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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신만나드립니다 Apr 07. 2019

대한한방병원협회 신준식 회장 인터뷰 (1)

추나의 살아있는 전설, 한의계의 슈퍼스타!

  새 학기의 개강을 며칠 앞두고 맞은 3·1절 아침. 9명의 대만드 멤버들은 서울 논현동의 자생한방병원 본원으로 향했습니다. 그곳에서 신준식 회장님께서 저희를 반갑게 맞아주셨는데요. 추나요법의 살아있는 전설이자 한의계의 슈퍼스타인 신준식 회장님께 추나요법의 탄생부터 급여화까지의 과정들, 학창 시절 이야기, 한의대 후배들에게 해주시는 조언 등 많은 이야기들을 편안한 분위기에서 들었습니다. 신준식 회장님의 이야기를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대한한방병원협회 신준식 회장 약력]

△ 1952년 충남 당진 출생 

△ 1990년 자생한의원 개원 

△ 1991년 척추신경추나의학회 설립 

△ 1999년 자생한방병원 승격 개원, 경희대 한의대 박사 

△ 2000년 대통령 국민 포장 

△ 2006년 국민훈장 동백장 

△ 2010년 대한한방병원협회 회장 

△ 2011년 미국 미시간주립대 명예교수 

△ 2012년 척추신경추나의학회 명예회장

△ 2014년 재단법인 자생의료재단&자생한방병원 이사장 

△ 2015년 국민훈장 모란장 

△ 2017년 자생의료재단 명예이사장


논현동 자생한방병원 본원의 전경입니다.

추나(推拿) 요법이란?


Q. 안녕하세요? 간단한 소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자생의료재단 명예이사장 신준식입니다. 저는 척추신경추나의학회의 전신인 대한추나의학회의 설립자로서 추나요법이 건강보험에 들어가게 하기 위해 노력해온 당사자입니다.


Q. 추나(推拿) 요법이란 어떤 요법인가요? 카이로프랙틱과 차별화된 추나요법만의 장점과 특징은 무엇인가요?

A. 카이로프랙틱과 추나요법은 둘 다 손으로 하는 수기요법입니다. 하지만 치료하는 주체와 치료 방법에서 차이를 보이죠. 추나요법은 정식 한방 의료 행위로 한의사가 시행하고, 카이로프랙틱은 미국의 DC(Doctor of Chiropractic)가 시행합니다.

카이로프랙틱은 해부학에 기초한 치료법이며 오스테오페틱(정골요법)은 신경학, 근육학에 기초한다. 튜나 요법은 경혈학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일본의 접골 요법은 뼈 교정에 집중합니다. 

추나요법을 발굴하고 재정립하는 과정에서 각국의 대표적인 수기요법의 장점을 참고했습니다. 한국인에게 맞는 추나요법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는 과정에서 신전(늘여서 펼침)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죠,

추나요법은 교정 전 관절과 근육, 인대를 충분히 풀어준 후 교정을 실시합니다. 이처럼 부드러움이 강조된 추나요법은 타 수기요법 보다 부작용이 적으므로 뼈와 관절이 약한 한국인에게 적합합니다. 복잡 추나라고 부르는 순간적인 교정 전 충분하게 신전 요법을 시행하는 것은 한국 추나요법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추나요법을 연구하게 된 계기와 과정


Q. 학창 시절부터 추나요법에 대한 공부를 시작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회장님은 어떤 학생이셨나요? 

A. 학창 시절부터 추나요법에 관심을 가졌었어요. 경희대학교에 입학하기 전, 선친께서 계단에서 미끄러지셔서 척추가 골절이 되셨어요. 골절이 되면서 여러 질환들이 오면서 6년 만에 돌아가셨죠. 그때 마음이 많이 아팠어요. 당시엔 치료를 해드릴 수 있는 기술이 없었기 때문에 결국 결핵도 침범하고 간경화도 오고 그랬어요. 항생제를 쓰다 보니 간이 나빠지게 되었지요. 결국에는 척추골절 때문에 아버지는 돌아가셨고, 그때 일을 계기로 척추만큼은 내가 수술하지 않고 치료하고 싶다고 마음먹게 되었죠. 

 또 사실 아버지께서 양방, 한방 복수면허 의사 셨었는데, 어릴 적에 왕진을 다니실 때 제가 따라다녔어요. 아버지께서 수기요법을 통해 뼈를 맞추는 게 신기했었죠. 손으로 몇 번 탁탁 소리를 내면서 치료를 하시면 팔 빠져 못 움직이던 사람이 다시 팔을 움직이니까 신기하다고 생각했어요. 한의학 공부를 하면서 생각해보니 그게 추나요법과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경희대 한의대 재학 시절의 자생의학회 멤버들

Q. 회장님께서 추나요법을 탄생시킨 과정이 궁금합니다

A. 전국의 척추관절 만지는 사람을 찾아다니면서 자료를 모으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다 돌팔이였어요. 이론도, 대단한 술기도 없었죠. 작은 기술로 침소봉대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제대로 정립해보려고 자생의학회를 만들었어요. 

 초기 멤버 6명을 중심으로 해서 50여 명까지 회원수를 늘렸습니다. 또한 제대로 배우기 위해 해외의 학자들을 초청했어요. 미국의 카이로프랙틱, 정골의학(Osteopathic medicine), 일본 접골사들의 수기요법, 중국의 튜나 등을 전공하는 교수들을 다 초청해서 수기요법을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보니 각 요법들의 장점은 물론 단점들도 알게 되었죠. 예를 들어 카이로프랙틱의 경우, 팔머 대학(Palmer College of Chiropractic)에 있는 건스테드(Gonstead) 박사가 개발한 기법들은 서양인 체구에 맞는 기법이에요. 환자를 묶고 손으로 과격하게 교정하니까 “우두둑 우두둑” 소리를 내며 교정하는 건데, 그걸 그대로 환자에게 써보니까 다음날 환자가 더 아프다고 그랬죠. 그때 카이로프랙틱 기법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체형의 맞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여러 기법들을 모아서 리모델링, 리메이킹을 하자 다짐하고 한국형 추나를 다시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여러 전 세계의 기법들을 다 가져와서 미국식 카이로 프랙틱처럼 thrust를 가해서 교정하는 게 아니라 근육과 관절을 풀어주는 방향으로 발전시켰습니다. 근육을 신전하고 난 뒤, 관절의 가동성을 늘려서 thrust를 약간 가하여 교정하니까 부작용도 없고 치료도 잘되고 정말 좋은 거예요. 그렇게 여러 수기요법들을 집대성한 결과, 한국 추나요법이 탄생했습니다.


Q. 당시 추나요법에 대한 반응은 어땠나요?

A. 내가  <KBS 무엇이든 물어보세요>에 출연해서 추나요법에 대해 알렸죠. “요통, 디스크. 수술 없이 치료한다.” 하고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등에 나가서 실제로 디스크 치료하는 걸 보여주고 그랬어요. 93년도에는 조선일보에 “나쁜 자세 고쳐 질병 치료한다” “30회 받으면 좋아진다” 이런 내용의 신문기사도 투고했습니다.

 당시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여러분들 어머니들 보셔서 다 알 거예요 집에서 가서 물어봐요 ㅎㅎ. 환자가 6000명이 예약이 되었어요. 역삼동 한의원 건물이 꽉 찼고, 주변 음식점까지 인산인해였죠. 


Q. 반면 어려움 또한 있었을 것 같습니다.

A. 양방 쪽에서 공격도 많이 받았는데, 당시 90년대 초반엔 디스크는 무조건 수술하는 건데, KBS 같은 공중파에 나가서 수술 안 한다고 하니까 온 사방에서 날 공격했어요. 근거가 어딨냐고 묻고. 사기꾼이라고 하고. 공격도 많이 받고 고발도 당했습니다. 근데 그때 날 도와주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어요. 한의계에서도 잘 안 도와주고. 그때 내가 제일 힘들고 슬펐습니다.      

 또 추나의학회를 한의학회에 정식 학회로 등록할 때, 대학 교수들 중 반대를 하는 사람이 많았어요. 비면허자들이 사용하는 기법을 연구하느냐고 지적을 많이 했죠. 맨 처음엔 학회에서 받아주지 않았어요. 그래서 그다음 해에 어렵게 학회에 들어가게 되었죠. 

신준식 회장님이 출연하셨던 예전 방송 자료입니다.  


Q. 추나요법을 배우고 싶어 하는 한의사도 많았었다고 들었습니다.

A. 네 추나요법이 유명세를 타면서 한의사들도 앞다투어 배우고 싶어 했었죠. 그래서 95년도에 한국 추나학이란 책을 썼습니다. 그리고 표준화된 교육을 위해서 표준임상진료지침도 만들었죠. 그러다 보니 교육위원을 맡을 사람들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아카데미를 만들어  "한국 추나의 체계적 교육을 위한 교육위원" 52명을 길러냈어요. 추나 교육 중에 1번만 결석해도 제적을 시켰어요. 매우 엄하게 교육시켰지요. 

 여기 있는 7개의 비디오로 교육을 시켰습니다. (비디오를 보여주시면서) 이게 95년 당시 내 젊은 시절 모습이거든요? 어때요?  여러분들 몇 살 때죠?


대만드 팀원들 : 3살요! 2살요! 안 태어났어요!!


 하하 여러분들이 태어나기 전에 이 자료들을 만든 거죠. 그래서 지금 전국 한의대에서 가르치는 추나가 모두 똑같죠. 표준화가 된 겁니다. 

95년에  만든 추나요법 교육 비디오 자료입니다. 동안이십니다 ㅎㅎ

추나요법의 급여화를 이뤄내다.


Q. 추나요법을 국민건강보험에 진입시키겠다는 생각은 어떻게 하신 거예요?

A. 추나가 붐이 일면서 환자들도 많이 찾고, 한의사들도 앞다투어 배우길 원했죠. 그래서 추나를 대중화시키고, 나아가 건강보험에 들어가게 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그래야 환자들이 많이 찾고 추나학이 발전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4월 8일부터 드디어 추나요법이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습니다.


Q. 국민건강보험 적용을 추진하시면서 난관이 많으셨을 것 같습니다.

A. 우선 추나요법은 한의학계에서 학문적으로 인정하는 의료행위입니다. 하지만 외관상 유사한 카이로프락틱은 양방에서 학문적으로 인정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추나요법은 한방의료행위라는 유권해석을 만들어냈습니다. 한의사를 위해서였죠. 

 또한 추나요법의 근거자료를 많이 만들어야 했어요. 그래서 추나의학회 회장을 내 제자인 국립한의전 신병철 교수에게 물려줬습니다. 그러면서 추나에 대한 논문을 많이 쓸 것을 주문했어요. 논문으로 안전성 유효성을 입증하라고 했죠. 그 당시부터 8년간 신병철 회장이 정부에서 요구하는 안정성, 유효성, 경제성 평가 등을 충족하는 evidence를 만들었어요. 

 그리고 이번 건정심(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을 통과하는데 의협에서 계속 반대하고 훼방 놨어요. 안정성, 유효성 등을 이유로 삼았었죠. 그럴 때마다 자료를 다 만들어서 제출했습니다. 병원, 학회뿐 아니라 한의사협회 도움도 많이 받았죠. 

 그러면서 맨날 정부 관계자를 만나러 다녔어요. 정부하고 막 딜하는거야. “국민들이 이렇게 원하는데 보험 해줘야 할 거 아니냐?” 따지고, 자료도 많이 제출했고요. 정부의 요구를 모두 충족했고 조사 결과 국민들의 치료 만족도가 92프로를 넘었어요. 정부가 아무리 생각해도 안 해줄 수가 없었겠죠. 반대할 명분이 전혀 없었습니다. 

 정부에선 우선 시범사업부터 제안해서 65개 시범사업 기관을 설정해서 했습니다. 그 결과 추정 예산이 6천억이 나왔어요. 생각보다 많이 나왔었죠. 협상 끝에 횟수를 환자 1인당 연간 20회, 한의사 1인당 하루 18명을 치료하도록 제한을 두었습니다. 모든 일은 시작이 반입니다. 예산은 추후에 늘리면 되니까 우선 성문을 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성문이 한 번 열리면 작은 문들은 쉽게 열리겠죠? 

  꼭 말하고 싶은 건 절대로 나 혼자서 이뤄낸 게 아니라는 거예요. 대한한의사협회 최혁용 회장과 그 임원들,  척추신경추나학회의 신병철 회장과 학술부, 대한한방병원협회, 대한한의학회의 지원이 있었기에 건정심을 통과할 수 있었고 어떤 단체가 방해하더라도 다 이겨낸 거라고 생각해요.     


Q. 이번 추나요법 건강보험 진입의 의의는 무엇일까요?

A. 이번 추나요법 같이 행위 정의상대 가치 점수 평가 등의 절차를 거쳐 국민건강보험 급여화가 된 것은 사실 한의계에서는 처음입니다. 옛날에는 침술이나 구법 같은 것은 이런 건정심을 통과한 게 아니에요. 그냥 들어갔던 거거든요. 이번을 계기로 해서 다음에 첩약이나 다른 요법들도 건강보험의 보장을 받을 수 있는 여지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봅니다. 

 또한 이번 급여화로 예산 1200억을 확보한 것뿐 아니라 한의계도 보장성 강화에 발을 맞추었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추나요법이 밟은 트랙을 따라 모든 한의 치료들이 적절한 근거를 제시하면 건강보험에 들어갈 수 있다 생각합니다. 길을 열었다는 것에 큰 의의가 있는 거지요.      


Q. 앞으로 한의 술기들이 사보험의 적용도 받을 수 있을까요? 

A. 실손보험 진입을 목표로 지금 한의사협회와 한방병원협회에서 8년 동안 노력하고 있거든요. 한의사협회랑 공조하면서 작업 중인데, 90% 능선까지는 왔는데 10%의 깔딱 고개를 넘지 못하고 있어요. 손해보험협회와 협상하면서 그쪽에서 요청하는 자료를 다 줬어요. 그 결과 표준약관을 개정하기로 2018년도에 일단 한의사협회, 한방병원협회, 손해보험협회, 생명보험협회 합의서를 썼어요. 

 그런데 합의서를 써놓고 나서 그쪽에서 약속을 안 지켜요. 국회를 찾아 질의하고 금감원(금융감독원) 주재로 보험협회와 한의 단체가 계속 심도 있게 의논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결국 머지않아 실손 특약으로 단독 한방상품까지 나올 수 있다고 저는 믿어요.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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