다. 

 제가 환자들의 동의를 얻고 모아둔 자료가 5000개가 넘습니다. 이걸 가지고 외국 의사들한테 보여주면 놀래요. 경악을 금치 못하죠. 메커니즘이 뭐냐고 엄청 물어봅니다. 내 진료 인생 30년 동안 해놓은 재산들인 거죠. 하하

파킨슨 병은 대표적인 난치질환이죠.

     

Q. 많은 학생들이 한의학이 어디까지 치료할 수 있는지 궁금해합니다.

A. 중풍을 보자면 보통 양방에서 응급처치를 해요. 뇌압을 떨어뜨린다거나 하는 방식으로 3일 정도 처치하죠. 뇌경색, 뇌출혈 등이 왔을 때는 초반엔 그렇게 치료하는 게 낫습니다. 그런데 응급처치 후에는 신경이 잘 살아나지 않잖아요. 그 신경을 살릴 수 있는 건 한방이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한방치료를 제대로 하면 그 자리에서 신경을 살릴 수 있습니다. 잘되는 경우엔 다리를 못 움직이는 사람이 한 번에 다리를 움직일 수도 있지요. 

 이런 사례들을 현재 서양의학적으로는 설명할 수 없어요. 이미 stroke이 와서 뇌의 운동신경이 마비되어 위아래로 연결이 안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한방치료를 할 때 어떤 신호가 전달되길래 다리를 들을 수 있고 움직일 수 있는 거야?라고 다들 의문을 가지지만 현재로썬 이해할 수 없죠.  

 결론적으로 응급처치 후 여러 번 치료하면서 점점 신경을 살리는 건 한방이 더 좋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협진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거죠. 중풍, 후유증, 재활, 이건 한방이 정말로 좋은 면이 많습니다. 전문적인 협진병원이 더 발전해야 하고. 우리의 강점을 더 살려야 합니다.      


Q. 회장님께서 생각하시는 한의학의 바람직한 미래가 궁금합니다.

 평소 ‘현대 한의학’이라는 용어를 자주 사용하곤 합니다. 그 시대에 머물러 있지 않고 꾸준히 발전해 가고 있기 때문이죠. 시대에 따라 질환의 양상도 달라집니다. 결국 질환에 보다 효과적인 치료법이 있다면 의학의 경계에 구애받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여러분들이 ‘환자 우선주의’의 관점에서 한방과 양방의 장점을 아우를 수 있다면 우리나라 의학계도 통합의학의 길로 보다 빨리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진정한 통합의학은 언제쯤에나 만나볼수있을까요??




UPs & Downs


Q. 한의대에 입학한 이후 가장 어려웠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A. 솔직한 심정으로는 힘들었던 게 너무 많아서 한 순간을 찍기가 어려워요. 하나를 해결하면 하나가 터지고 평생 35년 동안 그랬던 것 같아요. 사람들이 볼 땐 화려해 보이겠지만 속은 많이 상했어요. 내가 흰머리가 안나는 사람이거든요. 최근 3-4년 사이에 머리가 하얗게 되었어요. 아마 내 마음을 여기저기 누르면 다 피고름이 날 거예요.. 힘든 순간이 참 많았네요.      


Q. 한의대에 입학한 이후가장 기뻤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A. 특별히 언제가 기뻤을까요? 글쎄 국가고시 치고 면허증 받았을 때인가? 아! 환자 볼 때 최고예요. 탈진되어서 힘들 때도 환자 보면 힘이 납니다. 나 혼자서 173명까지 보고 하루에 150명씩 10년 이상 봤으니까요. 그래서 제가 허리병 환자들 제일 많이 본 의사로 한국 기네스북에도 올라갔어요. 

 예전엔 잠도 4시간밖에 안 자고, 식사를 15분 만에 했어요. 서서 밥 먹을 때가 많았지. 앉으면 오래 걸리니까. 그렇게 정신없이 살았어도 환자를 보니 매일매일 행복했습니다. 그때 내 동영상 보면 눈에서 레이저가 나왔다니까요? 지금은 내일모레면 70 할아버지인데... 20년 전부터 오시는 환자들도 계시는데, 나 보고 예전이랑 똑같대요~          


대만드 : 젊음의 비결이라도...     


대만드 공통 질문!


Q. 진로에 고민이 많은 한의대 후배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A. 한약을 먹으면 간이 나빠진다는 낭설이 파다하죠? 천만의 말씀. 우리 병원에서 7000명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했는데 간을 치료하는 한약이 아니라 디스크를 치료하는 한약을 투여했습니다. 그 결과 간이 더 좋아졌어요. 7000건이면 엄청난 횟수잖아요. 한번 인터넷에 검색해봐요. SCI급으로 나갔으니까. 이렇게 간 치료하는 데에도 한의학은 강점이 있습니다. 

 또 아토피 같은 거 있잖습니까. 근본 치료가 잘 안되죠. 스테로이드 쓰면서 근본치료가 안될 때 한방이 강점이 있어요. 메니에르 증후군도 있죠. 내림프 수종으로 인해 어지럽고 갑자기 쓰러지고 토하기도 하잖아요. 이런 건 한방으로 정말 치료가 잘되는 쪽에 들어가 있어요. 더 어려운 병들도 한방으로 치료하면 효과를 많이 봅니다. 양방에서 잘 안 되는 걸 커버하는 게 많지요. 저는 한방은 특별히 내과에 강점이 있다 생각해요.

 여러분들이 근골격계 환자만 치료하려 하지 말고, 내과적 측면의 강점을 살려서 어디에도 빠지지 않는 치료의학으로써 한의학을 발전시켜보세요. 내가 나이가 10년만 젊다면 근골격계보다 얘기한 중풍, 간만 전문으로 한 병원을 또 하고 싶어요. 그걸 발전시켜서 후학들한테 주고 싶어요. 너무 안타까운 것이 이렇게 훌륭한 학문이 그냥 그대로 묻혀가고 있다는 겁니다. 여러분이 연구하고 배워서 지금 얘기한 장점들을 발전시켜 세계적인 병원 또는 의원을 키워내는 의사가 되도록 해요.      


정말로 논문을 찾아보았습니다.


 Q. 회장님의 Next step이 궁금합니다

A. 몇 가지가 있는데...

1. <한의학의 과학화>

 난 2014년도에 개인재산을 다 사회에 환원했어요. 자생 의료재단은 공익 한방의료재단입니다. 보건복지부 거예요. 지금 20개 병원도 모두 재단법인에 넣었죠. 우리가 병원을 운영하지 않으면 건물을 팔아서 보건복지부로 돌아가게 됩니다. 재단 이사장은 박병모 이사장에게 넘기고 이사진들은 한의학과 교수들로 채웠어요. 그렇게 한 목적이 뭐냐면 사회공헌과 R&D에 힘쓰기 위해서예요. 

  우리병원에선 1년에 15편 이상 SCI급 논문을 내고 있습니다. 우리 수련의들은 SCI급 논문을 써야지만 수료를 시킵니다. 4년 동안 한 편 못 쓰면 졸업을 못해요. 다행히 아직까지 졸업 못한 사람은 없어요. 아까 말한 것처럼 ”한약 먹으면 간 나빠진다”라는 식으로 공격을 많이 받죠. 그러면 우리는 “8천 명 치료했더니 간이 안 나빠지고 더 좋아지더라”라는 논문을 발표합니다. 공격받은 내용을 가지고 더 좋은 논문을 더 내는 거죠. 

 또 저번에 수련의 선생님이 낸 논문을 보면, 심평원에서 나오는 20만 case가 넘는 환자들을 정리해보면 한의원이나 한방병원에서 치료받은 환자들이 수술을 50% 더 안 하게 됐어요. 그 발표가 또 방송으로 나갔어요. 듣자 하니 한의원마다 그거 복사해서 한의원에서 걸어놓는데요. 이렇게 한의치료의 효과를 증명하는 것을 우리가 추구하고 있죠. “EvIdence “ 그 자체입니다.     


논문... 또 찾아보았습니다.


2. <한의학의 국제화>

  나는 한의학의 세계화에도 집중하고 있어요. 해외 각 대학에 강연하고, 한의학을 알리고 세계화하는 작업을 15년간 하고 있죠. 2002년도에는 미국 UC Irvine 의과대학에 한국 추나학을 강의했어요. 2008년도엔 WHO에서 날 초청해서 국가대표로 강의하러 갔어요. 거기서 한국 추나와 카이로프랙틱/ osteopathic과의 차별점과 특장점에 대해 강의하고 시범도 보였습니다. 

 그 후 미시간주립대학교 정골 의과대(osteopathic medical school)와 2011년도부터 인연이 되어서 거기서 강의를 하기 시작했어요. 평가가 너무 좋으니 거기서 날 명예교수로 앉혔어요. 그 4년 뒤엔 미시간주립대뿐 아니라 AOA 보수교육을 할 수 있는 보드를 받아서 미국 전역의 의사들을 교육시키고 있습니다.   

   

미국의사들을 교육하고 계신 신준식 회장님



3. <민족의 얼을 찾는 사업>

 또한 앞으로는 민족의 얼을 찾는 일을 할 예정입니다. 올해가 3.1 운동 백주년이죠? 제 선친들도 독립운동하셨어요. 아버지는 독립군 운동하다가 서대문 형무소에서 열 달 간 복역하셨고, 할아버지는 신흘 장군은 대전자 전투에서 군의관으로 활약하셨죠. 사실 아버지의 유서에 할아버지 이야기가 다 쓰여있었어요. 

 그렇지만 유공자 신청은 안 하고 있었는데 얼마 전 잃어버린 영웅들을 찾는 정상규 작가에게 연락이 와서 서원하라 해서 공개하게 되었죠. 또 최근 국민대 이기형 교수가 찾아낸 기록들에 우리 할아버지 행적이 자세히 나와있었어요. 군의관으로 활약하신 좋은 얘기들이 많이 나와있는 거예요. 많이 먹먹했어요.

 그래서 내가 ‘얼’을 위해서, 독립유공자 유족에게 관심을 두게 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면 일제 앞잡이 한 사람은 좋은 대학도 나오고 대대손손 잘 살잖아요. 독립운동한 후예들은 너무 가난하고 못 배우고 그래요. 이제는 그분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겠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독립유공자 및 유족을 위한 의료지원을 하고 계십니다.


Q. 다음에 대만드가 인터뷰했으면 하는 분을 추천해주신다면..

A. 동서 한방병원 박상동 이사장을 추천합니다. 



 

짧지 않은 시간의 인터뷰였는데도 회장님께서 재밌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셔서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난관에 수없이 부딪혔지만 그때마다 정면돌파를 택해온 신준식 회장님의 인생사를 들으며 한의계 후배로써 본받을 점이 상당히 많다고 생각했습니다. 인터뷰를 위해 귀한 시간을 내어주신 신준식 회장님과 자생한방병원 비서실 선생님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Interviewer : 나무늘보, 서당개, 쿼카, 고양이, 래서팬더, 수달, 토끼, 호랑이, 올빼미

Writer & Editor : 올빼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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